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ouchy Ladybug by Eric Carle
에릭칼의 책들 중 딸래미보다 제가 더 좋아하는 책 하나 소개합니다. The Grouchy Ladybug 무당벌레는 무당벌레인데..표지 그림을 보니 썩 이뻐보이지는 않죠? 그림만으로는 다른 책들처럼 책 내용을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grouchy는 우리말로 '삐친' 상태라고 하면 딱 맞을 것 같습니다. 제목을 '삐돌이 무당벌레'라고 하면 어떨까요? ^^; 뭐가 마음에 안들어서 뾰로통하니 삐친 무당벌레가 되었는지 궁금하시죠? 에릭칼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무한 상상력의 세계가 펼쳐진답니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밤이 지나고 해가 떠오르는 이른 새벽, 나뭇잎에 붙어있는 진딧물을 아침식사로 먹기위해 무당벌레 두 마리가 찾아옵니다. 한 마리는 grouchy ladybug, 또 다른 한 마리는 friendly ladybug 입니다. (영한타 바꾸기가 번거로운 관계로 삐돌이 무당벌레와 다정이 무당벌레라고 해두겠습니다.) 이 책은 무당벌레를 주인공으로 한 스토리만을 전달해주는 것이 아니라, 과학과 연계하여 무당벌레의 먹이, 생활습관을 배우고 수학과 연계하여 시간, 크기 등에 대해서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만간 지니와 뭔가 활동을 할 것 같은 느낌이....^^)
사실, 주인공 삐돌이 무당벌레는 자기가 결코 삐칠 일도 아닌데 괜히 삐쳐서 스스로 욕심을 부리며 까불다 큰코를 다치게 됩니다. 'Good morning' 하고 인사하는 다정이 무당벌레에게 인사를 하기는 커녕 자기가 먹을 진딧물만 생각하면서 아주 불친절하고 무례하게 행동하며 싸움을 거니까요. 'Do you want to fight me for them?'하며 시비를 거는 삐돌이 무당벌레에게 전혀 개의치 않고 의연하게 'If you insist'라고 대답하는 다정이 무당벌레...멋집니다.^^
다정이 무당벌레에게 살짝 겁먹은 삐돌이 무당벌레는 'Oh, you're not big enough for me to fight'라며 한발 물러납니다. 하지만 'Then why don't you pick on somebody bigger?'라는 다정이 무당벌레의 말에 발끈한 나머지 스스로 무덤을 팝니다. 'I'll do that!' 큰소리 뻥뻥 치면서요.
자, 이제 한장 한장 넘겨가면서 삐돌이 무당벌레가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장장 12시간을 무엇을 하며 보내게 되는지 살펴볼 차례입니다. 시간별로, 등장하는 동물의 크기별로 순차적으로 넓어지는 페이지 구성..참 기발하죠? 동물들의 크기와 함께 글씨 크기도 점점 커진답니다. 페이지를 다 보여드릴 수 없음이 안타깝지만, 책을 직접 보시는 것이 좋기에 처음 컷만 보여드립니다.^^
삐돌이 무당벌레는 다정이 무당벌레에게 더 큰 동물들과 한판 붙어보겠다고 큰소리를 치고 출발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온갖 동물들에게 싸워보자고 시비를 거는 일만 남았습니다.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만나는 동물들에게 다 싸우겠냐고 물어봅니다. 자기가 꽤나 크고 힘이 센 동물인양 착각을 단단히 하고 있는 삐돌이 무당벌레... 페이지를 넘기면서 점점 더 큰 동물들이 등장할 때, 정말 삐돌이 무당벌레를 말리고 싶어집니다. '됐다, 고만해라~~!' --; 다른 동물들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고 기막힐지... 삐돌이 무당벌레는 정말 모르나 봅니다.
결국 만나게 된 동물은 엄~~~~청나게 큰 고래입니다. 고래 입장에서는 정말 콧털만큼도 안되는 무당벌레가 싸우자고 덤비니 어처구니가 없을게 분명합니다. 삐돌이 무당벌레가 정말 까분다고 생각하겠죠?
10페이지에 걸쳐 그려진 고래 그림을 보면 아이들도 놀라서 저절로 입이 벌어질 겁니다. 지니와 제가 그랬거든요^^ 정말 엄청나게 큰 고래입니다. 무당벌레하고는 비교자체가 안되는 크기죠. (지구본에서 우리나라를 찾고나서 드는 느낌도 이와 비슷하죠.^^;) 그러니 삐돌이 무당벌레도 정신좀 차려겠죠? 아니, 정신을 차릴 수 밖에 없도록 고래가 처리를 해줍니다.
결국 겸손해진 마음으로 다정이 무당벌레에게 돌아가게 되는 삐돌이 무당벌레... 이 책이 주는 교훈은 참 많습니다. '자만하지 말자' '욕심내지 말자' '우물안 개구리' '보리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그런데, 저는 좀 약간 다른 생각도 들더군요. 삐돌이 무당벌레는 마음이 어떨까.... 고래의 크기에 비해 자기 자신이 얼마나 작고 초라해보일까... 잘난척 하고 까분건 못마땅하고 미워보였지만 한편으로는 좀 안됐다 싶은 마음이 듭니다.--; 누구나 '내가 최고야!'하며 자아도취에 빠진듯 나만 알고 사는 때가 한번쯤은 있는 건데... 그 기세등등함이 완전히 꺽이고 풀이 죽은 모습을 한다는 건 참 보기 딱하고 맘 아픈 일입니다.
그래서 돌아온 삐돌이 무당벌레를 상냥하게 받아준 다정이 무당벌레가 참 좋아보입니다. 우리도 무례하고 거만한 누군가가 풀이 죽어 돌아왔을 때 상냥하고 친절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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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ute jinny 원문보기 글쓴이: 초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