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새 코어 프로세서인 하스웰 리프레시(Haswell Refresh)의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스웰 리프레시는 기존에 출시된 4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기본적으로 동일한 아키텍처를 사용하지만, 열전도 물질의 교체를 통해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발열 부분을 개선하고 클럭을 높여 성능도 일정 부분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항상 그래왔듯 새로운 프로세서가 출시되면 메인보드 제조사 역시 새 메인보드의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기 마련이다. 신규 프로세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큰 만큼 새로운 메인보드의 수요도 적지 않기 때문에 홍보에 많은 노력을 쏟아붓는 것이다. 특히 최근의 메인보드 시장은 춘추전국 시대로 불릴 정도로 뚜렷한 강자도 약자도 없기에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마케팅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공식 출시가 아직 1주일 정도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메인보드 업체들이 제품을 앞당겨 판매하고 있을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스웰 리프레시를 위한 새 메인보드는 총 2종으로 하이엔드 유저를 위한 Z97과 H97 등이다. 아직까지 중보급형 유저를 타켓으로 하는 메인보드는 출시되고 있지 않지만, 이 역시 2분기 중으로 출시 일정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새로운 메인보드가 과거 출시된 인텔 8시리즈와 비교해 어떤 점이 바뀌었는지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를 정리해봤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호환성
먼저 소켓 부분을 살펴보면 기존 8시리즈와 동일한 1150 소켓을 사용한다. 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하스웰)와 하스웰 리프레시 프로세서가 모두 1150 소켓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9시리즈 메인보드에서 이 두 프로세서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Z97과 H97 등 신형 메인보드를 구매하면 이전 세대 프로세서까지 쓸 수 있어 활용의 폭이 무척 넓다.
마찬가지로 8시리즈 메인보드 역시 1150 소켓이기 때문에 하스웰 리프레시를 쓸 수 있다. 단 새로운 프로세서인 만큼 인식을 위해서는 바이오스의 업데이트가 필요하기 때문에 다소 번거러울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 이미지 출처 : www.gdm.or.jp
9시리즈 메인보드의 또 한 가지 특징이라면 내년으로 출시가 예정된 인텔의 5세대 코어 프로세서 '브로드웰(Broadwell)'도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브로드웰 프로세서에 대한 세부적인 특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성능이나 전력 효율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여 얼리어답터들의 기대도 무척 크다.
즉 9시리즈 메인보드를 구매한다면 기존에 출시된 4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비롯해 현재 출시되는 리프레시와 향후 출시될 브로드웰까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아우를 수 있어 호환성 면에서는 가히 최고라 할 수 있다.
속도의 한계를 돌파한다 'PCI-Express M.2 및 SATA 익스프레스' 공식 지원
9시리즈 메인보드가 기존 제품과 비교해 가장 크게 바뀐 점이라면 역시 'PCI-Express M.2 및 SATA 익스프레스'를 공식 지원한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이 새로운 인터페이스는 대역폭 향상을 통해 스토리지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여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새 인터페이스의 채용 배경에는 SSD의 발전이 있다. 현재 PC 스토리지 시장은 HDD와 SSD가 양분하고 있다. 용량 면에서는 HDD가 단연 앞서지만, 속도에 있어서는 플래시 메모리를 채용한 SSD가 월등히 빠르기 때문에 이를 선택하는 유저들이 점점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존의 SATA 인터페이스로는 SSD의 빠른 속도를 감당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었다. 가장 최신인 SATA3 인터페이스는 최대 6.0Gb/s의 속도를 지원하는데, 이는 현재 출시된 SSD가 550MB/s 속도인 것을 감안하면 비슷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고성능의 SSD나 RAID를 쓰는 경우 속도에 발목이 잡일 수 있고, SSD의 발전 속도로 봤을 때 기존 SATA3 인터페이스로는 감당이 어려울 시점이 곧 도래할 것이기 때문에 새 인터페이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망이 강했다.
이에 9시리즈 메인보드에서는 속도를 10Gb/s까지 개선한 'PCI-Express M.2 및 SATA 익스프레스'를 채용함으로써 속도의 한계를 넘고자 했다. 이 두 가지의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전송 속도는 최대 10Gb/s로 700MB/s 이상의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용량 파일을 더욱 빠른 속도로 전송할 수 있다.
▲ PCI-Express M.2 인터페이스
PCI-Express M.2 빠른 속도를 원하는 사용자들에게 큰 장점을 제공한다. PCI-Express M.2는 SATA 인터페이스와는 달리 메인보드 기판에 눕혀서 꼽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공간을 절약할 수 있고 확장성도 뛰어나 고성능 PC를 구축하고자 하는 유저들에게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현시점에서는 M.2 방식의 SSD가 많지 않은데다 가격이 비싼 것이 걸림돌이기는 하지만, 삼성전자와 인텔 등 주요 제조사를 중심으로 양산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어 머지않아 속도에 갈망하는 유저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델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현재 발표된 메인보드 중 하이엔드 모델에는 대부분 'PCI-Express M.2 및 SATA 익스프레스'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 확장성이나 기능은 큰 차이 없어
이밖에 하스웰 리프레시 프로세서를 탑재했을 때만 활성화되는 보안 기능인 인텔 디바이스 프로텍션 부트 가드 (Intel Device Protection with Boot Guard)도 추가된 것도 바뀐 점으로 꼽을 수 있다. 물론 이 기능의 경우 사용자들의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크게 변한 점으로 꼽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
▲ 이미지 출처 : vr-zone.com
아울러 오버클럭은 인텔은 기존 8시리즈가 최초 출시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Z 시리즈에만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메인보드 제조사들이 일부 하위 라인업의 오버클럭 제한을 풀면서 의미가 퇴색되기는 했지만, 좀더 원활한 오버클럭을 원한다면 아무래도 Z 시리즈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USB 3.0은 기본적으로 6개, SATA 6.0GB/s 인터페이스도 6개를 제공하며, PCI-Express 인터페이스의 경우 Z97은 1x16 또는 2x8, 1x8+2x4의 형태로 지원한다.
차세대를 위한 준비 Z97/H97
지금까지 알려진 소식들을 통해 인텔의 새 메인보드 Z97/H97의 특징을 정리해봤다. 기사를 통해 알 수 있듯 9시리즈는 SATA 익스프레스 및 PCI-E M.2 지원 여부를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에서는 기존 8시리즈와 큰 차이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같은 1150 칩셋이라 할지라도 향후 출시될 브로드웰 프로세서를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 업그레이드를 목표로 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앞서 말했듯 메인보드 제조사들이 사운드와 네트워크, 전원부 등을 보강하는 등 저마다의 특징을 가미한 제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분명 이전 세대 메인보드와 비교한다면 장점은 있다고 볼 수 있다. 다가올 여름을 대비해 새로운 시스템을 구비하고자 한다면 Z97/H97 메인보드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