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가지끝에서 홍시가 익어갈 쯤
문풍지를 타고 들어오는 샛바람이
콧 끝을 얼얼하게 할 때
한 방에서 한 이불을 덮고
서로 끌어댕기며 이불 싸움 하며 같이 컷던
50대 후반 조카들이
막내고모인 내가 고생한다고
쇠고기 사준다 왔길래
강진 맛집에서 팥죽 먹고
월출산 아래 있는 산마을로
까치밥 따러 갔다
물론
낮은 곳에 있는 감들은 다 따고
까치밥으로 남겨 둔 홍시를
작대기로 두드러 떨어뜨린 후
둥근 모양 홍시가 낙엽위에서
감떡이 되어
손가락 사이를 타고 흐르기 직전
후루룩 ! 먹는 맛이란ㅡ
사랑이란
평생
심지없이 뼈없이 붉어지는 일
군말 없이 허공을 붙드는 일이란 걸
홍시에게 배웠다
참고로
11월의 월출산은
그레이색 실크로 된 속 옷을 살짝 걸치고 나온
불혹의 여인처럼 매혹적입니다ㆍ
카페 게시글
자유 게시판
까치밥 따러 갈까!
윤슬하여
추천 3
조회 260
21.11.16 16:40
댓글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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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랑이란
허공을 붙들고 심지없이 빨갛게 익어가는 홍시다! ㅎ
ㅎㅎ 이렇게 바로 잡아 주시니
절창입니다ㆍ
허공에 매달릴지라도
제 살 깍이는 곶감은 싫어요 ㆍㅎㅎ
까치밥으로 남겨둔 홍시 정말 더 맛이 있지요
시원하고 달콤하고 터진감 먹다 보면 얼굴에 손에 다 묻어서 볼성은 없어도 정신없이 먹게되지요
그런 조카가 있어서 좋으시겠어요
ㅎ 맞습니다
마치 감나무 가지에다 끼어 놓은
생수 한 병이 있어서 손을 씻는데
그 생수 한 병 놓고 간
무명씨가 감사했어요
사다 먹는 홍시의 맛하고
비교 할 게 아니었어요
아유~~~
저 누르면 툭~! 주르르 터져나올
달콤한 감의 입자들....상상에
상상을 더해서 ㅎㅎㅎ
그레이 실크 속옷입은 여인네
상상하며 월출산을 그립니다.
그리고 슬금슬금 다가오는 퇴근시간
얼른 감 사들고 집에 가야쥐~~~
ㅎ
이더님!
제철 과일 많이 드셔요
지금 홍시는
단물 가득이에요
저 홍시도 대봉감 푸른시절에는 단단했을텐데..
시집올 땐 나름 단단했었는데
지금은 저 홍시처럼 풀어져가는
아내의 가슴을 만지며 자야겠습니다.
오늘밤엔~~♡
후후
하여
오빠가 먹고
언니가 먹고
내가 먹다 둔
엄니의 쪼그라든 튜브같은 젖을
젖통이라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하여
나만이라도 반달이라 부르자ㆍ
"그레이색 실크로 된 속 옷을
살짝 걸치고 나온 불혹의 여인처럼"
가슴이 콩닥콩닥 뜁니다.
이제야 철이 드는 것 같습니다.
아! 이 마음 어디로..
홑샘님의
잠자는 세포를 흔들어 깨우는
월출산의 기가 대단하긴 해요
오늘 따라
겹겹이 겹친 봉긋봉긋한
월출산의 산봉우리가 드러누운
여인네들처럼 보였거든요
"그레이색 실크로 된 속 옷을
살짝 걸치고 나온 불혹의 여인처럼"
그대를 떠(잠낀!!!) 올렸습니다
신이시여~
죄를 지었나이다
돌맹이를 던지소서~
ㅎ 우리가 죄를 지어 불안한 게 아니라
사랑하지 않아 불안한 거랍니다ㆍ
사계절 중
이파리 떨어지고 난 월출산의 11월은
감탄의 연발이죠
까치 까마귀 보기 면목이 없네
그래두 애인 입술보다는 덜 달어 ㅎ
어찌나 단지
까치 ㆍ까마귀에게 미안한 생각은
잠깐
후루룩 후루룩 주먹 가득한
홍시단물을 두 개나 먹고
배 터지는 줄 알았어요
입술이 실제로 감보다 다나? ㅎㅎ
나중에 들어 볼 일이야
건질데라곤
송곳 꽂을 땅 없는
부산 촌사람
하동 악양대봉감 5만원주고 택배시켜서
달달공주로 살고 있답니다
저는 감 먹는일
전문가 수준입니다
단감4박스째
대봉감2박스째 ㅡ
11월의 남도 들녘은
가나안땅이 따로 없습니다ㆍ
까치ㆍ까마귀ㆍ
새떼들도 배 부른 곳이에요
어제는
버려진 표고버섯 농장에서
한 봉다리 따왔어요
https://youtu.be/eSHaMHXN_4g
PLAY
허리 펴고 숨고를 여유가 생기니
이제야 산이 보입니다
오늘 이 노래가
가슴으로 쏵 와서
엥기는 게
월출산도 저의 오래 된 인연인듯요
잘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글도 참 고급집니다‥
윤슬님.올만요?
깊어가는 가을 잘 지내고 계시죠?
대봉감 겁나 맛나 보입니다‥
까치가 서운해 하겠어요‥ㅎ
달달한 밤요~^^
아후
유영님 감사합니다
까치들 양식이 넘넘 많아서
걱정 안했어요 ㅎ
유영님이 참 좋아할 곳인데ᆢ
사랑이란
평생
심지없이 뼈없이 붉어지는 일
캬하~~ㅎ
홍시 먹고 싶어요
아휴
뭇별님 거리가 웬수구만요 ㅎㅎ
담 넘어 살고 계셨다면
이삭 줍는 거 나누어 먹어도
못다 먹을 건디요
초야에 묻혀 살기 아까운 여인
그래도 시집은 잘 갔소이다.
그리하여 사랑타령도 절창입니다. 그려,
지기님께서
간혹
올리신 글을 볼 때마다
깜짝 놀랠 때가 많습니다ㆍ
다박하신데다
절묘한 이입이요
이렇게 좋은 카페 이끌어 주심
늘 감사합니다ㆍ
홍시~~
특히 까치밥~~
너무너무 먹고싶펐어
저는 매일 요로콤 까치밥 따듯이 하나씩~~둘씩 먹다보니 베둘레햄이 장난 아니되었습니다^^*
홍시
다이어트에 그만이에요
배가 부르니
탄수화물 섭취가 줄어들어 좋구요
실컷 드세요 ㅎㅎ
@윤슬하여 ㅎㅎㅎ
저는 홍시 배 따로 있고 밥먹는 배가 따로 있나봐요^^*
ㅡㅡㅡ
홍시 묵고 밥도 양껏 먹어요~~
우찌하오리까~~ㅎㅎㅎ
제 스스로 요로콤 중얼거리면서 먹는다니까요~~^^*
@스포원
하하하
잘 하셨어요
어제 저도 주먹만한 홍시
으깨진것 아까워
세 개나 먹고
배터져 죽는 줄 알았어요
반가워요
홍시동지! 스포원님!
윤슬여사 게시글의 특징중 하나,
늘 홍시같이 색깔이 찐하고 달디단 댓글들이 달린다는 점.
게시글이 그러하니 댓글들도 그러겠지요.ㅎ
ㅎㅎ
이드님처럼 고급진 분은
절대 빨간색을 못 쓰지라 !
홍시에게서 배우는
인생 살이가
참
내게는 꼭 맘에 들어 옵니다~~
그대만이 느끼고
표현 할 수 있는
멋진 글~^^
안그래도
효주님 생각이 스쳤습니다
작대기 들고
홍시 딸 수 있으려나! 하고
가을 걷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남도의 들녘은 묘한 매력이 있어요
콩도 줍고
팥도 줍고
표고버섯도 줍고
홍시감은 지천이고
저의 유년시절 빼놓을 수 없는 일부가 감입니다.
마당에 큰 동이감 나무가 있었습니다.
감꽃. 감똥. 선 감. 감. 연시. 홍시. 곶감. 두루 섭렵했습니다.
하늘이 쪽빛보다 더 푸르군요.
환상적인 남천(藍天)입니다.
아
그러셨군요
저도
감나무집 막내딸이었습니다ㆍ
건강 유지 잘 하시길 빕니다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