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그날들2 펴내며
<진실>
‘전북 도가니’, 자림복지재단의 성폭력사건이 드러나다
인강원에 모인 사람들
교황님 꽃동네는 가지 마셨어야죠
형제복지원 사건 특별법 제정으로 진실을 밝히자
군대 내 인권보장을 위한 큰 걸음을 시작하다
‘내란음모’ 무죄!
끝나지 않은 국가폭력, 그 아물지 않는 상처
국정원 불법대선개입 제보자를 보호하다
한국 LGBTI 속살을 드러내다
동성애 혐오세력 최이우, 국가인권위원에서 내려와!
유엔에서도 거짓말하는 국가인권위원회
밀양, 철거된 인권 : 짐승의 시간을 통과하다
고립된 청도 삼평리, 폭력은 노골적이고 비열하게
영양댐 반대 주민,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무죄평결에도 유죄 받아
수면 위로 드러난 노예의 삶, 농축산업 이주노동자의 현실
포천 아프리카 예술 박물관 전통예술공연단 및 조각가
노예노동 고발의 날
2014 전국 학생인권실태조사 발표: 학생인권침해 ‘우수’ 지역 시상식
청소년들이 쓴,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장애인도 고속버스 타고 싶다
현대자동차가 진짜 사장이라고 몇 번 말해
고용형태 공시제 시행, 우리 회사엔 비정규직 없다?
안정된 시간제 일자리란 없다
의료민영화 반대! 간절한 외침들이 모이다
사이버사찰에서 사이버망명으로
쌍용차 노동자의 끝나지 않은 싸움, 사람인 까닭이다
<안전>
삼성과 싸운 7년,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자
23년 6개월의 짧은 삶, 故 송국현을 기억해주세요
이윤보다 인간의 존엄과 안전이 우선: 요양병원 화재사건
송파 세 모녀, ‘죄송합니다’ 유언 남기고 가난에 밀려 죽음으로
활동지원제도 사각지대 피해자, 故 오지석
더 은밀하게, 더 잔혹하게:
‘십대 밑바닥노동의 변화하는 오늘’ 실태보고대회 개최
아동학대범죄처벌법의 시행과, 사라지지 않는 체벌 사건들
경비노동자 이만수 씨의 죽음이 말하고 있는 것
누구도 이렇게 죽어서는 안 된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죽음
케이블방송통신 노동자, 고공을 선택하다
주민등록번호 바꾸자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반격의 시작
대구 퀴어문화축제, 혐오와 차별을 넘기 위하여
집단적 혐오폭력의 맨얼굴을 마주하다
인권이 정말 무서워진 날
<연대>
마을은 지켜져야 합니다: 강정마을 해군 관사 건설을 막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침공을 규탄하는 연대의 물결
팔레스타인과 한국, 국경 넘은 직접행동
캄보디아,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인상 요구에 ‘유혈진압’
정부의 총공세로도 막을 수 없었던 '안녕하지 못한' 시민들과 함께
이어간 최장기 철도파업
정리해고의 요건이 무력화된 날: 콜트콜텍 대법원 판결
스타케미칼 해고자 복직투쟁위원회 차광호의 굴뚝농성
함께 살아가기 위해 기억해야 할 이름, 코오롱
기륭, 연대의 약속
르노삼성 성희롱 사건 해결을 위한 연대의 날들
‘성소수자에게 인권은 목숨이다’라는 구호가 살아 숨 쉬던 날
전교조 세월호 참사 시국선언, 또다시 정치적 편향성 논란 속으로
학교 창업동아리의 반생명 , 반인권적 교육
광화문에서 보낸 365×2: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요구 농성
우리는 국립요양병원을 요구한다
기초생활보장법 개정, 가난한 이들의 권리 후퇴
상가세입자의 권리 찾기 ‘분더바’
레아, 용산의 작은 희망으로 부활하다
헌법재판소, 니네가 검찰청이냐: DNA 채취 합헌 결정
국가보안법 철폐 양심수 석방! 민가협 1000회 목요집회
정당해산 반대한다
혹시, 경찰서에서 연락오지 않았던가요?
‘자정’이 지나면 시위도 못하나요
첫번째 인권연극제
프로젝트 그날들 2_펴내며
2014, ‘세월호’ 그리고 인권의 ‘그날들’
‘프로젝트 그날들’ 두 번째를 펴낸다. 끊임없이 터지는 인권 사안들, 쉼 없이 일궈가는 인권 활동들을 빠짐없이 기억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그날’들을 기억하기란 더욱 어렵다. 그런데 2014년에는 누구도 잊을 수 없는 ‘그날’이 생겨버렸다. 4월 16일. 올해의 ‘프로젝트 그날들’이 굳이 날짜를 꼽아보지 않기로 한 까닭이다.
2014년 4월 16일,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해상에서 승객 476명을 태운 (것으로 알려진) 청해진해운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 오전 8시 52분경 한 학생이 “살려주세요.”라며 침몰신고와 구조요청을 했으나, 천천히 기울어가는 배에서 대부분의 승객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 방송만 들어야 했다. 구조를 위해 도착한 해경 역시 퇴선 안내를 하지 않았고, 탈출한 172명을 제외한 304명의 승객이 배와 함께 물에 잠겼다.
온 나라를 슬픔과 분노에 빠뜨린 것은 사고의 규모보다는 사건의 성격이었다. 살려달라는 절박한 외침을 묵살한 채 이들의 죽음을 방관한 정부,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었던 기업과 정부의 구조적 결탁, 진실을 왜곡하는 언론의 보도 내용과 태도, 온·오프라인 공간으로 모욕과 혐오를 끌어내는 사회의 풍경……. 사라진 304개의 세계를 기억하려 할수록 잔혹한 현실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사람들은 함께 추모했고, 진실과 안전을 외치며 연대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규모와 충격만으로 기억하고 흘려버린다면,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가 다시 찾아들 것이다. 그래서 세월호 참사 곳곳에 겹쳐지는 수많은 인권의 이야기들을 기억하자는 약속이 더욱 소중한 때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는 죽음들, 죽음을 맞고 나서야 죽어가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는 삶들, 그 자리에서 크고 작은 세월호 참사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우리는 목격했다.
‘2014년 프로젝트 그날들’은 “진실, 안전, 연대”라는 세 가지의 화두를 정해 인권의 기록들을 연결시켜보기로 했다. 저마다의 맥락이 있는 인권 문제를 하나의 화두로 시작하여 연결시키는 작업은 섣부른 것일지도 모른다. 함께 기억해야 할 이야기들을 보내준 여러 단체들은 곤혹스럽기도 했을 것이다. 역시나, ‘연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미 모든 이야기들은 연결돼있어 어느 것 하나를 고르는 것이 어려웠다’고들 했다. 여러 인권 사안들이 가진 각각의 맥락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권 사안은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는 힘과 체계적으로 훼손하는 힘 사이의 투쟁으로부터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진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의 문제다. 인권침해에 따라붙는 권력의 변명을 떼어내고 사건을 재구성하여 과제를 밝히고 책임을 바로 묻는 과정이다. 안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것인가’의 문제다. 평화롭고 온전한 삶을 해치며 우리를 위험으로 몰아넣는 힘이 무엇인지 지목하는 과정이다. 위험을 전가당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위험을 확산시키는 권력을 해산하는 과정이다. 연대는 이 시간들을 ‘누구와 함께 만들어갈 것인가’의 문제다. 혐오와 차별이 ‘우리’를 흩어놓으려고 할 때, 그날들을 기억하는 ‘우리’가 더욱 널리 조직되어야 한다. 진실과 안전, 연대는 조금씩 다른 듯도 하지만 하나의 제안이기도 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온 나라를 에워싼 슬픔과 분노의 기운에는 참사의 어딘가에 우리가 연루되어 있다는 무거움이 깃들어 있었다. ‘2014년 프로젝트 그날들’에 담긴 기록들 역시 가벼운 마음으로 넘기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멈추지 않고 인권의 기록들을 만들어가는 ‘우리’를 함께 기억할 때, 무거움은 우리를 짓누르는 무게가 아니라 세상을 반역하는 저항의 무게가 되리라 믿는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록은 본문에 굳이 담지 않았다. 혹시라도 다시 짚어보고 싶은 분이 있다면, 진보네트워크센터가 만든 “세월호는 왜” (http://taogi.net/special/sewolho/background/)라는 타임라인을 살펴보아도 좋겠다. 그리고 직접 이 책에 담긴 기록들을 연결시키며 살펴봐도 좋겠다.
세계인권선언 제정을 기념하는 12월 10일,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 인권선언’이 제안되었다. 세월호 참사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약속을 되새기며, 달라지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자는 제안이다. 그날들의 기록에 알게 모르게 단단히 연결되어 있는 우리의 권리들이 4.16 인권선언에 담기게 되지 않을까.
2015년, 다시 인권의 역사를 뚜벅뚜벅 걸어가는 길에서 반갑게 만날 ‘우리’를 기억하자.
2014년 12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