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새벽 1시 30분 부산행 우등고속을 타고 나와 수홍은 부산으로 향했다.
나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우리는 출발 즉시 잠에 드는
무신경함을 보였으며, 이후 휴게소에 들른 것조차도 모르는
수면삼매경에 빠지게 되었다. 민수홍 군은 이 사실에 경탄하여,
과연 지누거사의 축지법은 놀랄 만하다고 입에 거품을 물고
머리를 조아려따.
부산에 내려니, 오전 6시 경이어따. 수홍은 자기의 집으로
가자고 나를 꼬셔꼬, 나는 순간 그에 넘어가 수홍의 집으로
향하는 택시를 탔으나, 수홍의 집에 다온 순간, 갑자기
깨달은 바가 있어, 수홍의 집에 가지 않고, 목욕탕에서
잠시 몸을 맏기기로 해따. 수홍은 나에게 돈 만원을 쥐어
주었고, 나는 목욕탕에 들어갔다. 겉보기에 꽤 큰 곳이어서,
수면실이 있는 그런 탕이라고 생각했으나 실제 가보니,
정말 작은 목욕탕이었다. 눈물을 머금고, 목욕을 하고 밖에
나오니 7시 경이어따. 민석 누님의 결혼식장이 있는 금농
근처로 향하려 하였으나, 그쪽으로 가는 버스가 없었따.
수홍의 집이 워낙 외진 곳이라, 버스도 43번 버스가 그 근처에
갈 뿐이어따. 송월타올 앞에서 내려서 근처의 겜방에서
시간을 때우기로 하였다. 신사직 아파트 근처의 겜방에서
세 시간을 때웠다. 근데, 왜 이리도 춥던지. 정말 추웠따.
벌벌 떨면서 세시간을 때운 다음, 나는 민석의 누님 결혼식에 가따.
민석이는 거의 모델수준의 양복을 걸치고 웃고 있었다.
나는 배고파서 정말 힘들어따. 그래도, 배를 부여잡고,
꾹꾹 참아따. 식이 끝나고, 갈비탕 비스무리한 것이 나와서
매우 맛있게 먹고 나니, 갈 데가 없고, 몸은 피곤해따.
이때 수홍이 다시 유혹했다. 나는 수홍의 집에 가따.
수홍의 집은 매우 외진 곳에 있어서, 집 밖에 가면, 배추가
푸성귀가 무성하고 자라고 있었다. 새소리가 들리는 그런
한적한 곳이어따. 수홍이의 얼굴을 보면, 수홍이의 아버님과
어머님이 매우 성깔있을 것 같으시나, 예상과 달리 두 부모님은
매우 자애로우신 분이었따. 인사를 드리고, 나는 수홍의 앨범을
뒤져따. 그제서야 많은 친구들이 수홍의 얼굴을 보고 망가져따고 한탄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어따.
나는 몰래 수홍을 훔쳐보았따. 수홍은 밖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 속의 훌쩍 흐르는 눈물을 잡아낼 수 있었따. 수홍의 한마디...
"그 때가 내 전성기여따. 인생에 그런 시절도 함 있어야쥐"
그 말이 내가 수홍에게 들은 가장 감동깊은 말이어따.
화려한 연예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 늙은 여배우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을 수홍이에게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수홍이를 폭 끌어안꼬 말아따.
이후 나는 수면삼매경에 빠져들어꼬, 깨보니, 오후 5시 경이어따.
수홍이 아버님께서 회를 사시러 나가셨다고 하니, 나는
기다려따 먹고 가기로 했다. 수홍이 어머님, 아버님과
수홍이 누나, 자형과 수홍의 예쁜 조카, 현진이까지
다같이 저녁을 먹었다. 나는 이때, 수홍의 나쁜 점 백가지를
모두 숨기고 좋은 점 한가지를 과장해서, 얘기하느라고,
그 맛있던 자연산 도다리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을 정도여따.
나의 구라에 흡족해하던 수홍의 웃음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언젠간 사실은 밝혀져야 한다.
이후 우리는 서울로 가기 위해서, 짐을 싸서 나왔따.
수홍의 집은 고속터미날 가는 버스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또 송월타올 앞에 내려따. 그후 수홍과 나는 미숙의 집에
가서 저녁을 먹을까 해주네 집에 가서 저녁을 뺐어먹을까
하고 고민을 했지만, 아직 배가 고프지 않은 관계로 참기로 해따.
신사직 아파트 앞에 있는 도영의 집 앞에 가서 도영이를 불러내고
민석 나오고, 신정, 화운이도 나와서, 그 앞의 맥주집에서
맛있게 술을 먹었따. 그후, 집에 가는 순간, 귀에 이어폰을
꼽고, 집으로 가고 있는 선화를 볼 수 있었다.
이후 우리는 고속터미날에 가서, 서울행 버스를 탔따.
이때가 12시 40분이어따.
그렇게, 하루는 가따. 민석과 수홍, 찌누는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잠에 들어, 서울 강남터미날까지
한 번도 깨지 않고, 자고 일나따.
그렇게 하루는 가따. 담주는 우리 누님 결혼이시다.
공짜로 술물 사람 다 온나...
그리고, 우리 집안 사람들, 박선영, 신맹재, 김영일,
유재훈 니네들은 무조껀 와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