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가 사이버쉐이프 클리퍼 사용기
스웨덴의 탁구 명가 스티가에서 카본과 우드에 이어 사이버쉐이프 시리즈로 출시한 클리퍼와 올라운드클래식 중 클리퍼를 구입하여 사용해봤습니다.
내돈내산.
사이버쉐이프 클리퍼를 구입한 동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역시 사이버쉐이프의 형상에서 전통 명품 클리퍼의 타구감과 성능이 어떤 식으로 다르게 구사될 지 궁금해서이고,
또 하나는 요즘 나오는 기본 형상의 새 버전 클리퍼 시리즈가 다 옛 버전보다 얇아진 6.1mm라 한 면에 숏핌플을 사용하는 입장에서 가능한 두꺼운 클리퍼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데 사이버쉐이프 버전은 일반버전보다 더 두껍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얇아진 새 버전을 구입했다가 영 옛 그 맛이 아니어서 바로 처분한 기억이 있습니다.
두께가 얇아져서 거의 코르벨 수준으로 반발력이 떨어졌더군요.
강한 평면러버를 양면에 조합하여 양핸드 탑스핀용으로 쓰기엔 딱 좋겠습니다.
옛 버전은 6.8mm, 또는 그 이상이었죠.
지금도 구입할 수 있는 40주년 기념 버전은 6.8mm입니다.
사이버쉐이프 클리퍼의 두께는 일반버전보다 두꺼운 6.5mm라고 밝혀져 있고 제가 구입한 애는 버니어캘리퍼스로 측정하니 다행히 조금 더 두꺼운 6.6mm입니다.
두께와 형상 덕에 요즘의 일반 버전보다 힘이 훨씬 좋겠네요.
그립은 마스터로.
오랜 기간 ST그립을 썼었는데 요즘 들어 FL그립의 장점을 몇 가지 느끼게 되면서 제 블레이드들을 다 FL그립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그동안 워낙 많은 블레이드들을 써봤기 때문에 사실 어떤 그립에도 바로 적응하기에 그립을 크게 가리지 않긴 합니다.^^
그래도 레전드그립을 기억하는 향수는 아직 진하게 남아있습니다.
도대체 스티가는 그 아름다운 레전드그립을 왜 단종시킨 것인지!
사이버쉐이프 클리퍼는 가벼운 개체가 많습니다.
국내에 입고된 애들이 79~85g 사이 정도가 대부분이라고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요즘 많은 선수와 탁구인들이 고경도의 무거운 하이텐션러버, 중국러버, 약점착 하이브리드러버 등을 선호하여 사용하는 추세라 그런지 여러 브랜드에서 기존모덜이든 신모델이든 꽤 가벼운 블레이드들을 다량 내놓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구입한 애는 81.4g입니다.
스티가 제품의 사용 전 필수 코스인 표면 코팅과 사이드 강화를 꼼꼼히 해주고 나니 82g이 됩니다.
역시나 얘도 스티가다운 마무리였어서^^ 구석구석 깔끔하게 부드럽게 갈아 다듬는 작업도 필요했습니다.
윙 모서리는 그냥 쓰다간 손 베일 듯.
주력 러버를 그대로 조합합니다.
물론 형상이 다르므로 새 러버들 구입해서요.
전면에는 킬러프로 1.8, 후면에는 파스탁C-1 특후(2.0).
늘 쓰는 러버들을 조합해야 블레이드만의 고유 특성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무게가 많이 나가지는 않습니다.
일반 형상의 블레이드에 조합할 때보다 몇 그람 더 되는 정도.
역시 헤드 쪽에 무게감이 좀 더 느껴집니다.
사이버쉐이프는 그립 속 비우는 WRB 시스템을 적용할 수는 없겠습니다.
이미 형상만으로도 충분히 헤드 헤비 스타일이니까요.
(추가: 전면에 킬러프로 1.8을 붙였을 때 총 무게는 167g이었습니다.
시타 후 전면을 좀 다르게, 편하고 스피디하게 업그레이드해보고자 킬러익스트림 1.8로 교체했더니 총 무게가 161g으로 줄었습니다.
역시 익스트림이 가볍네요.
무게도 그렇고 익스트림의 특성 상 포핸드에 쓰기에는 프로보다 훨씬 편할 것 같긴 한데.. 다음주에 써보고 특이사항이 느껴지면 댓글로라도 추가하겠습니다. 별다른 얘기 더 없으면 익스트림이 나아서 이대로 쭉 쓰겠다는 뜻이겠죠.^^ 딱히 나은 면이 보이지 않는다면 킬러프로로 돌아갈지 다른 걸 또 붙여볼지 아직은 모르겠네요. 이젠 웬만하면 포핸드 주력 러버는 킬러 시리즈 내에서 머물까 하기에 다른 종류의 숏으로는 더 바꾸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만..
혹시 킬러프로에보는 호기심에 사용해 볼 수도 있습니다.)
기본 랠리에서는 크게 잘 나가지도, 안 나가지도 않습니다.
현재 주력인 SK카본보다 살짝 덜 뻗는 느낌에 대략 스피드수치 93내외로 예상합니다. 코르벨보다 높고 이너포스레이어ZLC보다 낮은 정도.
전진에서 숏핌플 쓰기에 딱 좋은 수준입니다.
타구감은 둥둥.. 텅텅.
낮고 둔중한 울림이 손에 전달되면서 참 오랜만에 다시 느끼는 클리퍼의 베이스 공명이 정겹습니다.
맞다, 이 느낌이었지, 클리퍼.
헤드가 큰 탓인지 울림도 상당하네요.
얼마나 제대로 맞았는지 바로 피드백해주는 이 울림과 손맛 때문에 아직도 순수합판을 고수하는 마니아층이 건재한 거겠죠.
임팩트를 강하게 줄 땐 무게가 실리면서 묵직하고 파워풀한 구위가 나옵니다.
역시 이 묵직한 구위가 클리퍼의 최대 장점이지요.
종속 또한 좋습니다.
가볍게 건드리거나 대면 짧게 떨어집니다.
수동적 블럭에서의 안정성이 향상되나 카본 블레이드 쓰던 습관으로 초반에는 네트에 걸리는 공이 종종 나왔습니다.
금방 적응할 수 있는 부분이고.
탑스핀을 걸 때는 헤드 형상의 잇점에 순수합판다운 묻힘과 끌림이 더해져 강한 회전 구사에 매우 유리합니다.
SK카본 대비 꽤나 더 많은 회전량이 나옵니다.
대신 풋웍이 좀 덜 되거나 높거나 불안정한 자세 등으로 인해 스윗스팟 중앙에 깊이 묻히지 못한 공은 덜 뻗고 비실대거나 스윙에 비해 회전이 덜 걸려 날리는 순수합판 특유의 모습도 고스란히 나옵니다.
헤이, 주인! 정신차리고 제대로 좀 쳐봐! 하는 클리퍼.
순수합판은 임팩트에 좀 더 신경써야죠.
컨디션 떨어져서 풋웍 안 되는 날엔 SK카본 스페어로 갖고 다니다 쓰든가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역시 가장 기분좋았던 거.
포핸드의 숏핌플에서 확실히 SK카본이나 기타 다른 여러 종류의 특수소재 블레이드들보다 더 편히 잡아주고 더 잘 뻗어줍니다.
숏핌플은 클리퍼나 P700 같은 칠겹합판이 최고다 라고들 하는데 괜한 말이 아니라는 걸 새삼 확인합니다.
예전에도 클리퍼에 숏핌플 종종 써봤지만 그 때는 백핸드에 여러 핌플들을 재미로 조합해 쓸 때였어서 지금처럼 제대로 느낀 적은 없었는데 포핸드에 킬러프로 한 가지 숏을 3년 넘게 쓰고 있는 지금 다시 잡은 클리퍼의 숏은 감회가 다르네요.
숏핌플과의 조화가 너무나 좋습니다.
여러 가지 기술들과 게임 전술들에서 그동안 써오던 SK카본과 큰 차이는 없어서 전혀 무리없이 바로 적응해 즐탁했습니다.
역시 SK카본이 얇은 카본 블레이드지만 SK7클래식을 기반으로 칠겹합판의 성격을 간직한 아이라 이질감이 덜한 듯합니다.
얼마전에 옛 손맛이 그리워 다시 써본 P500은 커지고 무거워진 ABS공이 버거워 그런지 상당히 더 까칠한 면모를 보였었는데 말이죠.
클리퍼 정도 되면 지금 공도 충분히 잘 견뎌주네요.
당분간 얘랑 더 놀아야겠습니다.
오랜만에 손이 덩덩 울리는 즐거운 손맛을 느끼니 좋습니다.
공룡
첫댓글 소중한 사용기 잘읽었습니다.
6.6mm 두께인데 81g이 나오다니…좋네요^^
네. 더 가벼운 애도 있었지만 적당히 계산해서 82g 짜리로 샀어요.
무게 참 좋습니다.
얼큰이에 뚱뚱이가 가볍네요^^
그러게요.
스티가에서 무슨 조치를 취했는지
근래 입고된 사이버쉐이프카본들도 무척 가볍더라구요.
초기엔 꽤 무거운 개체들이 많았는데 이젠 70그람대도 꽤 많아요.
가벼운무게에 파워도 있군요^^
무게 가볍지만 헤드 형상과 면적, 두께 덕분에 파워는 충분하고도 남더군요.^^
@공룡 p700구하기도 힘든데... 좋은제품 나온거 같아요^^
@슈미아빠 jw P700은 지금도 리베로스포츠에서 살 수 있는데 걔도 두께가 6.1mm라 얘로 산 거예요.
기왕이면 두꺼운 애가 힘이 잘 나오니까.
그리고 얘는 형상이 아예 다르니까
P700의 대항마는 역시 요즘 버전의 일반 클리퍼시리즈겠죠.
두께도 같고.
81g~~~~
79g까지도 있었는데 제가 82~3g그람을 주문했지요.
저는 82 그램짜리를 잠깐 써봤습니다. 울림이 저음이라 그런지 제가 가진 개체가 그랬는지 별로 울림이 느껴지지 않았었네요. 합판은 주로 5겹이나 5겹같은 7겹을 써와서 저에게는 감각이 질 맞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야기하신 것처럼 강하게 임팩트하면 파워는 충분한것 같았습니다.
조합한 러버에서 차이가 생겼을 확률이 큽니다.
저는 한 쪽에 숏핌플, 다른 쪽에 45도 짜리 미디엄스펀지 러버를 쓰기에 울림이 더 강하게 생길 수밖에 없는 조합이죠.
얘도 단단한 스펀지의 평면러버를 양면에 붙이면 울림이 많이 줄고 탄탄해질 겁니다.
@공룡 그렇군요. 앞에는 50도짜리 뒤에는 47.5도짜리를 붙여서 그랬나보네요. 지금은 당분간 장식용입니다. ㅋㅋ
전면에 킬러익스트림을 조합해 썼더니 탑스핀도 잘 되고 공격 컨트롤도 역시 킬러프로보다 좋았으나 무게가 가벼워 포와 백 공히 파워가 덜 나오고 부드러운 스펀지 때문에 울림도 가벼워져 다시 킬러프로로 돌아갑니다.
익스트림은 무거운 개체에 쓰든지 뒷면에 하드스펀지 러버를 조합해야 더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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