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인가.
오늘도 나는 점심 때까지
생각했던 모임을 깜빡 잊고 말았다.
집안일에 열심인 나에게 온 전화 한 통화
모임 한 시간 전인지라
하던 일 멈추고 서둘러 채비를 차린다.
버스를 타고나서야
저녁에 비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떠올랐다.
앗 불 싸 우산을 챙기지 못했음이 생각난다.
제발 도착할 때 까지만이라도 비야 오지 말아라.
예상은 빗나가지 않고
보슬비가 내리고 있다.
어쩐다. 비를 맞으며 걸어가야지
쓸쓸한 정류장뿐이니
정류장에 내려 몇 걸음 떼어 놓을 때
말없이 누군가가 내 손에 우산을 쥐여준다.
괜찮아 학생 우산 쓰고 가 소리쳐 보지만
등 뒤로 손사래 치며 저만큼 멀어져 간다.
비는 모임을 끝내고 집에 도착하도록 내렸다.
밤새 꾸준히 내렸다.
고마워 하는 끊임없는 내 생각 같이
비가 올 때면 나는 이 우산을 즐겨 쓴다.
맑게 비춰지는 학생의 마음을 간직하며
언젠가는 나도
비 오는 날
다른 사람의 우산이 되어보리
사랑의 마음을 가득 채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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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비 오는 날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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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맑은 비닐 우산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손녀 같은 학생이네요.
베레나 자매님은 좋은 글 올려주시는 것 만해도 맑게 비춰지는 학생 마음 같고
사랑의 마음을 가득 채워서 다른 사람의 우산이 되어 주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