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각으로 수요일 밤 11시에 있었던 아시안컵 8강전 세번째 경기에서 일본이 결코 쉽지 않은 상대인 이라크를 4:1로 대파하며 강력한 우승후보임을
다시금 입증했다.
선취골을 뽑은쪽은 이라크였다. 중심 스트라이커인 사바 자디르가 부상으로 결장함에따라 스트라이커인 챠티르의 뒤에 자심을 포진시킨 4-4-1-1
포메이션으로 나온 이라크는 전반 4분, 미드필더인 하스비가 우측에서 크로싱 한 것을 상대 수비수인 핫토리가 헤딩 미스한 것이 흘러 나오자,
포항 소속의 플레이메이커인 자심이 골문앞 15미터 정도 되는 지점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앞서 나갔다.
하지만 이후 나나미와 나카무라등 강력한 미드필더진을 중심으로 전반내내 경기를 주도한 일본은 불과 3분뒤, 나나미가 환상적인 왼발 발리슛을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상대 페널티 박스 우측 모서리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나카무라가 반대편으로 내주자 달려들던 나나미가 아크 왼쪽 약
20여미터되는 지점에서 기가막힌 왼발 발리 슛으로 니어 포스트쪽 그물을 흔든 것이었다.
다시 3분뒤, 일본은 스트라이커 다카하라가 대회 득점
랭킹 선두에 오르는 팀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역전에 성공한다. 상대 미드필더 진영 우측에서 압둘 자바르 하심의 공을 인터셉트한 모리시마가
상대 문전으로 치고 들어간 뒤 슈팅한 공이 수비 맞고 나온 것을 페널티 박스안으로 다시금 공간패스, 이것을 데쉬하던 스트라이커 다카하라가 이라크
수비 두명 사이에서 슬라이딩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었다. 이후 29분엔 나나미의 재치가 돋보이는 일본의 세번째 골이 터진다. 모리시마가 좌측에서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 박스 중앙에 있던 니시자와가 아크정면에 있던 나나미에게 떨궈주자, 하미스 골키퍼가 나와있는 것을 보고 나나미가 살짝 찍어서
골키퍼 키를 넘겨버린 것이었다.
이후에도 꾸준히 공세를 늘려간 일본은 후반 17분에 묘진이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을 성공시키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반면, 반격에 나선 이라크는 경기 종료 직전까지 주도권을 쥐고 상대 문전을 위협했지만 끝내 추가골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결국 쓰라린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탄탄한 수비와 짜임새 있는 미드필더를 바탕으로하는 두산 우린 특유의 카운터 어텍 전술로 나온 쿠웨이트는 일단 점유율에서 뒤지긴 했지만 카운터
어택 상황에서 매번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하는 날카로운 공격으로 전반내내 상대 골키퍼인 알 데이야 를 힘겹게 만들었다. 하지만 스트라이커 알소히가
골키퍼와 맞서는 두번의 결정적인 골찬스를 무산시킨데다, 좋은 위치에서 얻은 두차례의 프리킥 찬스마저 알 데이야 골키퍼에게 안겨주며 쉽사리 선취득점을
뽑아내진 못한다.
반면 우세한 볼 점유율에 비해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지 못하던 사우디는 후반 시작하자마자 이 경기의 히어로인 미드필더 알 테미얏이 마지디 골키퍼를
꼼짝못하게 하는 왼발 땅볼 슈팅을 성공시키며 앞서 나간다. 스트라이커인 알자베르가 상대 진영 왼쪽에서 수비수 한명을 제친 뒤, 중앙으로 밀어준
것을 골문 15미터 정도 되는 지점에 있던 플레이메이커 알테미얏이 수비수 두명 사이에서 니어포스트 쪽으로 왼발 인사이드 로 감아 때린 것이
그대로 상대 골네트를 가른 것이었다. 하지만 사우디의 리드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15분뒤, 쿠웨이트는 미드필더인 알칸다리가 상대 진영 우측에서
크로싱한 것을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스트라이커 바샤르 압둘라가 상대 골문 구석 상단 꽂히는 인스탭 슛으로 연결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놓은
것. 다시 6분뒤, 쿠웨이트는 교채 투입된 알후와이디가 운동장에 들어선지 3분만에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앞서 나가는데, 상대 진영 우측에서 드리블해
들어온 바샤르 압둘라가 사우디의 일자 수비를 절묘하게 따돌린 뒤 골마우스 쪽으로 크로싱한 것을 노마크 상태에 있던 알후와이디가 침착하게 땅볼로
골문 우측에 꽂아 넣은 것이었다.
이후 반격에 나선 사우디 역시 불과 5분뒤, 알테미얏과 2:1 패스를 주고 받은 메샬이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수 한명을 제친뒤, 하미스
골키퍼의 가랑이 사이로 빠지는 인사이드 슛을 작렬시키며 다시금 동점을 만들어 냈고, 이후 양팀 모두 추가득점에 실패하면서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흐르게 된다.
연장 전반을 조심스레 마친 양팀의 승부는 연장 후반 3분에 터진 알테미얏의 멋진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갈리게 된다. 알자베르의 패스를 받은
알테미얏이 상대 페널티박스 왼쪽 전방 20여미터 정도 되는 지점에서 때린 통렬한 왼발 중거리슛이 마지디 골키퍼의 골문 우측 상단에 그대로 꽂히며
골든골로 기록된 것이었다.
이 경기 승리로 4강전에서 우리와 맞붙게 된 사우디는 지난대회 우승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노릴 수 있게 된 반면, 우리에게 승리한 것을 비롯해
수비 중심의 조직 축구로 우승까지도 노려봤던 쿠웨이트는 연장전에 찾아온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4강 문턱에서 좌절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