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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편> 형(形)
"형(形)"이란 간단히
'형세(形勢)' 또는 '군형(軍形)'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것은 아군과 적군이 서로 대치하고 전력을 배치하는 형태를 말하며,
공격과 수비의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손자는
'형(形)'을 만들 때 '세(勢)'를 함께 만들어야 승리를 점칠 수 있다고 보았으므로,
"형(形)"은 다음에 나오는 "세(勢)"와 대비되는 개념이면서 또한 서로 보완관계를 이루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더 설명을 덧 붙이자면,
'형(形)'은 물리적인 측면이 강하고
'세(勢)'는 정신적인 측면이 더 부연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제대로 잘 된 '형(形)'을 가진 군대는 불패의 군대일 수 있다.
하지만 필승의 군대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군 또는 적군의 전력이 아무리 세상을 덮을 만큼 우세하다고 하더라도
상대방과 부딪쳤을 때 '세(勢)'가 변하면 승패는 알 수 없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이순신 장군이 1597년 정유재란 때
명량해전에서 13척의 전함으로 일본 수군 133척의 전함과 맞서 싸워
승리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당시 이순신 장군은 일본 왜선 133척 중 31척을 궤멸시키고 다시 해상권을 장악하셨다.
여기에 빗대어 말하자면,
왜군은 '승형(勝形)'이 '패세(敗勢)'로 뒤바뀐 것이다.
이처럼
'세(勢)'는 기본적으로 아군과 적군이 뒤엉켰을 때 혹은
대치(對置)하고 난 후에 드러나는 것이다.
굳이 하나 더 덧붙이자면,
'형(形)'은 외형 또는 유리한 고지, 승리할 수 있는 좋은 짜임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고,
'세(勢)'는 속내 또는 어떤 내재되어 있는 힘, 정신력, 굴기(崛起) 같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굴(崛); 우뚝 솟다.
*굴기(崛起); 산(山)이나 기세 등이 우뚝 솟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