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행복해야 할 그 순간.. 서로가 서로를 원하고.. 마침내 사랑하게 될 것 같은 그 순간에.. 대식은 석원에게 묻는다..
'나 너 사랑해도 되니..'
'너를 처음 본 그 순간부터 너를 사랑했어..'
사랑하는 방식은..
사랑이 사람을 울리는 방식은...
그것이 동성간이든 이성간이든 다를 바가 없는 거 같다..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그래서 끊임없이 누군가를 욕망하지만..
결코 진실한 사랑 같은 건 할 수 없다고 얘기했던 대식..
동성애를 철저하게 부정하는 석원에게 갖은 모욕을 당하면서도..
순간적인 욕망을 쫓다가 치명적인 실패를 맛보고..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고립되어버린..
그래서 몇 번씩이나 자살을 기도해야만 했던 석원..
그런 그가 안쓰러워서.. 그 아픔까지도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싶어하는 대식..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알고..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평범했던 삶을 버리고 부유하는 삶을 선택했지만.. 그런 자신 때문에 아이답지 않게 훌쩍 커버린 자신의 아들을 보고 절규하는 대식..
나.. 이 영화를 보면서 한 번도 웃지 않은 거 같다..
초반부 군더더기처럼 끼어든 자극적인 몇 개의 장면들 때문에..
토할 것 같은 기분을 참을 수 없었지만...
영화가 끝을 향해 갈수록.. 그들의 사랑이 조금씩 커갈수록...
이 영화가 참 좋아졌다..
과장하지 않고 솔직하게... 그러면서도 인간적으로 그려진 장면 장면들에.. 그리고 그들이 마지막으로 사랑을 나누던.. 소금창고 신은..
아마 오랜동안 잊혀지지 않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