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것이 아닌 드라마, 영화, 광고 등등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일단 눈길을 끈다.
지나가다 예쁜 인형을 봤을 때처럼 본능적으로 사랑스럽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광고효과가 톡톡히 나는 아이템(!)이라는 얘기가 된다.
한 때 동심천사주의라는 비난을 들었던 동화 속의 아이들은 이제 현실 속에 살고 있는 아이들과 많이 비슷해졌다.
그런데 광고 속의 아이들은 여전히 이게 뭔가 싶다. '광고'라서 지속적으로 되풀이 되는데 '어린이'라면 촉수가 서는
내게는 적잖이 신경에 거슬린다. 암기력이 무척 나쁜 내가 거의 외워버릴 지경으로 들은 공익광고는 가령 이렇다.
가족이 아닌데 식당에서는 이모라 부르고
시장에서는 가격이 아니라 마음을 주고 받으며
세계는 경제위기라는데 할 수 있다고 외치는 나라,
대한민국은 참 이상한 나라입니다!
이거, 내용도 문제가 많지만 뜬금없이 똘방한 목소리의 여자아이가 읊어대니 더 말이 안되어 보인다.
참 이상한 광고다!
한 때, '학부모'와 '부모'의 차이를 말하는 공익광고를 듣고,
'공익'광고도 이제 세련이 되어가는 모양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광고를 들으면서 생각을 완전 바꿨다.
상업 광고 속의 어린이라고 낫지도 않다. 휴그린 창호인가 하는 광고는 이렇다.
어른 나레이터가 이 창호의 좋은 점을 나열하고 있는데 꼬마가 끼어들어 묻는다.
"그런데 그걸 왜 만드는 거예요?"라고. 좀 튀나 기대를 하는 순간 나레이터가 당장 나선다.
좋은 환경을 만들어나가야하니까라고 대답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곧장
"그렇게 깊은 뜻이?"라고 황당하게 예쁜 목소리로 대꾸하는 꼬마의 목소리로 광고는 끝난다.
광고처럼 친숙한 대중매체에 아이들이 이런 식으로 등장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어린이에 대한 이해가 그 정도라는 뜻일 것이다.
오바마도 부러워한다는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어른들의 어린이에 대한 저 정도 인식수준때문에 가능한 것인가!
첫댓글 들을 때도 섬뜩했는데 다시 보니 더욱 섬뜩한 광고입니다. 미국의 경제 위기를 가장 직격탄으로 받는 나라가 우리나라 아니던가요. 시장에 가면 물건을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일단 한숨을 나누지요. 요즘엔 제 주먹만한 양배추가 이천원이던데요. 그리고 이모면.. 중국산 김치 먹이겠습니까.. 공익광고라니.. 바보광고잖아요. G20 때문인가 자꾸 삐뚤어지고 있습니다만, 아이를 이용한 공익광고도, 공익광고 속의 아이도 안타깝습니다. 느닷없이 사이보그가 생각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