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25 화 맑음 집안 정리 마음 정리 해도 해도 끝없이 반복되는 정리의 연속으로 이어지는 하루를 맞고 또 보낸다.
버려도 버릴것이 나오고 아이들 마음을 알아주려고 애쓴 만큼 아이들 눈높이에서 알지 못한 것들이 더 많고 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보호해주지 못한 일이며 내가 선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힘겨워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 아이들 따뜻하게 한번 안아 준 기억도 없고 지난날을 후회하면서 눈물이 말라버리도록 울고 울었건만 눈물의 샘은 마르지 않고
이세상 모든 것에 끝이 있다고는 하지만 글로 남겨진 것은 영원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세월에 빚바래 누렇게 물들었다고 해도 순간 순간 그날이 되살아나 젊은 날을 되돌려주기도 하는 오래도록 책장에 꽂혀 있는 연습장
펼쳐보니 반 정도 남아서 버리기에는 안깝다는 생각이 들어 챙겨 가방에 넣고 도서관으로 왔다. 아무 생각없이 중간쯤 펼쳐 놓고 머리에는 공부보다 집에 가서 무엇을 해야하는데 마음은 콩밭에 있다.
학생때는 기초가 없어서인지 아니다 머리가 좋치 않았어 공부를 못했고 빝으로 들로 노는데만 신나 한 것 같은 내가 이 남은 연습장을 언제 다 쓰냐고 넘기다가 맨 마지막 장에 파란볼펜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2012. 02.05 ~ 고등학교 2학년인 왈가닥 민희가 대학을 고민하고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친구들이 좋아서 학교가는 것이 너무 좋다며 고등학교를 다시 한번 더 다닐 수 있었음 좋겠다고 한 민희
연습장에 쓰여진 자기소개서 풀 수 없는 수학 공식 일차방정식 모르는 영어 단어들 연습장 한페이지에 쓰여진 방향이 왜 다르지 하고 돌려서 보니 글을 쓸때 스프링이 손에 닿지 않는 쪽이었다. 연필 잡는 법이 남달라서 가운데 손가락이 휘어져버린 것을 보고 바로 못한다고 한 잔소리가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대학이란 관문 앞에서 아픈 것이 청춘이라고 하나 혼자 감당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연습장에 쓰여진 글을 읽으면서 그날의 민희와 마주 한듯 내 보여줄 수 없는 아린 가슴 한쪽 책상 위에 울음없이 떨어지는 눈물
몰라서 아니 용기가 없어서 지금의 여기에 머물고 있는지도 모른다. 열여덟 청춘의 기록에 예순넷 오늘을 기록 한다
누구나 최선을 다한 삶을 살다간다. 내삶이 최선이었다고 한 들 나로 인해서 힘든삶을 살아야하는 그 누군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라면서 오늘 하루가 마지막 날처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