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이하 확진 한달새 3배로… “성인 접종률 높여야 아이들 보호”
[코로나 4차 유행]하루 평균 확진 95명→280명… 전체 확진자의 5명 중 1명꼴
“젊은부모 감염 늘며 자녀에 전파”… 학원-어린이집 집단감염도 한몫
12~17세 접종 빨라야 4분기에나… “성인 접종 서둘러야 확산 막아”
“4차 대유행… 끝이 안 보인다” 28일 서울 서초구 심산기념문화센터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 차량들이 길게 줄 지어 서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896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많았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이어지면서 어린이와 청소년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19세 이하는 고교 3학년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백신을 맞지 않았다. 국내에서 백신 접종 대상은 18세 이상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감염 후 상태가 악화되는 사례가 드물다. 하지만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면 2학기 전면 등교수업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 한 달 새 3배로 늘어난 소아·청소년 확진자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1주일(22∼28일) 동안 발생한 0∼19세 일평균 확진자는 280명이다. 한 달 전(6월 24∼30일) 95명에서 3배 가까이로 증가한 것이다. 전체 확진자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늘어 19일에는 20%에 달했다. 확진자 5명 중 1명은 어린이나 청소년인 것이다. 이는 올해 1월 27일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앞선 유행과 비교해도 현재 상황이 심각하다. 3차 유행(지난해 11월 13일∼올해 1월 20일) 당시 19세 이하 일평균 확진자는 75명이었다. 4차 유행이 본격화한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8일까지 일평균 확진자는 187명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최근 소아·청소년 확진자의 급증은 4차 유행 특징인 ‘젊은층’ 감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젊은 부모들의 감염이 늘면서 가족 내 전파를 통해 자녀 감염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와 학원, 어린이집 등에서 발생하는 집단감염도 원인으로 꼽힌다. 대전 서구 태권도학원발 집단감염은 28일 기준 관련 확진자가 221명에 이른다. 경기 남양주시 어린이집에서도 20명 규모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부산 북구의 한 어학원에서는 학생과 종사자 등 15명이 감염됐다. 부산시는 관내 학원 종사자 전원을 대상으로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내렸다.
교육당국은 8월 말 2학기 개학에 맞춰 전면 등교수업을 예고했다. 하지만 4차 유행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학부모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중고교생 남매를 둔 학부모 유모 씨(46·여·경기 성남시)는 “한 달 뒤에도 확진자가 줄지 않으면 학교에 안전하게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그렇다고 학교를 또 못 가게 되면 원격수업 기간이 너무 길어져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 “성인 접종률 높여야 아이들 보호”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18세 이상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다만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이자 백신의 접종 연령을 ‘16세 이상’에서 ‘12세 이상’으로 낮췄다. 12∼17세 접종의 허용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접종 허용으로 지침이 바뀌어도 실제로 백신을 맞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위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사망에 이를 확률이 낮다는 이유로 소아·청소년을 우선접종 대상자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12∼17세 접종은 4분기(10∼12월)에 진행할 계획”이라며 “전문가 자문단의 결정을 통해 접종 여부와 정확한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 당장 소아·청소년에 대한 접종을 하기는 어렵다”며 “결국 성인 접종률을 빠르게 높여 소아·청소년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근본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28일부터 초3∼6학년을 담당하거나 중학교에 있는 교직원의 접종이 시작됐다. 교육부는 또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등 변이 유행국으로 지정된 26개국 유학생의 경우 10월 이후 입국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김소영 기자, 최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