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원을 이용하는 분들 가운데 내 방에 찾아와 안부를 건네는 회원들이 있다. 미정 씨도 그렇다. 월급 타면 맛있는 것 먹자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반갑게 함께하는 시간이 좋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 마음도 맑아진다.
김미정 씨는 1971년 전남 여수시 화양면에서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지금은 고흥과 여수를 잇는 섬섬백리길이 마을 앞을 지나간다. 아버지는 굴 양식을 하기도 했는데 나중에 여수시 문화원장을 지냈다. 3년 전에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지금도 고향집에 살고 계신다.
초 중 고등학교를 여수에서 다녔다.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가 스므살이 갓 넘은 나이에 결혼을 하여 4년 여를 함께 살다가 이혼 후 친정으로 왔다. 슬하에 딸과 아들을 두었다. 딸은 올해 대학 졸업반이고 아들은 군대에 갔다. 언젠가 아이들을 다시 만날 때 엄마로서 도움이 되어주고 싶어 열심히 일하고 있다.
광주의 시설에서 3년 여를 살다가 2018년 천천공동생활가정으로 오게 되었다. 그룹홈에 처음 왔을 때는 체력이 약했는데 지금은 몰라보게 좋아졌다. 현재 일하고 있는 제석근로사업장에서 5년째 일하고 있다. 하루에 4시간, 주로 배추 세척하는 일을 한다. 오전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오후에는 평생교육원과 장애인체육회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여가생활과 생활체육을 하고 있다.
요즘에는 임플란트 치료를 준비하고 있다. 미정 씨의 꿈은 자립하여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나는 '자립이 우선이 아니라 관계가 우선이다'라는 말을 해 주었다. 자립은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울고 웃고 기대어 살아가는 것이기에 함께 행복해지는 삶이 되기를 응원한다. (2022.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