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없는 사람은 오늘을 즐길 수 없다
제가 어릴 때 '케세라 세라(Que Sera, Sera)'라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될 대로 돼라"는 뜻으로 썼습니다.
1956년 히치콕 감독의 영화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에서 도리스 데이가 부른 노래로 널리 알려진 말입니다.
노래는 한 아이가 어머니에게 묻는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내가 예뻐질까요? 내가 부자가 될까요?"
그때 어머니는 이렇게 답합니다.
"케세라 세라. 무엇이 되든 될 것이란다. 앞날은 우리가 볼 수 없는 것이란다."
본래 이 말에는 지혜와 위로가 담겨 있었습니다.
오지 않은 앞날을 미리 붙들고 염려하기보다 오늘 주어진 자리에 충실하자는 뜻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그 뜻이 슬그머니 바뀌었습니다.
'어차피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니 마음대로 살아라.'
'내일은 모르는 것이니 지금을 즐겨라.'
같은 말인데, 전혀 다른 말이 되어 버렸습니다.
한 유명인이 있습니다.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청소년 시절 성경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회의론자로 살다가 마침내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나님도 없고, 천국도 지옥도 없고, 영혼도 내세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이 전부라고, 오늘을 즐기라고 그는 충고합니다.
눈앞에 맛있는 것이 있으면 아꼈다가 나중에 먹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것이 내 입에 들어간다는 보장이 없으니 있을 때 누리라는 것입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그 가르침에 열광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말이 참으로 두렵습니다.
'내일이 없으니 오늘밖에 없다'는 삶을 사도 바울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지 못한다면 내일 죽을 터이니 먹고 마시자 하리라"(고전 15:32).
내일이 지워진 자리에서 사람이 붙들 수 있는 것은 결국 오늘의 쾌락뿐입니다.
그것은 즐거움이 아니라 벼랑 끝에 선 조바심입니다.
아무리 좋은 곳을 여행해도,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아무리 좋은 숙소에서 잠을 자도, 내일이 막연한 사람은 기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일이 확실한 사람은 지금 고생스러워도 기쁩니다.
여러분도 다 경험해 보셨을 것입니다.
소풍 전 주간, 월급받기 전 날, 이사가기 전 달을 생각해 보십시오.
현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얼굴에는 웃음이 있습니다.
내일이 있는 사람에게는 오늘의 수고까지 기쁨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 철학 교수가 요즘 세대를 두고 걱정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직장에서는 잘리지 않을 만큼만 일하고, 진짜 즐거움은 퇴근 후 취미에서 찾겠다'는 태도가 이십 대에서 사십 대에까지 번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것이 참으로 위험한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어느 직장에서 그런 사람을 좋아하겠느냐 말입니다.
우리의 행복은 여행이나 음식이나 취미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자기 일과 직업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행도 음식도 취미도, 아무리 즐거워도 날마다 계속되면 질리게 됩니다.
그러나 '일'에서, '직업'에서 기쁨을 찾은 사람은 평생 그 기쁨을 이어 갈 수 있습니다.
비슷한 이야기를 한 투자 전문가에게서도 들었습니다.
재산을 늘리는 길이 주식 투자에 있다고 여기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가장 확실하고 안정된 재정의 공급처는 자기 직장입니다.
그런데 온종일 주식 시세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직장 생활이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두 이야기는 결국 한 가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이 정말 좋은지, 무엇이 정말 귀한지 분별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것입니다.
곧 소모되고 마는 즐거움에 인생을 걸고, 끝까지 지속되는 기쁨은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세상에서 가장 기쁜 일이 무엇일까요?
나이가 들수록 더 기뻐지는 일, 죽음이 눈앞에 왔을 때 오히려 더 기뻐지는 일이 무엇일까요?
인생을 다 살고 난 다음에 '정말 그렇게 살기를 잘했다' 하고 말할 일이 무엇일까요?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하고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일이 아닙니다.
주님과 함께 걸어온 날들입니다.
그 기쁨만은 나이가 들수록 더 깊어지고, 죽음 앞에서도 빼앗기지 않습니다.
저는 선한목자교회 담임목사로 20년을 섬기고 은퇴했습니다.
감사한 일이고 자랑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지금 저의 기쁨은 아닙니다.
그것은 제게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과거만 기뻐하며 사는 사람은 아직 참된 기쁨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저는 선한목자교회에서 사역하면서 예수님과 친밀히 동행하는 삶을 본격적으로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그것이 저의 기쁨입니다.
그것은 제 오늘의 삶이고, 내일은 더욱 기대가 됩니다.
내일이 없는 사람은 오늘을 즐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과 동행하는 사람에게는, 오늘도 기쁘고 내일은 더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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