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문자 그대로 전격 경질되었습니다. 절차상의 문제가 있으나, 이 문제는 뒤에 얘기하기로하고 이 부분
을 제외하고 경질 그 자체, 다시 말하면 대표팀 수장의 교체 그 자체는 찬성하는 바입니다.
한국 축구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일 수 있으나 아직까지 히딩크호,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시간
을 두고 다져가는 조직력이라는 부분도 2002년에 발목 잡혀 있다고 생각합니다. 늘 대표팀의 운영과정은 히딩크 감독시절의 그것
과 비교되고 비판받습니다. 그러나, 그때와 너무나도 다른 환경에 대해서는 큰 주목을 하고 있지 못한것도 사실입니다.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과 일본은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 자동진출을 확보하였습니다. 한국 축구의 지상과제나 다름없는 월드컵
본선 진출이 이미 확정이 되었기에 모든 촛점을 상대적으로 먼 월드컵 본선, 그것도 1승과 16강 진출이라는 것에 맞추고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아시아에서의 한국 축구 수준이 정상권이라는 것이 본선 진출을 공짜로 안겨주지는 않습니다.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진출권을 확보한 것은 이 점에서 매우 큰 이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팀들이 본선진출을 위해 만족할만한 테스트나 실
험을 하지 못할 때 한국과 일본은 각각 히딩크와 트루시에 감독 밑에서 세계 그 어느 팀들보다 더 많은 실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히딩크의 한국 대표팀은 프로리그인 K리그를 희생하면서까지 유래없다 할 정도의 막강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정도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전체적인 경기성적이 만족할만한 수준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2001년 말에서 2002년 초입니다. 그
렇다면 그 이후에는 어떨까요? 당장 대표팀 감독들은 아시안컵과 월드컵 지역예선을 신경써야 하는 처지로 돌아오게 됩니다. 당
장의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만족할만한 실험을 할 시간도 기회도 많지 않습니다. 더욱이 히딩크 후의 코엘류호의 경우에는 선
수들의 매너리즘 문제까지 겹치며 갖가지 쇼크를 만들어내고, 감독 교체 후에 다소나마 정신 차린 모습을 보여줍니다.
3차예선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경질하는 것에 대해서 시기가 부적절하다고 하는 의견이 있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최근까지
불거진 경기력 문제가 대표팀의 실질적인 전력수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K리그는 여전히 아시아 정상권의
프로리그이고, 선수 자원 역시 아시아 정상권 수준입니다. 문제는 감독의 용병술을 포함한 전체적인 팀 매니지먼트 역량의 미흡함
이었다 생각합니다. 조광래 감독의 기량이 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대표팀을 둘러싼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매니지먼트가 화를 자초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이것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에 저는 경질을 찬성합니다. 선수단 전력
에 문제가 있다면 감독이 교체된다한들 마지막 경기가 어려운 것에는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선수단 전력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면 만화축구에의 고집보다는 승리라는 실리를 챙기기 위한 방법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조광래 감독이 이러한 부분에서
전혀 이렇다할 변화된 모습이라던지, 위기상황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다하는 모습이 보여지지 않기에 경질은 불가피하다 생각합
니다.
본 프레레 감독 시절 본선 조기진출을 확정짓고 우리는 대표팀 감독을 경질하였습니다. 경기력이 마뜩찮다는 논리였습니다. 이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절대적인 찬성을 보냈습니다. 저는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그러나 지금의 조광래호는 그때만 못한 상황입
니다. 최종예선도 아니고 3차예선에서 진출 확정을 짓지 못하고 마지막경기에서 쿠웨이트와 총력전을 펼쳐야하는 상황에 놓였습
니다. 한일전 참패와 UAE전 신승, 레바논 전 패배로 이어지는 일정상 가장 중요한 경기들에서의 사실상 낙제점은 대한민국 축구
의 아시아 위상과 비교 할 때 받아들이기 힘든 성적표입니다. 본 프레레 당시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반론이 있었지만 이를 문제
삼는 사람들은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잘 포장해 아드보카트 감독을 영웅시 했지만, 결과적으로 따지자면 16강이라는 목표는 달성
하지 못했습니다. 월드컵 본선 조기진출을 확정한 대표팀 감독을 경질시키고 얻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조광래호
와 비교해서 이 점을 들어 감독 경질에 조심스러울 수 있지만, 앞서 말했듯이 조광래호는 3차예선에서 막바지 총력전을 펼쳐야하
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본 프레레는 결과적으로 당면 과제인 본선진출을 확정시켰습니다. 축협으로서는 이제 제 할일
다 했으니 관심없다 할 수 있었겠지요. 조광래호의 경우에는 축협이나 축구팬들이 기대했던 제 할 일은 못했으니 문제가 되지 않
나 생각합니다.
절차상의 문제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런데, 엄밀히 따지면 이 절차상의 문제는 예견된 일이기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당
장 기술위원장인 황보관의 경우 축협 회장라인 인사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건 마치 현 정부가 입법, 사법, 행정을 모두 장악해
자기 마음대로 심시티 하는 것과 데칼코마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집단에게 절차의 문제는 신경쓸 일도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절차대로 했다해서 결과가 달라졌을까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당장 기술위원장도 회장단라인인데...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에서 그칠것이 아니라 이 절차를 보다 강력한 구속력을 갖게끔 만드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기술위원이나 기술위원장의 선임이나 선출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회장단과 상호 견제 할 수 있는 조직이 되게끔 만
들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규정으로 기술위의 정식 회의를 통해 합의된 대표팀 감독 선임이나 경질이 아니라면 회장단에서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게끔 해야합니다. 또한, 이러한 일이 발생할 경우 이를 주도한 인사에 대한 징계성 면책까지도 가능하게
해야합니다.
첫댓글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더라도 엄연히 절차라는게 있는건데
국대감독을 이렇게 자르는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함
언론에 흘리기 전에 급하게 만나서 너 해고야 라고 말할꺼면 축협은 왜 있는건지
그냥 조중연 감독에 황보관 코치인 국대에 정을 떼는게 나을듯
그렇다면 김호곤 감독과 윤성효감독이 적임자네요. 경기내용보다는 일딴 패배는 면하는것을 목표로하는 실리축구 대표자들이니까요..
글쎄요, 아무래도 국대와 클럽은 환경이 매우 다르니까요. 실리라는건 패배를 면하는게 아니지 않나 합니다. 챙길걸 챙기는게 실리겠지요. 레바논전 경기력이 엉망이었어도 승리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겠지요. 챙길 건 챙겼으니까요. 문제는 챙겨야 할 것을 챙기지 못했다는게 아닐까요?
저도 김호곤 감독과 윤성효 감독 둘다 ?? 밖에 할 말 없습니다... 님의 말에 동의는 못하겠네요... 전 참고로 무조건 외국인 감독을 추천하는 건 아니지만, 아직 한국 축구 감독들은 한국내 축협과 축구문화에서는 아직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축협도 자본적으로 기반이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기회에 명망 높은 외국감독을 뽑았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축협의 예산은 세계적으로 놓고 봤을 때 중위권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도 톱10에도 못 들어가는 예산으로 앎니다. 명망높은 외국인감독의 선임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뚝딱 만들어 낼 수 없는 구조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다면 일단 계획 세우고 예산안 만들때 미리 반영해놔야 할겁니다. 예산지출보면 1원 남기지 않고 다 쓰는 것으로 알 수 있으니... 예비비가 얼마나 될런지...
경질 이후에 대책은...??? 경질전에 대책을 세우고 경질 해야 된다고 생각.. 대책도 없이 경질이 잃어났으니, 새 감독 뽑힐 때까지 국대가 혼란스럽니다.. 이렇게 된다면 대표팀 사기에도 별로 좋지 않다고 봅니다...
이제까지 축협의 행태로 보았을 때 대책은 있을듯 합니다. 이미 사전작업 해 놓고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단지, 공개를 하지 않을 뿐이겠지요. 기술위 구성해서 검토한다하지만, 사실상 이미 만들어 놓은 판에 못밖는 절차에 불과할 뿐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