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감정, 그 안의 사랑
나는 원래 드라마를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또오해영'은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는 나도 정말 재미있게 본 드라마이다.
'또오해영'의 줄거리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오해영1: A, 오해영2: B,
오해영1의 남자친구: C, 오해영2의 남자친구: D)
극 중 '오해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여자가 나온다.
두 여자는 학창시절부터 같은 이름으로 인해 고충을 겪었다.
B와 D가 파혼을 하게 되고,
D는 같은 이름으로 인해 파혼의 원인이 C에게 있다고 오해하게 된다.
그래서 D는 C 사업을 망하게 만들어 A와 C는 이별한다.
이별의 원인을 모르는 A는 D에게 마음을 갖게 되면서 드라마가 진행된다.
복잡한 이야기지만, 나는 이 드라마를 보고 다양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
드라마에서 상황에 적절하게 어울리는 감정을 담은 배경음악이 나올 때는 그 감정이 더욱 증폭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등장인물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드라마 안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 같았다.
드라마의 첫 화부터 마지막 화를 볼 때까지 기쁨, 분노, 슬픔, 웃음, 우울, 불안, 당황 등
드라마 제작자가 원하는대로 내 감정을 휘둘리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 중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가장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이라는 감정 하나로 복수를 위해 남의 사업을 망하게 만들고,
과거에 본인을 고통에 빠뜨린 사람임을 알면서도 사랑하는 감정을 멈출 수 없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미 내가 사랑하게 된 사람이 나의 전 연애를 끝내게 만들어 날 아프게 한 원흉이라니, 상상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보니 나였어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아무리 무슨 일이 있었다 한들, 남들에게 바보라고 욕을 먹고 어떤 손해를 본다 한들, 어찌 사랑의 감정을 쉽게 끝낼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해보니 그러한 등장인물의 행동과 감정이 억지스럽다고 단정지을 수 없었다.
또한 이 드라마에는 남녀간의 사랑 뿐만이 아니라 가족간의 사랑도 나타나있다.
도시락을 싸는 딸을 도와주기 위해 어두운 새벽부터 일어나 요리를 하는 부모님,
낮은 성적을 받아온 딸이 기죽지 않도록 편들어주는 부모님,
엄마가 재혼을 하여 아빠가 다르지만 함께 살아가며 서로 챙기는 남매들의 모습에서도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가족의 사랑이 드러나는 부분에서는 나의 가족들이 떠올라 감정이 북받쳐 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본인 잘못으로 친구가 좋지 않은 일을 겪자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해결방안을 찾아주려 하고,
친구와 마음 속 비밀 이야기까지 털어놓으며 대화하는 부분에서는 친구들 간의 사랑까지도 느낄 수 있었다.
국어사전에는 '사랑'의 뜻이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라고 나와 있다.
과연 사랑이란 저뿐일까?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 전부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랑이란 희생을 동반하는 감정이라고 결론지었다.
본인의 손해가 작든 크든, 본인을 희생해 사랑하는 상대를 위하기 때문에 사랑은 행복함 뿐만 아니라 상처도 함께 갖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사랑하는 애인을 위해,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사랑하는 친구들을 위해, 사랑하는 애완동물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간다.
이 드라마를 통해 평소라면 별 생각 없이 넘어갔을 감정을 직접 느끼며 다양한 고민을 해 볼 수 있었다.
또한 사랑에도 여러 형태가 있고 아픔이 있다는 것에 대해 깊게 사고해보아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루는 것에 있어서 조금 더 성숙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드라마를 '사랑'이라는 것을 느끼는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