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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7 (화) "개학 늦춰야" vs "고3 어쩌라고"… 갑론을박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일 추가 연기 여부에 대한 정부 발표가 이르면 3월 17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학 추가 연기에 대한 갑론을박도 계속되고 있다. 개학으로 인해 청소년층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가능성 우려가 상당한 반면, 일정을 지연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3월 16일 시민들은 개학 추가 연기 가능성에 대해 여러 견해를 내놓고 있다.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학은 시기상조라는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고교생 자녀를 둔 경기 일산 거주 김모(48)씨는 "아이들과 붙어 지내다보니 부딪히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도 "그래도 개학해서 아이들이 코로나19라도 걸린다고 생각하면 그건 더 견디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충북 지역 교사 이모(31)씨는 "개학하면 순식간에 대형 감염으로 퍼질 수 있을 것 같다"며 "학사 일정 조정이 골치 아프겠으나 체육대회, 수학여행, 소풍 등으로 빠지는 시간을 없애고 수업으로 채우면 될 것"이라고 봤다.
특히 개학을 하게 되면 마스크 등 기초 방역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교사가 모두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마스크 갈취, 면·방역용 등 사용 제품에 따른 차별 등 학교폭력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천 지역 교사 김모(58)씨는 "아이들은 생각보다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으려 한다. 감염 위험성이 높은데 학교가 뚫리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학교 수업만이 아니라 같이 밥 먹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하지 말라고 해도 아이들끼리 떠들고 장난치는 것을 통제하기 쉽지 않다"며 "학생이 감염되면 가정까지 위험해지게 된다"고 봤다. 직장인 김모(40)씨는 "요즘 아이들이 선생님이 마스크 벗지 말라, 친구들과 대화하지 말라고 얘기한다고 해서 귓등으로나 듣겠나"라며 "섣부른 개학 강행은 오히려 교사들을 감염 위험에 내모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솔직히 개학을 1~2개월 미룬다고 해서 확산에 큰 영향이 있을까 싶다", "어차피 전염은 장기화될 것이고, 나중에 개학한다고 해서 학생들 사이 전파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는 등의 목소리도 있다. 또 "고등학교 3학년들은 가만히 앉아서 재수생이 되라는 것이냐", "교회나 유흥가 등에 사람이 넘쳐난다는데 개학만 막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등의 주장이 있다. 개학 연기 찬반 논란은 청와대 게시판으로도 번졌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토론방 게시판에는 '개학 연장'과 '연장 중단'을 요구하는 게시물들이 다수 오른 상태다.
개학을 4월 이후로 늦추거나 9월에 새 학기를 시작하자는 등 '연기' 쪽을 지지하는 청원인이 있는 반면, 학생들을 학교에서 통제하자거나 방학을 돌려달라는 등 '개학' 쪽 주장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정부는 학교가 주요 지역사회 감염 경로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학일은 오는 3월 23일로 늦춰졌는데, 정부는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추가 연기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어린이집 휴원 연장은 개학 연기와는 다른 관점에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 안해도 월급"… 세번 고개숙인 조희연교육감
"저의 신중하지 못한 페이스북 댓글에 상처받으셨을 전국의 선생님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3월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추가경정 예산안 온라인 브리핑에 나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고개를 숙였다. 브리핑 시작 전 사과문을 읽으며 두 차례 사과한 조희연 교육감은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 다시 한번 사과했다. 무슨 일로 조희연 교육감은 세 번이나 고개를 숙였을까. 발단은 지난 3월 15일 조희연 교육감이 자신의 페이스북 댓글에 남긴 답글이었다.
한 누리꾼이 개학을 더 늦출 필요성이 있다고 밝히자 조희연 교육감은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는데 후자에 대해선 개학이 추가로 연기된다면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조희연 교육감의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 발언은 곧바로 교사들의 반발을 불렀다. 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방학이 길어진 상황에서 교사를 '일도 하지 않고 월급을 받는' 이들로 비하했다는 지적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얼마 뒤 해당 댓글을 삭제했지만, 해당 게시물에는 현직 교사들의 날 선 비판과 실망을 드러내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교사는 "'내 세금 받는 것들이 놀면서 돈 받아간다'라는 소리를 교육감 페이스북에서 볼 줄 몰랐다"며 "일하지도 않고 월급 받아가는 교사에게 내일부터 공문도 보내지말라"고 쏘아붙였다. 수도권의 한 고교 교사는 "수차례 개학이 연기되는 사이에 교사들은 개학 준비도 이어가고 있고, 교사 업무와 동떨어진 긴급 돌봄까지 조를 짜가며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런 일만 터지면 내려오는 교육부·교육청·지원청 공문도 수없이 처리하는 상황인데 정말 힘 빠진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교원의 사기를 높여주지는 못할망정 명예를 훼손하고, 교권 추락에 앞장서서야 되겠는가"라며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 운운하며 학교사회를 편 가르기를 해 싸움 붙이는 상황을 연출하는 건 교육수장의 자격을 내려놓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조희연 교육감의 표현이 논란을 일으켰지만, 당시 댓글에서 언급된 학교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는 유효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비정규직 문제를 강조하려다 보니 문제가 있는 표현을 썼지만, 비정규직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조희연 교육감이 언급한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은 급식조리원, 방과 후 강사 등을 언급한 것이다. 계약직 등 비정규직 신분인 이들은 방학 중엔 근무하지 않아 임금을 받지 못한다. 그런데 개학 연기가 길어지면서 생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개학이 늦어지면서 학교와의 고용 계약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개학이 4월로 다시 미뤄질 가능성도 높아 "사실상 한 달 월급이 사라졌다"는 호소가 나온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 11일 정기상여금 최대 90만원·연차미사용수당 최대 80만원을 선지급하고 매월 지급되는 급식비(13만원)을 근로일수에 상관없이 지급하는 '교육공무직 긴급특별생계대책'을 내놨지만, 관련 단체에선 "미봉책에 그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영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 조직국장은 "선지급 같은 대책은 결국 임시방편에 불과한 대책"이라면서 "현재 상태를 방학 연장이냐, 휴업이냐로 보는 시선도 엇갈린다. 휴업이라면 상시근로자와 방학 중 비근무자의 출근 여부를 두고 차별하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등 관련 단체는 개학 연기가 이뤄진 3월을 '휴업' 기간으로 보고 휴업수당을 지급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날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충북지부는 충북도교육청 교육감실 앞과 본관 앞 등을 점거하고 휴교 실시로 인한 임금 손실 대책을 요구했다. 반면 교육 당국은 휴업으로 보긴 어렵다며 난색을 보인다.
0%대 금리 시대… 연이율 사상 첫 0.75%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가시화되자 한국은행이 3월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0.75%로 전격 인하했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0%대에 진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3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급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0%포인트 내려 5년 만에 ‘제로 금리(0.0~0.25%)’로 복귀하는 등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속속 금리 인하 등 ‘돈 풀기’에 나서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3월 16일 오후 4시 30분 의장인 이주열 한은 총재가 소집해 서울 태평로 본관에서 열린 임시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임시 금통위가 열리기는 이번이 사상 세 번째다. 앞서 2001년 9·11 테러 직후인 9월 19일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렸고,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27일에는 0.7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한은은 이와 함께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연 0.50~0.75%에서 0.25%로 인하해 3월 17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또 시장 유동성을 충분한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공개시장운영 대상증권에 은행채까지 포함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 충격을 우려한 각국 통화당국의 정책 공조의 일환이다. 미 연준은 3월 3일 0.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 지 불과 12일 만인 3월 15일 기준금리를 1.0%포인트 추가로 내렸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제로 금리’로 회귀했다. 연준은 이외에도 금융시장 유동성 확대를 위해 최소 7000억달러(약 850조원) 규모의 양적완화(QE)도 시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주요국 중앙은행도 앞다퉈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날 캐나다, 뉴질랜드, 홍콩 등이 기준금리를 0.25~0.75%로 낮추며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일본은행은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액을 기존의 2배인 연간 12조엔(약 1380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5500억위안(약 95조원)을 추가 공급하기로 하는 등 ‘돈 풀기’에 동참했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주요 7개국(G7) 정상은 3월 16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코로나19와 경제위기 대응에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눈물의 세일'… 5성급 서울시내 호텔 9만원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은 이달 초 ‘치어 유 업’(cheer you up)이란 이름의 패키지 상품을 내놨다. 그동안 선보인 그 어떤 패키지보다 혜택이 많다. 우선 조식을 방으로 가져다 준다. 이게 싫으면 꼭대기층 스카이 라운지에서 먹어도 된다. 여기에 더해 저녁도 그냥 준다. 제대로 나오는 정찬이다. 중식, 혹은 이탈리안 코스 중 선택 가능하다. 수영장, 피트니스클럽 사용은 ‘덤’이다. 체크인 시간은 두 시간 앞당겨 오후 1시부터 할 수 있다. 가격은 평일, 주말 똑같이 20만2000원(수페리어룸, 2인 기준). 한 호텔 업계 관계자는 “5성급 호텔 디너 가격이 10만원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밥값만 받고 객실은 공짜로 끼워주는 것과 다름 없다”고 말했다.
○ 5성급 호텔도 대부분 10만원대
국내 호텔들이 이달 들어‘바겐세일’에 들어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방이 텅텅 빈 탓이다. 여간해선 객실료를 크게 안 떨어뜨리는 최고급 호텔 조차 초특가 행사에 동참하고 있다.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광장동 워커힐호텔 등이 대표적이다. 아고다 익스피디아 등 온라인 여행사(OTA)를 통하면 일반 객실, 평일 기준 모두 10만원대 초중반에 예약할 수 있다. 평소 30만원 안팎 하던 것이 ‘반값’도 안 되는 수준에 나왔다. 서울 강남 임피리얼팰리스, 서대문 스위스 그랜드, 용산 노보텔 등의 5성급 호텔들은 10만원 미만에도 일부 나와있다.
마리나베이서울은 평일 예약시 요트 체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3~4성급의 ‘비즈니스 호텔’ 가격은 더 파격적이다. 10만원 이상 하던 것이 5만~6만원까지 내려왔다. 신라스테이, 롯데시티호텔 등 대기업 계열 호텔도 마찬가지다. 종로 글루호텔, 이태원 큐브호텔, 청량리 더 디자이너스 등의 중소 호텔은 2만~3만원대에도 나와 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 호텔방이 이렇게 싼 가격에 무더기로 나온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본다”고 말했다.
○ 내국인 유치에 안간힘
지난달까지만 해도 호텔들은 나름 ‘가격 방어선’을 지켰다. 줄어들긴 했지만 외국인 방문객이 일부라도 있어 버텼다. 이달 들어 상황은 더 안 좋아져 줄어든 외국인 조차 사라졌다. 항공편이 오가지 않으니 호텔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서울 명동 인근의 한 호텔 관계자는 “이달 들어 객실 점유율이 5~6%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털어놨다. 객실 대부분을 놀리고 있다는 얘기다. 다른 호텔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또 다른 호텔 관계자는 “대형 호텔이 중소 호텔보다 사정이 나은 듯 보이지만 인건비 등 고정비가 커 손실액 규모는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의 손익 분기점은 객실점유율이 60~70%으로 그 이하면 전부 적자다.
바겐세일은 호텔이 마지막 남은 수단을 쓴 것이다. 해외에 나가지 못 한 내국인이라도 잡아 보려는 안간힘이다. 효과가 없진 않다. 서울 압구정동의 최고급 호텔 안다즈는 지난달 말 ‘1+1’ 행사를 통해 객실 상당수를 소진시켰다. 1박을 하면, 1박을 공짜로 주자 평소 관심 있게 본 사람들이 투숙하러 왔다. 이 행사가 효과를 보자 다른 호텔도 비슷한 행사를 했다. 호텔 라마다 속초도 이달 들어 1+1 행사를 하고 있다. 전화 예약을 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파격 패키지를 내놓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도 당초 잡아 놓은 행사 목표 물량의 절반 가량을 팔았다.
○ 시그니엘 등은 고가 정책 고수
호텔 업계에선 ‘후유증’을 걱정한다. 가격을 한번 떨어뜨리긴 쉬워도 올리긴 어렵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겐 이득지만 호텔에는 엄청난 손해다.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도시와 비교해 특히 낮은 서울 호텔의 객실가가 앞으로 더 큰 격차를 보일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힘들어도 가격을 고수하는 호텔도 일부 있다. 럭셔리 등급 호텔들이다. 광화문 포시즌스, 잠실 시그니엘,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등은 1박에 최소 25만~30만원을 고수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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