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화 선생님
청풍명월의 작은 동산 자드락길 제1코스를 걷다
(자드락길 제1편)
筆嶺/金相和
제천은 인심 좋고 물 좋은 고장이다. 거기다 빼어난 경치까지 숨 쉬고 있는 아름다운 청풍명월이라는 걸 익히 알고 있다. 오죽하면 청풍명월이란 이름이 붙어 다닐까?
해피 가족은 이상갑 회장을 비롯해 초가을로 접어든 9월의 문을 청풍명월에서 열기로 했다. 충북 제천에 있는 청풍명월의 자드락길 1코스를 트래킹하면서 구월의 문을 열고 꿈과 희망을 설계할 것이다. 그 꿈을 설계하려면 오늘 하루가 즐거워야 한다. 필자는 꿈을 실현하려고 해피 가족과 함께 차에 올랐다.
차는 해피 가족의 꿈도 싣고 희망도 싣고 제천 자드락길 1코스를 향해 달린다. 이름도 향기로운 자드락길이란다.
자드락길이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을 걸을 수 있는 오솔길을 말한다. 우리는 동료들과 예쁜 새들처럼 조잘거리며 고즈넉한 오솔길을 걸을 것이다. 1985년 충주댐으로 내륙의 바다가 된 청풍호(淸風湖)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청풍호반을 내려다보며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아름다움도 감상할 것이다.
그때 호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도 즐길 것이다. 아마도 자드락길을 걷다 보면 호수에서 풍기는 그윽한 향기와 산자락에서 풍기는 솔향에 취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필자는 자신도 모르게 아름다운 경치에 매료되어 나 자신을 발견하고 싶다.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무엇을 하려고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
7시에 출발한 우리는 11시에 교리 주차장에 도착했다. 잠시 가볍게 운동하고 트래킹을 시작했다. 산 지형을 바라보니 아기자기한 바윗길을 오르내리며 걸을 것 같다. 걷다가 탁 트인 청풍호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때 그 아름다움에 빠질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내륙의 바다가 된 청풍호(淸風湖)를 중심으로 금수산, 비봉산, 신선봉, 옥순봉, 구담봉 등의 명산대호(名山大湖)의 풍광은 한국의 스위스로 불리는 천혜의 절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늘 작은 동산길을 걷는다고 한다.
필자는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채홍렬 회장과 함께 걷기 시작했다. 올라가는 길이 바위로 형성된 오솔길이라 걷기가 만만치 않은 산이다. 그런데 우리가 오르는 이산의 이름은 작은 동산이라고 했다. 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올라가라고 그리 이름을 지은 것 같다.
언제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지만, 해설사란 아름다운 여성이 나타난다. 그분은 마이크를 잡더니 제천의 자드락길과 제천 시장을 홍보하기 시작한다. 조리 있게 선전하는 말솜씨가 대단하다. 아마도 제천시에서 관광에 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선두 주자가 아닐지 싶다. 그녀의 재미있는 설명에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자드락길을 걷기 시작했다. 얼마 걷지 않아 바윗길이 나타난다. 도대체 이산이 어떤 산이기에 처음부터 바윗길일까? 이름도 아름다운 자드락길인데 설마 계속 이렇게 험한 바윗길은 아니겠지, 하며 걷는다.
땀을 흘리며 이 길을 무사히 올라왔다. 옆을 바라보니 청풍호반엔 파란 물이 넘실댄다. 그때 호반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해설하는 분을 찾았다. 그런데 해설자는 B 코스를 걷는 분들과 함께 걷는다고 한다. 좀 아쉬웠다. 해설사는 이름도 아름다운 박연숙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하나라도 더 주입해 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 대견해 보였다. 제천의 보배가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분으로 인해 제천의 관광산업이 활발해질 것만 같다.
필자는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호수와 신이 자기 멋대로 빚어놓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걷는다. 그때 들려오는 산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는 어찌 그리도 향기로울까? 역시 청풍명월이구나!! 하며 하늘도 바라보았다가 호수도 바라본다. 자연은 우리의 영혼도 맑게 해주니 얼마나 고마운가!! 오늘 마음껏 감상하고 추억을 만들어 가리다.
필자는 때로는 밧줄을 타고 올라가기도 한다. 필자 뒤에는 김승용 산 대장이 바짝 따라온다. 아마도 필자가 뒤처질까, 걱정되어 뒤에 따라오는 것이 아닐지 싶다. 산행 때마다 늘 필자를 돌봐 주려고 그림자처럼 뒤에 따라오니 고맙기도 하지만 너무도 미안하다. 나에게는 수호천사와 같은 산 대장이다.
바위 언덕을 올라가니 해피 가족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김명순 총무가 자연을 만끽하고 있다. 옆에는 성경화 부회장 그리고 오늘 처음 보는 염 효심이란 총무 친구가 있다.
김명순 총무는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얼굴 한번 찌푸리지 않고 자기가 할 일만 묵묵히 해나간다. 매사가 긍정적인 마음가짐의 소유자로 부모에게 효녀이기도 한 그녀는 누구에게나 친절하다. 또 도와주려는 마음씨까지 갖췄으니 얼마나 훌륭한가!! 그래서 필자는 그녀를 작은 거인이라고 부르고 싶다.
성경화 부회장은 어떤 분인가? 해피 가족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미남이다. 말을 아낄 뿐만 아니라 가끔 익살스러운 말을 뱉어낼 땐 배꼽을 잡고 웃기기도 한다. 조용히 있다가도 자기가 할 일은 몸을 사리지 않고 해나간다. 마치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정자나무와 같다고 할까? 듬직하면서 편안한 마음씨의 소유자로 얼굴엔 늘 웃음이 흐른다.
염 효심 회원은 해피 산행 때 몇 번 참석했다고 하는데 필자는 오늘 처음 보는 것 같다. 얼굴엔 아름다움과 선함이 쓰여있는데 처음 보는 미인에게 무엇이라 글을 쓰기가 두렵다. 그저 해피 행사 땐 꼭 나와 주십사하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 기념사진을 찍고 함께 걷는다.
여기서 작은 동산까지는 1.98km 남았다. 지금까지 우리는 1.0km를 올라온 셈이다. 그때 필자는 우연히 하늘을 바라보았다. 파란 하늘에 떠 있는 하얀 구름이 어쩜 저리도 멋지고 아름다울까? 하늘 저편에 적당한 간격으로 배열된 흰 구름은 넓은 공간을 장식한 예술품 같다.
꽃은 바람이 자기를 스쳐 지나가면 향기를 토해낸다. 토해낸 그 향기는 바람의 등에 실려 따라다니며 세상을 향기롭게 만든다. 그런데 저 구름은 향기는 없지만,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일렁이며 자기 멋대로 예술품을 만들어 아름다운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그래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이러한 것들 모두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자연이 아니던가!!
파란 하늘에 떠 있는 아름다운 저 구름을 보아라!! 얼마나 아름다운지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저 구름은 필자가 보기엔 근심 걱정 하나 없이 자유롭게 떠다니며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 같다.
청풍명월의 자드락길 1코스를 흰 구름이 자유롭게 노닐다 높은 하늘에서 내려다본다. 아마도 위에는 해피 가족도 보고 있을 것이다. 자연을 즐기고 있는 우리를 보고 얼마나 기뻐할까?
자드락길 제1편은 여기서 마무리한다. 제2편에서는 해피 가족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그려낼 것이다.
2023년 9월 2일
10월을 설계하다
필령 김상화
가장 살기 좋고 풍성한
10월이 왔다.
오늘은 10월을 내딛는 초하루
높고 푸른 하늘도 아름답고
오곡이 풍성하게 익어가는 들엔
들국화 향기 바람 타고 날아온다.
가장 살기 좋은
적당한 온도의 햇살은
파란 하늘 사이로 쏟아지는데
이내 몸 산마루에 앉아
근심 걱정 토해내고
10월을 정성껏 예쁘게 설계하련다.
2023년 10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