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서 영덕쪽으로 가다보면 영덕군 지품면이 나옵니다. 그곳을 기준으로 안동쪽으로는 사과밭이 많고 영덕쪽으로는 복숭아밭이 길 양쪽으로 길게 펼처져 있어 장관을 이루는데, 올해는 날씨 탓에 꽃이 일찍 피어서 일부는 졌지만 아직도 볼만 합니다. 특히 길가에 가로수로 심어져 있는 복숭아 나무들, 키는 작아도 나이는 먹어서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가지마다 새빨간 겹복숭아꽃을 탐스럽게 매달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나도 모르게 디카의 셔터를 자꾸 눌러대게 되더군요. 산자락엔 하얀 산벚꽃들이 예쁘고, 마을 담장엔 늦게 핀 겹벚꽃이 어우러져 완전 꽃세상에 들어서 있는 기분이었답니다. 한번은 꼭 가 봐야할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강구항하면 영덕대게가 떠오르지요? 요즘도 대게는 한 철입니다. 항구에 들어서면 대게와 홍게를 파는 집들이 많기도 한데, 홍게 10마리 5만원이라는 입간판을 세워놓고 호객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호객용이고 한 마리를 먹어도 살이 실하고 맛이 있는 박달대게를 먹어야 한다는 조언을 하더군요. 값은 비싸지요. 작은 것 한마리에 5만원부터 큰 것은 10만원~15만원까지하고, 아주 큰 것은 한마리에 30만원 가는 것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소주 겻들여 두 명이 한 마리를 먹고 게 뚜껑에 밥 비벼 먹으면 딱이지요. 물론 많이 먹기로 하면 그 정도로는 안되겠지만. 어시장에 가서 직접 대게를 사서 2층 식당에 가서 찌는 수고비를 주고 먹는 방법도 있고, 식당을 겸하는 민박을 구해서 좀 싸게 먹고 숙소로 가서 잘 수도 있어요. 민박도 잘 구하면 새벽에 찬란하고 장엄한 일출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바닷가에는 등대도 있고, 갈매기도 많이 날아서 생동감이 있습니다. 그래도 조용한 항구랍니다.
강구항을 기점으로 아래로는 삼사해상공원과 남호해수욕장 등이 있고, 위쪽으로는 해맞이공원, 창포말등대와 풍력발전단지가 있으니까 간 김에 들러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더 멀리로는 호미곶이 있는 포항, 주왕산이 있는 청송, 안동, 회룡포가 있는 예천, 부석사가 있는 영주 등을 묶어서 여행을 하면 좋으리라고 생각 합니다.
봄엔 봄이어서 좋고, 여름엔 여름이어서 좋고, 가을엔 가을이어서 좋고, 겨을엔 겨울이어서 좋은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