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논평] 제주영상문화연구원은 돌고래 괴롭히는 영상 입상 취소하라
제주도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남방큰돌고래를 괴롭히는 듯한 영상이 입상작으로 올라와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보트에 탄 사람이 카메라를 들고 남방큰돌고래를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뒤쫓아가는 모습을 담은 20초의 짧은 영상 ‘제주남방큰돌고래를 찾아서’라는 작품이 제주도의 공식 유튜브 채널 빛나는 제주TV에 올라와 있는 것이다. 이 영상은 제주특별자치도의 후원으로 제주영상문화연구원에서 진행한 2022 제주는 탐나 숏폼 영상공모전 수상작이다.
그런데 #돌고래와_반가운_인사 라는 이 영상의 설명처럼 배를 타고 빠른 속도로 뒤쫓아오는 사람들에게 남방큰돌고래도 반가움을 느낄까? 그렇지 않다. 전체 개체수가 겨우 120여 마리 정도에 지나지 않아 보전이 시급한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현재 선박관광과 폐어구와 해양쓰레기 그리고 과도한 연안 난개발에 따른 서식처 급감으로 지역적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이 영상에서 나오는 과도한 선박접근은 보호종 돌고래들의 먹이활동, 휴식, 놀이활동을 방해하여 장기적으로는 개체수를 감소시켜 멸종 위협을 가속화한다.
더욱이 최근에는 가까이 따라붙는 선박의 스크류에 의해 등지느러미가 반 정도 잘려나간 것으로 보이는 남방큰돌고래가 발견되어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 개체는 핫핑크돌핀스와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가 ‘스크류’라는 이름을 붙이고 2달째 긴밀히 모니터링 중인데, 다행히 상처는 크게 덧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무리들과 활발히 유영중이다. 하지만 제주 연안에 정착해 살아가는 남방큰돌고래들은 규제받지 않고 진행되어온 선박관광으로 인해 신체 훼손의 위협을 언제든 겪고 있으며, 선박 접근 스트레스로 인해 연안에서 편히 지내기 힘든 상황에 내몰려 있다.
얼마 전 남방큰돌고래 무리 50미터 이내로 접근한 선박과 모터보트 및 제트스키 등 돌고래 보호 규정을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 과태료 최대 200만원을 부과하는 해양생태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돌고래를 괴롭히는 영상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 제주영상문화연구원은 국제보호종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오락거리로 소비하고 생명의 존엄을 훼손하는 이 영상의 수상을 취소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해양수산부와 제주도청은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서식처 일대를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과도한 선박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2022년 10월 6일
핫핑크돌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