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 1 = 0, 100 + 1 = 200’의 마법
“1%의 모자람 때문에 아무것도 아닌 ‘0’이 될 수도 있고, 1%의 정성으로 2배의 성공인 ‘200’이 될 수 있다.”
이제는 이 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별로 없을 듯하다. 100-1=0, 100+1=200. 수학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엉터리 계산이지만, 현실에서는 작지만 강력한 1%의 마법을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보았을 터이기 때문이다. 오자 하나 때문에 정성껏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이 수포로 돌아가기도 하고, 제품에서 발견된 작은 결함 탓에 출고물량 전체를 리콜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단단히 조이지 않은 나사못 하나 때문에 KTX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1%를 개선하고 차별화하는 노력이 엄청난 가치를 창출하기도 한다. 미세한 머리손질의 차이가 5000원짜리 커트를 3만 원이 넘는 커트로 만들고, 약간의 맛 차이가 그저그런 식당을 줄 서는 식당으로 거듭나게 한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이나 리츠칼튼호텔, 노드스트롬백화점이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다른 경쟁업체의 서비스에 1%를 더한 결과였다.
1%는 작지만 결정적이다. 이것이 바로 ‘디테일의 힘’이다. 디테일은 어느덧 우리 사회의 강력한 화두가 되었다. 고위 공직자와 기업의 CEO는 물론 일반 직장인과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디테일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었고, 부족한 1%를 채우기 위해 너도나도 작은 일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게 되었다. 이는 2005년 출간되어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디테일의 힘』에 힘입은 바가 크다. 이 책은 ‘교보문고ㆍ네이버 올해의 책’ ‘삼성경제연구소 CEO가 휴가 때 읽을 책’으로 선정되었고, 각계 리더들의 릴레이 추천을 받으면서 스테디셀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마침내 5년여 만에 『디테일의 힘 2』가 출간되었다.
우리는 왜 디테일에 약한가?
저자는 『디테일의 힘』의 대성공 이후(중국에서 400만부 이상 판매) 디테일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했다. 사람들이 디테일에 약한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하면 디테일에 강해질 수 있는지를 포함하여 디테일과 관련한 배후의 비밀을 풀어내기 위해 다각적인 조사와 탐구를 벌였다. 『디테일의 힘 2』는 그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사람들은 왜 디테일에 약할까? 저자는 사회에 만연한 ‘조급증’을 가장 큰 이유로 든다. 단기간에 무언가를 이루어내고자 하는 다급한 심리가 작은 일보다 큰일에만 매달리게 한다는 것이다. 단번에 대박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욕심, 일부의 성공사례를 맹목적으로 따라 하는 쏠림현상, 자리에 있을 때 뭔가 보여주어야 한다는 성과주의가 조급증을 낳고 디테일에 소홀하게 만든다. 디테일에 약한 기업의 주범은 ‘경영자’다. 경영자가 기껏 정해놓은 규칙을 자신이 끌고 다니는 개처럼 자기 마음대로 다루는 데서 경영의 디테일이 망가진다. 이 밖에도 맡은 일에 대한 책임의식 부족, ‘대장부는 사소한 일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통념, ‘디테일이 아니라 전략이 성패를 결정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전반적인 디테일의 수준을 떨어뜨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디테일에 강해질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저자의 해답은 “디테일은 진지한 태도이자 과학정신이다”라는 말로 요약된다. 모든 일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 디테일을 볼 수 있고, 그 안의 내재적인 연관관계를 파악하여 디테일한 처리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문제는 ‘어느 정도까지 주의를 기울일 것인가’이다. 여기에는 일정한 ‘표준’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시장의 요구와 자신의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 요구수준이 높아질수록, 능력이 커질수록 디테일의 정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디테일 경영에 성공하려면 ‘규칙’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규칙을 ‘절대화’하여 모든 임직원이 이를 이행하게 하고, ‘최적화’하여 문제점을 개선하고 보완하며, ‘고착화’하여 지속가능한 경영의 표준으로 삼아야 한다. “경영은 규칙에 의해 이루어져야지, 고위간부의 지혜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사람의 의식을 바꾸기는 어렵다. 하지만 규칙을 정하고 그에 따라 반복적으로 교육하고 훈련하면 태도가 바뀌고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면 디테일한 경영이 가능해진다.
무한경쟁시대, 디테일로 승리하라!
저자는 스스로를 “개보다 늦게 자고 닭보다 일찍 일어나면서 고양이보다 적게 먹고 소보다 일을 더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그런 그가 극심한 경영난에 빠진 어느 기업의 CEO를 맡은 적이 있었다. 1년이 지났을 무렵 기업의 연매출이 23% 상승하면서 기업이 번창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찾아와 그에게 무슨 뾰족한 경영 노하우가 있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일부러 잘난 척하고 무게를 잡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에게는 정말 이렇다 할 노하우가 없었습니다. 나는 단지 지각, 흡연, 회의할 때의 휴대폰 관리 등 ‘하찮은 일’만 틀어쥐었을 뿐입니다.”
디테일은 거창하고 획기적인 것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하나의 디테일은 매우 보잘것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러한 디테일들이 변화와 축적의 과정을 거치면서 일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조직에 일대 혁신을 일으킨다. 그래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추어 무한경쟁시대의 승리자가 되게 한다.
이 책 『디테일의 힘 2』는 그러한 디테일의 현장을 하나부터 열까지 속속들이 들춰낸다. 디테일 강자들과의 인터뷰, 그들의 행동과 규범, 디테일 관리법을 소상히 알려주고, 이를 실제로 운용하는 데서 생길 수 있는 의문점들을 명쾌하게 풀어준다. 저자와의 대화, 비서에게 주는 20가지 충고, 딸에게 주는 36가지 처세의 디테일, 위기관리의 7가지 핵심 디테일은 읽는 재미와 유익함을 더한다. 한마디로 현장성과 과학성이 돋보이는 ‘디테일 실행파일’이라고 할 수 있다.
“왕중추, 당신은 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시오. 우리의 디테일 경영수준은 당신이 원하는 것 이상으로 높아졌소”라는 말을 듣기를 희망한다는 저자의 바람이 이 책을 읽는 경영자와 직장인, 일반 독자들을 통해 어느 정도 실현될지 기대된다.
<책 속으로 추가>
적지 않은 사장들이 매일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보내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 효율적인 경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니까 말이다. 이렇게 되는 원인은 책임자의 직책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p.214
기업의 디테일 경영은 우선 명확한 경영 규칙을 제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다음 실천과 연구를 통해 명확성은 있지만 정확성이 떨어지는 규칙을 끊임없이 보완해 정확성과 활용성을 높인다. 마지막으로 규칙을 한층 더 세분화해 규칙의 정밀성을 실현한다. p.220
‘중앙의 지시가 지방에서 통하지 않는’ 원인은 중앙의 지시가 지방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원래의 의미가 변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정부 관리의 디테일이 강조돼야 한다. p.238
술을 적게 마시고 절대 취하지 말라. 상사가 비서의 잦은 음주를 허용하고 가끔 비서에게 취하도록 술을 권한다면 이미 비서를 비서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p.275
윗사람의 너에 대한 충고, 건의 혹은 비평에 대해서는 일단 받아들이고 사후에 전화, 문자 메시지 혹은 이메일로 너의 관점을 이야기하라. p.280
책속으로
디테일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또 언제나 존재한다. 그러나 디테일 하나하나가 우리한테 의의를 가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디테일은 어떤 목적을 가진 시스템 안에 있을 때에만 비로소 존재의 가치와 의의를 나타낸다. 디테일은 혜안을 가져야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p.18
한낱 작은 일만 봐도 국운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나머지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기업 경영에서 디테일의 예측 능력이다. 기업의 성쇠 역시 작은 일에서 그 단초를 드러낸다. 경영자는 어떤 추세를 간파하기에 충분한 작은 일에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경영 시스템 개선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p.24
“큰일을 하는 사람은 작은 일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말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큰일이라는 것은 작은 일들이 마디마디 이어져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어느 문호의 방대한 대작도 분명 어휘 하나하나로 이루어져 완성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큰일을 계획할 때 이것을 실행할 ‘작은 마디의 일’들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비현실적입니다. p.49
책임감이 없는 사람은 우리가 마땅히 눈여겨봐야 할 디테일을 보지 못한다. 설사 봤다 하더라도 진지하게 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숭고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정신을 집중해 일하는 사람은 다르다, 늘 비즈니스 기회를 가져다줄 디테일을 발견하곤 한다. p.63
더성에서는 모든 신입사원들은 학력을 불문하고 청소부터 한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다. 최소한 2~3개월은 기본이다. 일반적인 청소도 아니다. 5성급 호텔 종업원들이 하는 수준의 청소를 요구한다. 이를테면 단지나 타운하우스, 응접실의 청소를 호텔 수준으로 하도록 시키는 것이다. 다른 데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작은 것에서부터 철저하게 일하라는 교훈을 심어주는 데 목적이 있다. p.113
관리직(특히 고위 관리직)이 매사에 철저히 주의를 기울이고 만사를 틀어쥔다고 해서 디테일한 관리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직 체계적이고 세분화된, 활용성 높은 규칙에 의존해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 규칙을 제정하고, 규칙을 실행하면서 실행 상황을 감독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p.136
가끔 어떤 일을 할 때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도 부족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p.185
경영자도 실무적이고 디테일하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에서 디테일하게 해야 할까요? 한 가지 일만 처음부터 끝까지 상세하고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면 됩니다. 기업 경영자가 기업 내부의 모든 일을 상세하게 짚고 넘어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럴 능력과 전문지식도 부족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일을 확실하게 파악해 전후와 시말, 그 일에 대한 직원들의 진실한 태도를 파악하는 것쯤은 할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합니다. p.193~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