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온도는?
귀뚜라미는 온도에 민감한 동물이다. 온도에 따라 울음소리까지 변한다. 가장 가장 활동적이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온도는 섭씨 24도라고 한다. 이런 날이 많은 초가을 무렵에 귀뚜라미가 아름다운 소리를 내면서 왕성하게 짝짓기를 하는 이유이다.
옛날 인디언들은 귀뚜라미를 ‘가난한 사람들의 온도계’라고 불렀다. 온도에 따라 귀뚜라미 울음소리의 빈도가 바뀌기 때문이다. 그것에 착안해 미국 과학자 아모스 돌베어는 1897년 귀뚜라미 울음소리로 온도를 알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에서 흔한 긴꼬리귀뚜라미의 울음소리와 주변 온도의 관계를 밝힌 ‘돌베어 법칙’이다. 종마다 차이가 있지만 긴꼬리귀뚜라미의 경우 14초 동안 우는 횟수에 40을 더하면 화씨온도(℉)가 된다는 내용이었다. 예를 들어 14초 동안에 30회를 울었다면 주변 온도가 70℉라는 것이다. 섭씨온도(℃)로 환산하면 20도가 된다.
인간은 변온동물인 귀뚜라미처럼 기온에 따라 목소리가 바뀌진 않는다. 대신 마음의 온도에 따라 말과 행동이 다르게 나타난다. 우리 주변에는 봄바람처럼 따스함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찬바람이 쌩쌩 부는 사람이 있다. 말과 행동이 차가운 것은 그의 내면이 이미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마음의 냉기가 바깥으로 뿜어져나오니 결국 자기 주변의 인간관계마저 얼어붙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신의 행동은 차가운가, 따뜻한가? 당신의 말은 섭씨 몇 도인가? 그 온도를 보면 영혼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
배연국의 행복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