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한 지도 벌써 3년이 다 되어 갑니다.
처음 기대와 다르게 힘들고 어려운 시간도 있었지만
이제는 조금씩 시골사람이 되어가는 제 자신을 바라보게 됩니다.
제 아내는 농지원부에 농민으로 등재되고, 농협에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을 뿐 아니라
여러 부녀회와 의용소방대 및 마을도서관 활동을 통해 저보다 더 성공적인 정착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농산물품질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해서
주위의 많은 축하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저보다는 시골생활이 조금은 덜 행복(?)한가 봅니다.
제가 봐도 아파트보다는 손이 가는 일이 많아서 힘이 들거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몸속에 내재된 경작본능이 있어서인지 주변에서 채취한 산야초로
효소나 담금주를 틈틈히 만들어서 제 입을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강진에 있는 늦봄문익환학교를 다니다 중도에 그만 두고 홈스쿨링을 하던
큰아이는 지금은 검정고시를 마치고 장흥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고,
둘째는 유치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장흥중학교 1학년에 재학중입니다.
도시적 삶이 더 좋다는 두 아이에게 산골에서 읍내로 통학할 수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색다른 삶의 활력소로 작용하는지 학교생활을 재미있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심 안도를 하게 됩니다.
큰애는 학교에서의 수동적 학습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는
저의 교육관에 따라 유일하게 야간자율학습을 하지 않는 학생이 되었구요.
그래도 친구들과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싶다는 아이의 희망에 따라 정규수업 후에
오후 6시에 끝나는 보충수업을 마치고 저와 함께 집으로 귀가합니다.
둘째는 수업을 마치면 공식적으로는 공공도서관에서 독서 등을 하다가 함께 귀가하는 데요.
실제로는 친구들과 피씨방도 가끔씩 둘러보는 것 같습니다.
토요일 오전에는 광주에 나가서 클래식기타 강습을 받고,
주중에는 학교 정규수업 후에 엄마와 함께 테니스레슨을 받는 것으로
과외수업을 대신하고 하고 있습니다.(현재는 테니스 구장 보수관계로 잠시 쉬고 있네요.)
부족한 공부는 EBS 인터넷 강의를 통해 보충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족들의 일상에 또다른 변화를 준 웰빙닭장을 작년 겨울부터 시작해서 올 봄에
완성하였습니다. 손재주가 없어서 머릿속으로 구상한 대로는 완성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행복한(?) 미소를 띠고 노니는 닭들을 바라보면서 저도 행복감에 젖어봅니다.
제 귀촌생활 3년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잘한 선택이었다는 결론입니다.
귀촌(시골살이)은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블루오션입니다.
여러분들도 꼬~~옥 한번 시도해 보세요.
아래에 제 보금자리의 최근 사진 몇장 올려보겠습니다.
꾸벅....
첫댓글 형님.
잘지내시죠?
허락도 없이 이야기 하나 남겨봅니다.
꾸벅...
아이고 동생,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이런 경험담까지 올려 주시니 공감하는 부분이 넘 많네요. 한번쯤 집에 가보고 싶다는 충동을 여러번 느꼈으나, 그냥 돌아오곤 했네. 자주 올려 주셔서 침체된 저희 카페에 활경을 넣어주세요.
동생의 건전한 사고와 행동에 경의를 표합니다.
32개의 구멍을 파기가 보통 힘든일이 아닌데.....눈물에 젖은 빵을 먹지 않았으면 인생을 논하지 말라고 했던가??힘들 작업 할때 말씀해 주시면 도와드리죠. 백지장도 맏들면 낫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