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지난 18일 타계한 이호철 작가는 한국 분단문학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실향민 출신 소설가다.
1932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난 이 작가는 원산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이던 1950년 한국전쟁 발발로 인민군으로 징집됐다가 국군포로로 풀려난다. 이후 1·4 후퇴 때 단신으로 월남해 부산에서 피난 생활을 하다 서울로 거처를 옮겨 은평구 일대에서 거주하며 최근까지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1955년 ‘문학예술’에 단편소설 ‘타향’을 발표하며 등단한 이 작가는 ‘판문점’ ‘닳아지는 살들’ 등의 소설을 통해 통해 한국전쟁이 가져온 민족분단의 비극과 이산가족 문제를 중점적으로 작품화해 현대문학상과 동인문학상, 대산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을 수상했다.
올해 4월 이데일리와 인터뷰 당시 이호철 작가(사진=김용운 기자)
또한 1974년 남북회담이 열렸을 당시 은평구 불광동에 사는 실향민의 이야기를 담은 ‘남녘사람 북녁사람’은 전 세계 15개 언어로 번역될 만큼 한국의 분단상황을 외국에 알린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 외에도 장편 ‘서울은 만원이다’는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부산 임시수도에서 환도 후 서울 시민들의 일상과 애환을 가장 풍요롭고 다양하게 형상화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왕성한 창작 활도 외에도 이 작가는 70년대 반독재 투쟁에도 앞장섰다. 유신헌법 개헌 반대 서명을 주도했다가 1974년 문인간첩단 사건에 연루, 국가보안법 혐의로 투옥되기도 했다. 이 사건은 2011년 법원 재심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작가는 같은 고향 출신인 소설가 최인훈과 각별한 우정을 나누며 실향의 아픔을 공유했다. 원산고 선후배 사이인 이호철과 최인훈 작가는 19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은평구 불광동과 갈현동 등지에서 ‘동네 이웃’으로 생활하며 각각 ‘소시민’,‘남녘사람 북녁사람’과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화두’ 등의 작품을 썼다. 두 작가는 같은 지역에서 살면서 남다른 친분을 나눴고 ‘분단소설’을 한국문학의 주류로 격상시켰다.
이 작가는 지난 4월 은평역사박물관이 개최한 ‘한국문학 속의 은평’전에서 특별 강연을 하고 월간문학 등의 문예지에 산문을 연재할 정도로 건강했다. 이 작가는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남북 분단이 반백년이 넘게 지속된 상황에서 아직 쓰지 못한 이야기가 많다”고 할 정도로 작품 활동에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6월 뇌종양 진단을 받았고 투병하던 중 18일 오후7시32분께 가족과 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민자 여사와 딸 윤정 씨가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차려졌고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장지는 광주광역시 소재 국립 5·18 민주묘지다.
실향민들에게 통일대박이다.라면서 표를 얻어놓고 쌩까버린 박은애를 증오하셨겠군요. 고인의명복을빕니다. 죽음은 또다른 문학세계를 맘껏 펼칠수있는 장 이라 생각됩니다.
아... 이호철선생님! 혼으로 고향 가셨나요? 삼가 명복을 빕니다.ㅠㅠ
에구~ 그토록 그리던 고향 땅을 밟아 보지도 못하고...ㅠ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