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는 하셨나요?”
“네”
“네이버 밴드를 보니 간단하게 드셨더라고요.”
“아들 얼른 보러 가고 싶어서 간단하게 먹었어요.”
“배고프시겠어요.”
“괜찮아요. 그런데 혹시 지난번처럼 영진이 옷 챙겨가야 해요?”
“아, 저희 지난번에는 옷가지를 챙겨갔죠. 이번에는 안 챙겨도 돼요. 실내에서 만날 거예요.”
“네, 알겠어요.”
집에서 점심 식사하고 아들 만나기로 했다. 식사가 간단했던 이유는 아들이 얼른 보고 싶어서라고 하신다. 아들 물건 챙겨가야 하는지 물으시니 감사했다.
“우리 이번에는 영진이 만나면 웃으면서 만나요! 그래야 영진이도 힘이 날 거예요.”
“네”
“영진이가 뼈 있는 치킨을 먹었던가요?”
“아니요. 순살이요.”
“무슨 맛으로 포장할까요?”
“맛이 여러 개 있는데”
“영진이 매운 건 못 먹어요”
“그럼 간장으로 할까요?”
“네 좋아요”
지난 만남 때 아들에게 치킨 사 간다고 약속했다. 메뉴를 의논하니 단번에 아들이 맵지 않은 걸 좋아한다고 말씀하신다.
“간장 키친 한 마리 포장해 주세요. 20분 뒤 찾으러 갈게요.”
“20분보다 좀 더 걸려요.”
“네”
“전화가 끊겼어요.”
“영진이가 순살 먹어야 하니까 다시 걸면 좋겠어요.”
“저기요. 순살로 포장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도중에 전화가 끊겨서 다시 걸어 정확히 확인했다. 아들 먹는 것이니 더 신경 쓴다. 이렇게 전화 주문도 엄마 정선옥 씨의 몫이다.
치킨 포장해서 아들 만나러 갔다.
“엄마 다시 일해, 영진이 아프지 말고, 잘 있어야 해”
“네”
“영진이 많이 보고 싶었다, 엄마가”
아들이 치킨을 한입 건넸는데 정선옥 씨는 먹지 않았다. 아들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고 했다. 그 덕에 정영진 군은 치킨 한 마리를 천천히 다 먹었다. 아들을 챙기고, 예뻐하는 엄마 정선옥 씨의 모습이 오랜만이었다.
“아들, 엄마한테 하고 싶은 말 없어?”
“음?”
“정말 없을까?”
“피자!”
“아들, 다음에는 피자 사 올까?”
“그래, 피자 큰 거 사 올게.”
“간식!”
“과자도 같이?”
“네”
사랑한다는 말을 기대했는데,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 피자라니. 다 같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정선옥 씨는 그래도 좋다고 했다.
“아들 만나서 좋았어요”
“저도 두 분이 시간 보내는 모습 보니 좋았어요. 아들 피자 사주려면 일 열심히 하셔야겠어요.”
“네, 열심히 해야죠.”
“일도 잘 다니시고, 일상도 보내다가 다음에 또 만나러 가요.”
“네”
달에 한 번은 아들 보러 갈 수 있지 않을까. 잠시 떨어져 있어도 서로를 기억하는 엄마와 아들이길 바란다.
정선옥 씨는 아들 생각하며 일하다가 힘들 때 힘내고, 교회에서 기도 하신다. 그 마음이 아들에게도 전해질 거라고 믿는다.
2025년 1월 11일 토요일, 이다연
입원 중인 아들에게 할 수 있는 엄마 노릇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엄마의 마음, 잘 전해졌을 거예요. 고맙습니다. 양기순
어제도, 오늘도, 앞으로도 영진이 엄마로 살아가겠지요. 자기 일로 여기고 챙기니 고맙습니다. 더숨
첫댓글 아들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른 선옥 씨.
어머니들의 마음은 다 똑같나봅니다.
아들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이 잘 전해지네요. 영진 군도 엄마의 마음을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