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건이 넘는 혐의 가운데 단 한 건을 제외하고 모두 유죄 판단을 받은 맨체스터 시티. 이번 사태는 지난 한 시대의 축구 전체를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도 맨시티가 계속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수 있을까.
프리미어리그 독립위원회는 가능한 한 가장 강한 표현으로 맨시티의 행위를 비판했다. 그렇다면 제재 역시 그에 걸맞은 수준이어야 한다. 이 정도 결론이 나왔다면 맨시티를 프리미어리그에서 퇴출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판단 내용이 워낙 심각해 이제는 다른 구단들이 맨시티와 계속 같은 리그에서 뛰고 싶어 할지까지 생각하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새로 출범한 독립축구규제기구는 단순히 맨시티의 리그 퇴출 여부만 판단하는 기관이 아니다. 법에 따라 구단 매각을 강제할 권한도 갖고 있다. 셰필드 웬즈데이와 모어캠비 사태를 다루면서 문제가 있는 구단주를 축구계에서 퇴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온 기관이다. 이제 그 권한을 맨시티에 실제로 행사할지가 새로운 쟁점이 될 수 있다.
화요일 오후 공개된 프리미어리그의 판결문을 보면 이번 사안은 그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 8년에 걸친 사건을 정리한 40페이지 문서에서 sham이라는 단어가 여덟 차례 등장한다. 스폰서 계약과 초상권 계약 등 여러 거래를 통해 수익은 부풀리고 비용은 줄였다는 내용이다. 관련 금액은 9억 파운드를 넘는다.
위원회는 일부 증인들이 자신들의 증언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알면서도 심리에서 허위 진술을 했다고 판단했다. 프리미어리그 역시 맨시티가 사실과 다른 회계자료를 제출했고 감사인과 축구 규제기관에 실제 재정 상태를 숨겼다고 밝혔다. 프리미어리그와 UEFA의 지출 제한 규정도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봤다.
이번 판결문이 똑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내용은 과거 UEFA가 맨시티 사건을 설명했을 때와 비슷하다. 당시 UEFA는 규정을 우회하거나 위반하기 위한 정교하고 계획적이며 근본적인 시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맨시티를 가장 강하게 비판해 온 사람들조차 예상했던 수준을 넘어섰다. 과거 UEFA 사건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이 맨시티가 어떤 방식으로 움직였고 무엇을 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축구계 최대 부패 스캔들 가운데 하나로 꼽혀 온 이탈리아의 칼치오폴리보다도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칼치오폴리는 전화 통화 내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 이번 사건은 다르다. 숫자가 문서에 그대로 남아 있다.
기사의 시각대로라면 이는 클럽 축구 역사상 가장 큰 스캔들이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성공을 거둔 팀 가운데 하나인 맨시티의 시대 전체를 다시 평가하게 만들 수 있다. 구단의 명성 자체에도 큰 타격이다.
사건은 축구 안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판결 절차를 설명하는 부분에는 양측 모두 아부다비의 정치와 거버넌스 분야 전문가들의 자료를 활용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사건이 이미 지정학적 문제까지 얽혀 있다는 뜻이다. 판결과 함께 나온 프리미어리그의 공식 성명에서도 이 사건을 더 이상 끌고 가는 데 지쳤다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다른 구단 수뇌부들은 2018년 풋볼리크스 폭로 이전부터 맨시티가 규정을 어기고 있다는 강한 의심을 갖고 있었다. 이제 그 내용이 문서로 정리돼 나온 셈이다.
가장 강한 반응을 보인 쪽은 오히려 맨시티였다. 구단은 다시 한번 결백을 주장했고 자신들에게는 혐의를 뒤집을 수 있는 방대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가능한 모든 규제 절차와 법적 절차를 통해 끝까지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번 판단에는 법률과 원칙, 사실관계에서 중대한 오류가 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으며 가능한 항소 절차를 모두 밟겠다는 것이다.
맨시티는 지난 8년 동안 프리미어리그 이사회와 경영진이 특정 이해관계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이며 공정한 규제기관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절차를 성실히 따랐다고도 주장했다. 행간의 의미는 분명하다. 지금까지 이어져 온 법적 냉전이 공개적인 충돌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페란 소리아노 최고경영자도 직원들에게 3분짜리 영상을 보냈다. 이번 결과에 따라 자신의 자리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인물이다. 소리아노는 프리미어리그의 사건 전체가 하나의 잘못된 주장에 기반하고 있으며 나머지 혐의 역시 모두 그 잘못된 핵심 주장에서 파생됐다고 반박했다. 프리미어리그가 음모론을 만들고 있다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현재 상황이 이렇다. 이제 맨시티의 경기가 정상적인 축구 분위기에서 치러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전국의 상대 팀 팬들이 경기장에서 sham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 가능성도 크다.
프리미어리그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그대로 운영될 수 있을까. 많은 팬들은 자신들이 시간과 돈을 투자해 온 경쟁 자체가 훼손됐다고 느낄 수 있다. 맨시티가 거둔 성공의 규모를 생각하면 리그 자체가 조롱거리가 됐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단순한 승점 삭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맨시티가 다른 구단과 리그 전체에 미친 영향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리그 퇴출을 위해서는 특별 주주총회에서 15개 구단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그 정도 논의가 실제로 나올 만큼 격앙돼 있다.
항소에서 얼마나 성공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규정상 항소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축구계에서는 과거 UEFA 사건 때처럼 판결 내용 자체보다 절차를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이번 절차는 상당히 탄탄하게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고등법원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사건이 더 길어지면 그 자체로 맨시티가 치르는 경기와 프리미어리그 전체에 더 큰 부담이 된다. 사안이 외교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한 지정학 전문가는 아부다비와 같은 걸프 지역의 권위주의 국가들이 공개적인 망신이나 체면 손상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중요한 이해관계가 많은 상황에서 지키기 위해 정치적 영향력을 얼마나 사용할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봤다. 그는 UAE가 수단 문제와 관련해 책임 추궁을 피하기 위해 이미 영국에 상당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이 이제 단순한 축구 규정 위반을 넘어 어느 수준까지 올라왔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이번 판결의 수위는 대부분의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기사의 결론은 분명하다. 축구 역사상 가장 심각한 스캔들이라면 처벌 역시 그 규모에 맞아야 한다.
https://www.independent.co.uk/sport/football/man-city-premier-league-punishment-guilty-charges-expulsion-points-deduction-b3058512.html
첫댓글 펩은 사실상 내부 사정 알고 빤스런했다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힘들겠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