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자유토론 원문보기 글쓴이: 난 아직도 ing
가만히 있기만 해도 땀이 조로록 흘러 내리는 여름이 찾아왔다. 이쯤만 되면 '블랙아웃'을 외치며 국민들에게 절전을 외치며 전기절약을 강요하는 기사와 뉴스가 쏟아지고 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전기가 끊길것처럼 호들갑을 떠는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정작 전기를 아껴야할 당사자가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서민들에게만 절전을 요구하는 이 상황, 너무 불편하고 또한 아리송 하다.
여러분들 가정의 전기료, 얼마나 나오나요?
5월 말쯤, 점점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고 그때쯤 난 우리집에 있는 선풍기를 꺼내서 물로 닦고, 이틀전에 우리집에 있던 에어컨의 필터를 기사아저씨를 불러 청소를 했다. 손이 워낙 망치손이라 뭐를 손만 대기만 해도 망가져서 고장난것 AS하는거 보다 차라리 애초에 기사님들을 불러 손을 대는게 훨씬 싸게 먹혀서 비싼 물건을 손을 댈때는 항상 가전제품 AS기사님을 부른다.
하루에 에어컨을 켜는 시간 두시간, 아침에는 선선한 바람이 들어온다 하지만 12시를 기점으로 바깥 공기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20~30분씩 에어컨을 키고 끄기 바쁘다. 방안에 더운기운만 좀 가시고 나면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는데 에어컨을 그냥 후딱 꺼버린다. 몇년전 여름에 에어컨 한번 잘못 켯다가 전기세 폭탄을 맞고서는 내 용돈의 절반이 전기세로 나간 그 기억하기도 싫은 추억때문에라도, 에어컨을 켜기가 좀 그렇다.
혼자 살아서, 그렇게 전기세가 많이 나갈거 같진 않지만, 이리저리 쓰다 보면 2~2만5천원 정도는 그래도 매달 나오는거 같다. 이번달에 선풍기를 24시간 끌어 안고 있었고, 전기 잡아먹는 귀신 에어컨을 가동했으니 이번달 전기료는 작년 겨울 정도나 나오겠지 하는게 내 생각이다.
솔직히 이리저리 아껴쓴다고는 아껴 쓰고 있는거 같다. 바깥에 외출할때는 냉장고를 제외한 집에 있는 가전제품은 꼭 코드를 뽑거나 끄고 나가고, 왠만큼 덥거나 춥지 않은 이상에야 전기장판이나 에어컨을 켜지도 않는다. 가전제품을 살때도 절전 효과가 있다는 1등급 마크가 붙어 있는 제품으로만 구입하고 있고 저번에 한번 바비리스를 쓰다가 머리카락을 태워먹어 머리카락 중간을 뚝 끊어먹고 짧게 자른 이후로는 헤어드라이기나 바비리스 같은 전기를 많이 잡아먹는 가전제품도 쓰지 않는다.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하루에 써?자 컴퓨터 3~4시간, 핸드폰 충전, 냉장고, 정말 심심하면 이리저리 돌려보는 TV 하루에 두어시간, 기타 불 켜고 끄고, 이정도만 해도 한달에 2~2만5천원이 나오니 더 절약하려고 해도 할수가 없는 상황이다. 솔직히 현관문 부터 시작해서 온 집안에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산다면, 지금보다 훨씬 에어컨을 켜고 끄는 시간은 줄어들수도 있지만 그래도 여자혼자 사는집에 무슨 일 있으라고 현관문 부터 시작해서 문이란 문은 전부다 활짝 열어 둘수도 없는 노릇이고.
7~8월중 가정에서 30% 절전하면 전기료의 10% 를 깎아주고, 그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적립해준다고 한다. 일반 가정 전기료 평균인 월 251㎾를 쓰는 가정의 경우 월 3만2,800원의 요금이 나오는데, 30%를 절전하면 전기요금 자체가 1만8,000원으로 줄어들게 되고, 1,800원의 포인트가 생기게 되는 셈이다. 이 정책이 나온다는 기사를 전해 듣고서는 조금 이상했다.
여기서 아끼려면 얼마나 더 아껴야 하고, 얼마나 더 안써야 되는건가. 그냥 집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서 온몸이 끈적끈적 해지는데, 냉방용 가전제품을 틀지 않고 버티고, 저녁되면 일찍 밥먹고 잠들어야 하나? 아, 예전에 우리 할머니집 할아버지 집에서는 전기료 많이 나온다고, 저녁엔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에야 방안에 전등을 켜는건 꿈도 못?고, 촛불켜고 일기쓰고, 선풍기 틀면 전기료 나간다고 마을 정자나무 에서 자연풍 쐬고, 밥 늦게 먹으면 불 켜야 되니까 겨울엔 저녁을 4시에 먹고 여름엔 저녁을 5시쯤에 먹었지. 그렇게 하니까 전기료는 한달에 1만원~1만5천원 수준으로 유지되긴 하더라.
한전을 적자나게 만들고, 전기를 아껴야 할 주체는 가정이 아니라 기업
요즘 자꾸만 전기부족 현상에 대해 그 모든 탓이 가정용 전기 때문인것처럼 뉴스가 나오는것을 보며 여간 불쾌할수가 없다. 전기를 아껴야 할 주체는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서민들에게 절전하자 소리 높여 강요하는건지. 그것도 전기를 펑펑 써대는 그 주체들 보다 훨 몇배로 비싼 전기요금을 받아가며 말이다.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참 이상한 나라라는건, 사회 취약 계층들이 겨울에 비싼 기름값 때문에 그나마 저렴한 가정용 전기로 몸을 녹이고 그것마저 아낀다고 안켜고 살다가 동사해 죽는 마당에 산업용 전기값은 전기를 만들어 내는데 들어간 원가 이하로 어마어마하게 공급해서 적자나는 구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국민들에게 히터 켜지마라, 에어컨 켜지마라 감시하고 소리 지른다.
전체 전력 사용비율에서 가정용은 14% 밖에 안되고 거의 77% 가량을 산업용 전기가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블랙아웃이 마치 국민들이 전기를 많이 써서 일어나는 것 마냥 이야기 하는거 보면 같잖다 못해 어이가 없다. 블랙 아웃이 일어나는 이유는 물쓰듯 전기를 쓰고 있는 기업 때문인데도 불구하고 막상 블랙아웃이 일어나면 가정용 전기부터 끊긴다는 참 불편한 현실.
블랙아웃 상황이 벌어지게 되면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나 주택등 일반 가정용 전력 부터 순환단전에 들어간다고 한다. 2순위는 백화점과 아파트이고 3순위는 기업체나 공장 이다. 전기먹는 하마들이 뒷전에 밀려나 있고, 항상 피해는 가정만 본다는게 정말 이상하다. 이거 뭐 70~80년대도 아니고 맨날 블랙아웃 타령, 나라 꼴이 후져도 너무 후지다. 어릴때 밤되서 촛불 켜면, 할머니가 촛불을 호~ 불어서 안끄고 손가락으로 심지를 톡 건드려 끄는게 너무 신기해서 나도 따라한다고 불옆에서 얼씬 거리다가 머리에 불이 옮겨붙어 이리저리 날뛰고 그러다가 할머니집을 홀라당 태워먹을 뻔하고 바가지 머리로 자른적도 있었는데. 어린날의 추억, 그때 그시절로 돌아가려나?
전기를 아끼고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서 한전의 적자를 메꿔야 할 주체는 가정이 아니라, 기업이다. 현행 제도 하에서는 기업용 전기요금은 경부하 시 ㎾h 당 60.2원 중간부하시 ㎾h 당 105.2원 최대부하시 ㎾h 당 152.1원 등 요금이 차등 적용되고 있는데, 모든 가정집에서 평균적으로 사용한다는 250kWh를 사용한다 할때, 1단계 100kWh 까지는 1kWh당 59원, 2단계 까지는 122원, 3단계 까지는 183원으로 1단계까지는 산업용과 비슷하다 할지언정, 2단계부터는 산업용에 비해 가정용 전기요금이 확 뛰기 시작한다.
올해 감사원이 공개한 산업용 전기 원가 회수율이 82.4%로 주택용원가 회수율인 90.3%보다 현저히 낮다. 더불어 대한민국 전기 총생산량의 77% 가량을 차지하는것이 산업용전기다 보니, 그 적자폭은 가정용 전기보다 더 클수 밖에. 비록 몇 차례 인상이 있어 왔지만 수출 경쟁력 확보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어떤 종별 전기 요금보다 낮게 유지해 왔던(농업용 제외) 것이 산업용 전력 요금이었다. 때문에 전기는 기업에서 쓰고, 전기 요금은 국민의 세금으로 메우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더불어 문제가 되고, 물의를 빚었던 전기되팔기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구역전기사업자들은 특정구역 내에 LNG 발전기를 설치하고 전기와 열을 생산해 특정한 공급구역에 일정규모 이상의 전력을 공급한다. 많은 기업들이 동참하며 성황을 누렸지만, 시간이 흘러 이들은 관련법의 허점을 이용해 자체 발전은 하지 않고 한국전력에서 전기를 아주 헐값에 사들이고 다시 비싼값에 다시 한전에 되팔기만 했다. 그 차익분은 고스란히 적자로 남았고, 정부는 그 차익을 국민의 혈세로 메꾸기만 했을뿐. 이럼에도 불구하고 전기를 아껴야 된다고 자꾸만 국민들에게 소리 지르는 현실이 너무 이상하다.
국민들은 잘 아끼고 있으니 산업용 전기요금 현실화와
더불어 솔선수범의 자세로, 청와대와 국회부터 단전하세요.
자꾸만 국민들에게 전기아끼라고 소리 지르지 말고, 블랙아웃 상황 일어나면 솔선 수범으로 청와대와 국회부터 단전 시키고 그 다음으로 전기를 물쓰듯 쓰는 산업용 전기부터 단전시켰으면 싶다. 주거부분 1인당 전력소비량은 OECD 평균 0.5배에 불과하다. 5배가 아니라 절반 수준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국내총생산 대비 전력소비량은 OECD 평균의 1.75배에 달하는 등 저렴한 산업용 전기요금 탓에 제조업 등 산업용 전기가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얼마나 더 아끼란 이야기가 나올수 있는지 새삼 궁금할뿐. 백번 양보해서, 블랙아웃이 오면 정부 말대로 가정 - 관공서 - 공장 순으로 전기를 끊는게 맞다고는 본다. 하지만 문제는 전기료를 거꾸로 걷는다는 데 있다. 가정들이 누진세로 산업용이 축내는 전기료 적자 비용 분담해주고 사용량도 OECD 평균보다 턱없이 낮지만, 그저 국가의 아픔에는 무조건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동참하라니 정말 이상한거다.
산업용 전기의 원가를 현실화 해서 산업용 전기 원가 회수율을 일반 가정용 전기 원가 회수율 정도로만 끌어 올린다면, 한전에서 매년 일어나는 엄청난 적자를 더이상 국민의 혈세로 메꾸지않아도 된다 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더불어 굳이 전기를 끊겠다고 한다면 솔선수범의 자세로 청와대와 국회부터 단전해야지.
매일처럼 자기네들이 잘못된 정책을 내놓고, 잘못된 통계와 예측을 해서 일어나는 전력부족 사태를 왜 자꾸 국민들에게만 떠 넘겨 국민들에게 절약하라 이야기 하는지, 그럴바엔 차라리 그렇게 이야기 하는 본인들 부터 솔선수범과 그리고 반성의 자세로 그곳에 들어가는 전기부터 단전해야지. 국민들은 찜통속에 전기요금 많이 나올까 싶어 맘놓고 틀지도 못하고, 장식용으로만 존재하고 있는 에어컨 임에도 불구하고 추워서 겉옷을 챙겨 입지 않으면 못견딜도로 팡팡 틀어가며 어쩜 낯짝 두껍게 그런 말이 나오나 몰라.
블랙아웃이니 뭐니 전기세 올리려는 기미 보이며, 자꾸만 소리 지르는 덕분에 밤에 잘때 발쪽에 하나 두고 켜고 끄는 작은 선풍기 하나 장만해볼까 싶다가도 지갑을 닫게 된다. 아직 한여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올해 여름은 작년보다 더 덥다는 기사에 한숨부터 먼저 나온다. 올해 여름은 어떻게 견뎌야 할까.
첫댓글 블랙아웃...카페 출첵도 못하고...우리가 합심해서 막아야지요...
씁슬합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모두가 단결하고 힘을 합쳐 지혜롭게 난국을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