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마음 뿐 / 법상 스님
오직 마음뿐이다.
세계는 내 마음의 의식일 뿐이다.
온 우주는 내 마음에서 드러난 것일 뿐이다.
이 마음을 떠나 바깥에 그 무엇도
실체적으로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세상에 특정한 대상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 또한,
그런 좋고 싫은 것이 실체적으로 있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렇게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바깥 대상에는 좋고 싫은 것이 없다.
내 의식이 바깥의 대상을 분별하여 좋고 싫다고,
중요하고 하찮다고 분별했을 뿐이다.
세상의 좋고 나쁜 것들,
중요하고 중요치 않은 것들,
내가 반드시 해야 하고 안 해도 되는 것들,
갖고 싶거나 갖기 싫은 것들,
그 모두는 바깥 세계의 일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만든 일일 뿐이다.
한 평생 어떤 것을 갖고 싶어서 애쓰고 노력했을지라도,
그것은 내 바깥의 대상을 갖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그렇게 투사했을 뿐이다.
돈을 그토록 평생 추구했지만,
문득 내 마음에서 더 이상 돈을 바라지 않을 수도 있다.
바깥 대상에 대한 집착과 거부는
사실 바깥의 대상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그렇게 만든 것일 뿐이다.
바깥 대상에는 고정된 좋고 싫은 것도 없고,
집착할 것도 거부할 것도 없다.
의미가 없다.
공하다. 허망하다.
내 마음이 분별하여 좋고 나쁜 것도 만들고,
취하고 버려야 할 일을 만든 뒤,
그것을 취사 간택하느라 바쁘고 힘들었을 뿐이다.
무엇 때문에 그토록 힘들고 바빴는가?
바깥의 무언가를 갖고 싶어서,
혹은 버리고 싶어서 했던 모든 일들이
문득 허망해진다.
이 모든 것이
나와 세계가 실재해서 생긴 일이 아니었다.
좋고 싫은 것이 진짜 있어서
내가 좋아하고 싫어한 것이 아니었다.
출처: 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