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E가 높은 기업들 중에 PER이 낮은 경우에 투자했을 경우, 그렇지
않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보다 평균적으로 높은 수익율을 가져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PBR 하나만으로는 그 기업이 저평가되어 있는지 고평가되어 있는지
단언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보자.
PBR이 1인 A와 B라는 회사가 있다.
각각
PBR=1, ROE=20%, PER=5
PBR=1, ROE=10%, PER=10
똑같은 PBR 1인 회사이지만 자세히 내용을 들여다보면 ROE가 높은 쪽이 상대적으로
더 저평가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역으로 말하자면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 받는 기업들은 대개 ROE가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똑같은 1,000억원의 자본으로 100억의 리턴을 만들어내는 회사와
50억의 리턴을 만들어내는 회사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다를 수밖에 없다. 더 높은
수익을 만들어내는 회사에 높은 가격을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똑같은 자산, 똑같은 가격이라면 당연히 ROE가 높은 쪽을 선택해야한다.
ROE가 높고, PER이 낮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결국 PBR이 낮으면서 ROE는 높은
기업을 찾는 것과 같은 것이다.
PBR이 1을 훨씬 상회하면서도 ROE가 높은 기업들은 찾아보면 꽤 있다.
대부분 토지나 건물, 기계장치 등의 고정자산이나 채권, 재고 등 운전자본 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고부가가치 서비스/기술 기업들이다.
여행업 1위인 하나투어나, 온라인 교육의 메가스터디, 국내 보안경비 시장 1위인
에스원(세콤), 비상장이지만 요즘 한창 광고를 하고 있는 해충방지 서비스업체
세스코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기업들의 대차대조표를 보면 채권이나 재고가 거의 없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고정자산도 거의 없는 편이다. 따라서 PBR=1보다 작은 기업에 포커스를 두면 이런
기업들은 처음부터 검토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과연 이런 기업들이 자산 가치보다 고평가되어 있을까?
그렇게 생각한다면 큰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기업은 회계 장부상 기재되는 자산 말고도 중요한 자산이 두 가지나 더 있다.
하나는 사람이고, 또 다른 하나는 브랜드 가치이다.
그 회사의 유능한 CEO와 직원들의 가치는 어떠한 재무제표상의 숫자로도 측정이
불가하다. 다만 과거의 실적을 보고, 1인당 매출액과 순이익, 부가가치율 등으로
간접적으로 추론이 가능할 뿐이다.
브랜드 가치 또한 측정이 매우 어려운 자산이다. 소비자들의 마음 속에 각인된
것으로 잠재적 경쟁자에겐 강력한 진입장벽이 되기도 한다. 브랜드 가치를 구축
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광고비 집행과 다년간의 시간과 제품/서비스 개발,
애프터서비스 등 해야할 일이 많다. 하루 아침에 구축되는 것이 아닐 뿐더러,
업종에 따라서는 수십년 간 쌓아온 소비자 신뢰가 하루아침에 무너지기도 하므로
이 무형자산은 비교적 깨지기 쉬운(fragile) 속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람과 브랜드 가치. 이 두가지는 PBR 계수로 측정되지 않는 큰 자산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단순히 PBR이 1보다 작은 기업들에만 관심을 갖는다면 대동강물을 길어
팔았던 봉이 김선달식의 땅짚고 헤엄치는 비즈니스를 놓치고서 후회할 일이 비일
비재할 것이다.
많은 자산을 투입하였으나, 그 투입한 자산의 장부가치보다도 못한
평가를 받는 소위 자산주들이 저평가를 받는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주주들에게 위탁받은 자본으로 기대수익율에 못미치는 리턴(낮은 ROE)을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고, 사업 자체가 사양산업에 속해 있어서 성장성이 낮거나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보이지 않는 경우, 그리고 대주주 지분율이 지나치게 높아
적대적 M&A가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 등이다.
만일 PBR이 1보다 작은데, ROE가 높고 주주가치가 상승하고 있으며, 대주주가
소액주주에 대한 배려를 할 줄 아는 기업이라면 과감히 투자해도 괜찮다.
그러나, 그런 기업을 찾아내기란 그리 쉽지 않다.
만일 그러한 기업을 찾았다면 일생 일대의 기회가 온 것이라 생각하고
과감히 투자해야한다. 그런 기회는 자주 오지 않기 때문이다.
첫댓글 너무도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요즘 고민하던 부분이었습니다. 백만장자님의 글을 읽으면 뭔가 가슴이 뿌듯해지는 걸 느낍니다..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 기업을 볼수있는 내공을 키우기 위해 얼마나 걸릴까요? 전 아직도 숫자도 다 못 깨우쳤으니..원...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투자는 예술이다 라는 말이 다시 한번 생각 나는군요. ^^
회사의 성장과 전망이 마음에 들었지만 PBR이 너무 커서 포기한 회사가 세콤인데... 제가 판단을 잘못했다고 생각이 드네요. 결국 회사가 성장을 하고 발전을 하면 PBR이 조금씩 줄어들지 않을까요??
크..정말 좋은 글입니다..저 역시 고민하던 부분이었는데..말끔히 고민거리를 제거해주셨습니다..정말 감사합니다..백만장자님..꾸벅~!
몇몇 업종이나 종목빼고는 이제는 현재가치로 봤을때 싼기업이 눈에 잘 들어오지않습니다.시간이 가면 갈수록 질적분석과 성장성이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매김을 할것이라고 생각하며 저 또한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ㅎㅎ 그런기업 3개 찾았네요..
만일 그러한 기업을 찾았다면 일생 일대의 기회가 온 것....예전에는 일정한 주기를 띠고 기회가 자주 온듯 했으나 갈수록 그런 기회가 줄어들것 같습니다.백만장자님의 글은 복잡했던 저의 머리를 아주 상쾌하게 만들어주네요.^^
백만장자님 외부필자로 활동해서 더 많은 이들에게 친화적인 감동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지 못한다면 우리카페 회원분들은 복 받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역시 백만장자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내용에서 깊이가 느껴지고, 차분히 정돈된 느낌을 갖게되어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PBR이 낮은 기업은 자산가치가 높고 우량한 기업이지만, 약점이 있죠, 바로 수익성(ROE)이 나빠지면 계속 자산을 까먹는다는 것이죠. 게다가 인플레이션상황이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이자율이 높아져서 제품생산 수익을 많이 내는 회사에 비해 훨씬 더 불리해지죠
수출로 달러가 늘어나, 웬만한 기업에는 돈이 쌓여있고, 부동산 투자도 어려우니, 자금이 많아졌지만 투자처를 못찾아서 돈이 넘쳐나, 물가가 오르기 쉽고, 이자율 슬슬 오르는 분위기라서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이 시작되고 있으니
자산(PBR)이 우량한 기업보다는 상품을 판매해서 얻는 자기자본 수익(ROE)을 많이 내어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