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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규 (18세, 학생) - 박정민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아무 어려움없이 자랐다. 그저 소설과 시를 좋아한 문학도.
18살이 되던 해, 자신의 집으로 하름이 들어온다.
석규의 집안 일을 도와주는 조건으로.
여자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지내던 하름에게 한권의 소설을 건넨다.
'뒤늦게 피는 꽃'이라는 책을.
어느날, 창씨개명이 학교 전체를 휘감고, 석규는 자신이 모르고 있던 조선의 상황에 적잖은 충격을 받는다.
급기야 석규는 독립운동을 하기로 다짐한다. 함께 했던 문학친구들과 펜으로 조국의 해방을 위해
싸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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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름 (17세, 가정부) - 김태리
조선에서 여성으로 태어나 하름은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았다.
그저 어미의 뒤를 쫓아 여기저기서 가정부 생활했고, 석규의 집 역시 마찬가지라 생각했다.
1,2년 버티고 또다시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될 것을 예상하고, 눈치를 보며 하루하루 생활하는데
석규라는 이 집 도련님이 내게 책 하나를 건넸다. '뒤늦게 피는 꽃'
건네며 "여성이기에 네가 조선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 는 말을 했다.
그 날 이후, 하름은 여성으로 태어나 처음으로 행복을 맛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행복은 며칠 지속되지 않았다.
석규 도련님이 독립운동을 위해 집을 나간다는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이어 하름도 다짐한다.
석규 도련님이 마음 편히 조선에서 글을 쓰기 위해,
배운 것 없는 나는 칼을 들겠노라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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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을 하겠습니다. 허락 안하신다해도 저는 독립운동을 위해 출가하겠습니다"
하름은 들었다. 석규가 독립을 위해 집을 나가겠다 말하는 것을.
그리고 함께 글을 쓰던 친구들과 함께 독립운동을 시작하겠다는 것을.
석규가 없는 집안에서 하름은 여성으로서 더이상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았다.
결국, 하름은 주인마님 방으로 향하는 길에
옆 샛길로 빠져, 석규의 방으로 향했다. 처음이었다.
하름 자신의 개인적인 이유로 석규를 찾아가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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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름은 석규의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대뜸 석규에게
"도련님, 저도 함께 하면 안되겠습니까?"
책장에 올라가 책을 뽑던 석규는 뒤돌아 하름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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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독립운동 말입니다"
석규는 하름을 빤히 쳐다보며
"여성인 네가 다칠 지도 모른다. 나는 네가 다치는 것을 바라지 않아. 그러니.."
하름은 석규의 말에 발끈한다.
"여성이기 이전에 이 나라 조선의 사람입니다.
저도 가겠습니다. 저는 칼을 들고 싸우겠습니다. 그리고
........ 도련님을 위해 싸우겠습니다."
얼떨결에 석규에게 마음을 표현한 하름.
석규는 책장에서 내려와 하름을 폭- 안아준다.
"고맙다. 나라를 위해 싸우겠다는 네 마음이 너무 예쁘구나.
그러나, 다치지 말거라. 절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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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축하하네. 쇼헤이"
창씨개명으로 김석규라는 이름이 아닌 쇼헤이로 졸업장을 받게 된 석규.
착잡한 가운데, 더 착잡한 소리를 듣게 된다.
"하름이 조선 총독부의 총독 집안에 들어가게 되었다는데, 자네 들었는가?
그 집의 식모로 들어가 총독을 죽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하던데"
"......네가 말한 칼이 이런 칼이었구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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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름의 소식에 도통 잡히지 않는 펜. 문득 함께 앉아 있는 친구에게 묻는다.
"펜으로 조국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자네는 뭐라 생각하는가?"
"무슨 말인가?"
"그저 펜만 잡고 있는게 진정 조국의 독립을 위한 길이냐 이 말이야.
한 아이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있는데 말이지"
"무작정 칼과 총만으로 일제를 무너뜨리는 것만이 독립운동이 아니야.
우리의 글로 조선을 계몽하고, 정신적으로 일제를 짓밟는 것도 독립운동일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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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아이를 찾아야겠어. 아니 구해야겠어. 곁에 두고 함께 독립을 외쳐야겠다고"
"도련님, 계속해서 글을 쓰셔요. 그리고 해방된 조선에서 만나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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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총독부의 총독을 사살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는 석규.
자신과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 앞에서 모든 계획을 진두지휘한다.
하름이 총독의 집안에 들어갔다는 이야기 하나만으로
하름을 구해야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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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안전하게만 있어라. 제발"
계속해서 석규의 눈에 아른거리는 하름.
모든 것이 궁금해 호기심 가득하던 날의 하름.
'뒤늦게 핀 꽃'이라는 책을 건네면, 꽃 모양만을 보고 방긋 웃던 날의 하름.
그리고
독립을 위해, 그리고 석규를 위해 싸우겠다며 결연하던 표정의 하름.
대망의 내일, 석규는 그동안 세웠던 계획을 실행에 옮기게 된다.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 석규는 편지지와 펜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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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탕탕!!"
"쾅!"
총소리와 포탄 소리가 주변을 가득 채우고,
여기저기서 기모노를 입은 여성들이 소리 치며 뛰어다닌다.
석규는 두리번거리며, 재빨리 하름을 찾기 시작한다.
계획과 달리 석규는 다른 쪽으로 뛰어가기 시작하고, 그곳에서 뒤늦게 온 일본 순사들에게 잡힌다.
"...윽!"
순사들에게 몽둥이질을 당하고, 밟히고 흙더미를 온몸에 덮어 쓴 석규.
결국, 총독을 사살하려던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게다가 하름을 찾지도 못한다.
얼굴은 퉁퉁 부어 못알아볼 정도가 되어버린 채, 서대문 형무소로 끌려가는 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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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9번, 오타마 쇼헤이"
석규는 눈을 떠 고문실로 이동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선다.
교도관이 데리고 가는 곳은 면회실이었다.
석규가 앉아 있는 면회실은 여전히 어두웠고, 깜깜했다.
곧이어 문이 열린다.
열린 문 사이로 강하게 들어오는 햇빛으로 잠시 눈을 감는다.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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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규는 눈을 떠보지만, 고문으로 퉁퉁 부은 눈은 잘 떠지지 않는다.
그리고 어렵게 눈을 떠보면, 기모노 옷을 입은 하름이 석규 앞에 앉아있다.
분명 하름이었다.
"하름아!"
그러나, 하름의 눈은 원망 가득한 눈빛이었다.
왜 나를 구하러 오지 않았냐는 원망의 눈빛.
적어도 석규는 그렇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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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행이었다.
그녀가 살아있었으니까.
그래도 다행이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내 편지를 하름이 받을 수 있을테니까.
신발 안쪽에서 구겨진 편지지를 겨우 건네는 석규.
석규는 손을 떨고 있었다. 창살 사이로 겨우 내미는 석규의 손을 잡는 하름.
하름이 손을 잡으니, 떨던 석규의 손은 안정을 찾는 듯 했다.
"이렇게 잡아보네요. 도련님. 아니 김석규씨
고마워요. 살아있어줘서."
하름의 말에 모든 것이 편안해진 석규.
창살 사이로 서로의 손을 잡은 채
한동안 그들은 아무 말도 없었다.
아니, 아무 말도 없어도 모든 것이 느껴졌다.
서로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 했다.
'고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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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워후....감독님들 여기에요 여기...이것 좀 보세요..
충무로로 보내여...ㅠㅠㅠㅠㅠ
설정이 너무 좋네요ㅠㅠ 영화 한편 가시죠ㅠㅠ
퓨ㅠㅠㅠㅠㅠㅠㅠㅠ최고시다......
청룡영화제 이후로 이 둘의 작품 원하고 있습니다ㅠㅠ
제발ㅠㅠㅠㅠㅠㅠ이 조합 이 설정 꼭 보고싶어여ㅠㅠㅠㅠㅠㅠㅠ
이둘도ㅜㅜ같이했으면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