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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zul.im/0Nmx8t
안녕하세요.
2010년 27살의 대구사는 국악인입니다.
올해로 16년째 외길 인생을 달려오고 있네요.
전 국악기 중에 피리를 전공 하고 있구요,
부전공으로 태평소를 열심히 배우고 있답니다.
작년 10월 초쯤이었을 거에요.
친구 녀석이 아는 무당이라며
굿판에서 태평소 한번 불어볼 생각 없냐면서
연락이 오더라구요.
아시는 분이 계실런지 모르겠지만,
굿판에서 악기를 연주하면
그 돈이 짭잘 하단 말이에요.
보통 서울의 경우 50-100만원 사이이고
지방의 경우라고 해도 30-70만원 정도로
하루에 큰돈을 벌수 있는,
그야말로 국악인들 간의
음지 안의 로또라고 할까요?
(최고 많이 받는 것을 봤을 때
200만원까지 봤습니다..눈앞에서..
전 아니에요^^)
뭐 날짜가 10월 초쯤이었으니...
10월 중순쯤에 굿판에 한번 오라는
무당과의 연락이 있었습니다.
일단 얼만큼 연주를 하는지 봐야한다죠?
굿판을 한번도 안가봤기에 초긴장한 상태로....
그렇게 경남의 모 지역으로
타악하는 친구와 함께
장거리 투어를 하였습니다.
- 여기서 정확한 지명을 밝히지 않는 것은,
TV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유명한 무당이라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하여 밝히지 않습니다. -
처음 신당
(무당이 사는 곳,
제를 올리기 위한 제사상이 항상 차려져 있음)
에 도착하였을 때
그 어마어마한 호화 전원주택 같은 규모에
심상치 않은 무당이구나...
라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보통 무당은
한두명 정도의 장구치는
타악전공사를 데리고 다니구요.
제가 만난 무당은 장구잽이와
같이 생활을 하며 사는 상태였습니다.
저보다 세살이 많은 장구잽이와
간단한 면접??도 아닌 면접을 보게 되었구요.
무당과 간단한 가족관계
(이게 왜 필요한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및 군필사항, 학교 및 음악성 등등을
이야기한 후 굿당이란 곳으로 올라갔죠.
보통 유명한 명산 및 각 지역의 산에는
한두군데의 굿당은 있습니다.
굿을 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방들이
쭉~있는 곳이죠.
굿당에 도착하여 보니,
졸병 무당들이 상을 차리고 있더라구요.
엄청 큰 상에 과일만 수십만원치가 올라가고
과자며 고기며, 아무튼 엄청 올라갑니다.
굿당의 빈 방에서 그렇게 하루를 뒤척이며 보내고
다음날 아침, 굿이 시작되었는데요
처음 봤을때는 그 신기함....
이게 진짜 굿이라는 것이구나....
무섭더라구요.
귀신이 왔네 대감 할배가 왔네
3대 할매가 뭐가 어쩌고 어쩌고
소리도 지르고...
칼로 막 찌르려고 하고 .....
무당이었기에 용납이 되는 행동이지
아마 일반인이 그러면 바로 정신병원행이죠..ㅋ
그렇게 첫날
약 13시간 정도를 악기를 불었을 겁니다.
그리고 나서 처음 굿하고 받은 돈....
봉투가 얇았기에 수표인가 보구나^^
라고 생각하며
차에 타고 출발하여 올라오는 길에
열어본 봉투 안에는....
만원권 15장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대구에서 10분 공연하고
10-20만원씩 받습니다...-_-;;;;
이거 좀 아닌거 같다....
하여 전화를 해보니
처음 했으니깐 많이는 못 챙겨줬다,
계속 와라 굿이 굉장히 많다,
차츰차츰 돈은 올려주겠다..
흐미....
적은 액수에 실망감이 앞섰지만
한달에 공연이 많아봤자
3-4번 뛰는 저로서는..
이 15만원도 모이면 크다 싶은 생각에
그리고 돈 올려준다 했으니
열심히 해봐야겠다...하여
그 후로 줄기차게 굿당으로 다녔죠.
두번이 지나고 세번이 지나고...
어느날 보니
돈은 10만원으로 줄어있었죠.
굿판이 돈이 적었다나....
(아무리 적었어도 500만원이상인데...ㅠㅠ)
같이 간 친구는 한달을 못버티고 나가버렸구요.
저는 주어지는 10-15만원에
적은 액수라도 용돈벌이라도 해야겠다...
하여 열심히 다니다보니...
어느덧 12월...
전 무당이 음악을 아는 줄 알았어요.
근데
올해로 16년 음악 외길인생 걸어온 저와,
이제 두달 취미생활로 하여
따라나온 취미생과 비교하며
너나 저 사람이나 태평소 부는 게 틀린 게
뭐가 있냐며, 더 열심히 불어라며
자존심을 긁는 거예요...-_-
참아야 했죠.
왜냐... 돈이 있으니깐....
거의 세 달 가까이 했을 때
횟수로 치자면
약 50회는 넘게 했을 거예요...ㅋㅋ
굿을 한 사람은 연예인이 하고싶어서
굿을 한 이상한 여자도 있고....-_-
귀신이 보인다며 신내림 받으러 오는 사람...
하는 일 잘 되게 해달라는 재수를 비는 굿...
귀신이 들어왔다며
(분명 제가 보기에는 정신병잔데)
빙의라고 굿하는사람...
열심히 일해서 벌려고 하지않고,
편하게 일하면서 하는 일 잘되게
돈 많이 벌게 해달라는,
그런 한심한 사람
(보통 이런 사람이 대부분이었어요 ㅋ)
대충 700만원정도 번 것 같은데요~
어찌된 게...
손에 남은 돈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ㅠㅠ
그래요...
10-15만원은 쓰다보니
큰 돈이 아니었던 거에요...ㅠㅠ
술 한잔 먹고 하루 퉁....
옷 한벌 사고 이틀 퉁....
그렇게 푼돈으로
하루하루 풍요로운 삶을 살았죠 ㅠㅠ
(미친 짓이었죠...ㅠㅠ
술값으로 하룻밤에 80만원도..)
뭐 이미 쓴 돈 어쩌겠냐 싶지만
아무튼 50회를 넘게 다닌 굿판이....
어느날 갑자기 생각이 든 게
모두 같더라는 거죠.
굿을 하러 오는사람이 다 다른 사람들인데
어떻게 다 같으냐...
건 모르죠 ㅋㅋㅋ
무당과 무당한테 내려와 있는
대감 할아버지라는 귀신만이 알겠죠?ㅋㅋ
게다가 명치를 세게 누르면....
당연히 아프겠죠 ㅠㅠ 엄청 아파요....
근데 귀신이 명치에 집을 지어서 아픈 거라며,
귀신 안씌인 사람은 안 아프다며....
솔직히 누워봐 그러고
제가 눌러주고 싶었어요...ㅠㅠㅋㅋㅋㅋㅋ
점점 이것은 사기다,
진짜가 아닌거 같다...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거예요.
굿을 하러 오는 사람은 거의 어려운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그런 사람들한테 500-1000만원은
분명 적은 돈이 아니거든요.
빚내서 굿하는 건데 ㅠㅠ
더이상 못 있겠다 싶은 거예요.
그런 어려운 사람들 돈을
내가 이렇게 흥청망청 썼다니...
그래도 사람 일이라는 게
돈 앞에서는 더러워도 참는다 하였나요?ㅋㅋ
그래요...
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앞에서는 네네 거리고
싱글벙글 주어지는 돈에
양심을 팔았어요.
적어도 제 자신이 생각하는 틀 안에서
양심을 판 거죠.
유명한 무당이라
TV에도 자주 나온다는 말을 하였듯이
촬영날이었어요.
큰 촬영이라며 주변에
대금과 해금 주자를 델고 오라는 명을 받고
제 여자친구와
후배 한놈을 데리고 갔죠.
용돈이나 벌어가라며....
굿 하는거 보고 놀래지 말고 신기해 하지말고
그냥 앉아서 악기만 하라며....
담당 PD한테 가서
악기하는 사람들 얼굴
TV에 내보내면 안되는거 알죠?
(국악하는 사람들한테 있어서
굿판에 다니는 것이 알려지면
별로 안 좋아요^^)
편집 잘해주세요
라는 말을 끝으로 촬영을 마쳤습니다.
방송이 나오는 날 빼먹지 않고
내 소리가 어떻게 녹음이 되었을까
하여 TV를 켰는데 이거 웬일..
여자친구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ㅠㅠ
완전 클로즈업 되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순간 망치로 두들겨 맞은 듯...ㅠㅠ
여자친구 울고불고 난리 났죠.
선생님들에게 전화오고
친척들한테 전화오고 ㅠㅠ
이 방송이라는게 이렇게 무섭더라구요..ㅠㅠ;;;;
방송사 측을 고소를 하니 어쩌니 일이 터진거죠..
그리하여 그 불똥은 저에게 튀어왔고
무당에게 편집을 요구하는 사항까지
가게 되었죠..ㅠㅠ
PD에게 직접 전화를 걸 수도 있었겠지만
최소한 무당한테 먼저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전화를 하여 말을 하였건만 웬일....
틀림없이 무당이 이거 어떡하냐,
내가 PD한테 전화해서 편집 요구해볼게
라고 말할거라 생각하고
전화를 한 거였는데...;;
(무당도 알아요...
저희 TV나오면 안되는거...-_-)
돌아오는 건 욕 뿐...
여자친구 어머니에게 하는 쌍욕까지 붙혀서
저에게까지 쌍욕...-_-;;;;
사실 세달동안 얻어먹은
얼토당도 안한 이유의 쌍욕들과,
같이 있는 세살 많은 장구잽이와의 트러블....
쌓이고 쌓여 있다가
저도 폭발해버린거죠....
서로가 서로에게
$#%$#^@&^%$^%$@^
이라는 욕을 하였고..ㅋㅋ
사실 전 욕은 한마디도 안했어요 ㅋㅋㅋㅋ
상대방으로 하여끔 욕이 나오도록
살살 놀리기만 했죠 ㅋㅋ
약 올려서 한대 때리기라도 하면
고소해버릴 생각으로요...-_-
그만큼 화가 났었어요 ㅋㅋ
이 싸움의 마지막 하이라이트....
무당이 이 말 한마디에
어이상실을 인정하고 GG치고 빠졌습니다.
무당 : 니 지금 어데있노??
잡아 죽이뿐다
내 지금 대구로 갈게
(너 지금 어디니 때려주겠다)
나 : ***이 돌았나....
니가 점을 그렇게 잘보는데
내 하나 어디있는지 모르나??
너거 잘난 대감 할배한테 점쳐보고
알아가 찾아온나~
(이 여자야 미쳤니?
너 점을 굉장히 잘본다고 하던데
내가 어디있는지도 모르니??
너한테 붙어있는 귀신한테 물어보고 와~)
그 후 일주일쯤 있다가
저한테 전화가 오더라구요.
그때 욕해서 미안하다며....
ㅋㅋㅋ
사실 진짜 미안해서 전화한 거라고는
생각 안해요 ㅋㅋㅋ
단지 제가 굿판의 모든 것을 알고 있기에
굿판의 이모저모를
상세히 사람들에게 알릴까봐
사과의 전화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
하지만 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네요 ㅋㅋ
그래도 무당이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잖아요~그쵸?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통쾌한 한마디였어요 ㅋㅋㅋ
아무튼 이렇게 하여
저의 3개월간 무당 따라다닌 이야기는 끝입니다.
많은 경험을 했고,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어요.
앞으로 제가 살아가면서 해야할 것과
해서는 안되는것,
그리고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그 사람이 진정 나를 믿고
내 사람이 되겠다는 것을요.
글이 너무 길었죠??ㅋ
재미도 없었을 거구요...ㅎㅎ
힘들다고, 안된다고, 곤란하다고 하여
무속인을 찾아가 점을 치는 것은
좋을 수도 있지만
(자기만족)
그 무속인의 입놀림에 홀려
수백, 수천만원짜리
얼토당토한 굿을 하지는 마세요.
힘이 든다면,
오르막 넘어에는 내리막이 있듯이,
힘든 날이 지나가면 좋은 날도 오는 거예요.
그럼....빠잉~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러게 하루 술값 80ㅋ
굿은 아무때나 하는ㄱ ㅓ 아니고 저엏게 남발하는 것도 아니랬는데 진짜 사기꾼이긴 했나보다 ㅋㅋㅋㅋ
?? 여친은 어쩌라고
? 그래서? 여친 얼굴은..?
?결국은 여친만 잣된거잖아 ㅡㅡ
222 그니까 결국 여친만 피해본거잖아...
ㅁㅊ
너무 빡치네 여친 인생은 어케 책임질건데
와 여친만 ㅈ되게 만들고 지는..
무당이나 굿은 전부 사기고 구라인걸 사람들이 언제알게될까
여친인생 조졌네 장난하냐
하 예술계쪽 한줌인데 국악은 더 한줌일텐데 장난하냐 평생갈 꼬리표 만들어놓고 ㅡㅡ
ㅈ 같네 ㅅㅂ
지는 일할때 돈 쪼끔받고, 막판에 싸움한거 빼고 그 외에 딱히 손해 본것도 없네. 저 남자 땜에 여자친구만 난리 났고. 그래서 글 존나 아무렇지도 않게 쓴거 봐.. 당신도 딱히 나은 사람은 아님. 못됐음.
여친은... 대체... 뭔죄...?니 깨달음이랑 그게 대체 뭔 죄냐 지 혼자 다 깨달은 거마냥 글 쓰는 것도 역겹네...
자기연민이 철철 넘쳐 흐르네..돈이 적고 사람들을 속이는 짓이면 안하면 될걸 그냥 돈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했어요..게다가 뭘했길래 80만을 한번에 술값으로 씀?
뭐래 븅신이.. 한남하나때문에 여자앞길 망쳣네
여친있는데 하루술값 80..? 흠...
뭐야? 그냥 말로 한방 먹인게 그렇게 기쁘고 뿌듯해서 이 글을 다 쓴거??? 뭐 보상 받은건 없고?????
여친은.......?
뭐라는거야 ㅅㅂ 여친인생만 조져놨네
지땜에 여자친구 인생 조창 났는데 인생사 다 경험해본 척 무속신앙 믿는 사람들한테 훈수두는 글이나 쓰면서 으쓱하고 있네 진짜 개패고 싶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