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러시아 원정 실패의 진실

[달빛사랑]

1812년 9월의 유럽 정세.

(러시아쪽에 파란 빗금 쳐진곳이 나폴레옹 원정 당시 프랑스가 점령한 곳. 모스크바 포함.)

1811년 유럽대륙을 장악하고 있던 나폴레옹은 스페인에서 일어난 내전을 제외하고는 4년간의 평화를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대륙봉쇄령 이후 영국에 대한 농산물 수출타격에 시달리게 된 유럽 각지, 

특히 독일지역의 많은 군후들은 반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나폴레옹의 군대는 너무 막강했다.

나폴레옹의 권력에 대항할만한 힘을 가진 유럽국가는 러시아가 유일했다.

당시 알렉산드르 1세는 핀란드를 정복하여 확장욕을 채우고 있었고

흑해지역과 왈라키아지역을 둘러싸고 오스만과 다뉴브강(사진의 왈라키아지역)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당시 알렉산드르 1세는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가의 공주와 결혼하여 유럽 왕족의 일원이었고

합스부르크 왕가와 적대관계였던 나폴레옹에겐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나폴레옹에게 미움을 산 슈타인이 러시아로 도주한다.

그는 알렉산드르에게 가서 유럽에 반나폴레옹 세력이 커가고 있다고 말하곤

나폴레옹에 대항할 군주는 알렉산드르밖에 없다며 꼬드겼다.

이즈음, 대륙봉쇄령의 경제적손실을 참다못한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1세는 결국 1810년 12월 31일에 

전격적으로 대륙 체제에서의 탈퇴를 선언하며 영국과의 통상을 재개했다.  

이에 나폴레옹은 러시아를 응징하기로 마음 먹는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군은 총 60만이었다.

3분의 1은 프랑스인,

3분의 1은 라인 동맹과 프로이센, 오스트리아에서 온 독일인,

나머지 3분의 1은 폴란드인을 중심으로한 기타민족으로 구성되었다.

당시 프랑스와 프랑스 영향하에 있던 국가들은

대륙봉쇄령의 여파로 영국 및 영국령 식민지(대영제국 생각해보면 엄청난 크기)에 대한 수출길이 막혀

기업은 줄도산 사태가 일어났고 실업률은 엄청 커졌으며

날씨가 좋지 않아 농산물 작황이 흉작이었다.

이러한 난관을 타개하기 위한 방책이 러시아 원정이었던 것이기도 했다.

나폴레옹은 실업률을 병사모집과 군수물자 생산등으로 만회하려 했고

그런 내부적인 상황만을 신경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작 러시아의 작전에는 신경쓰지 않은 모양새였다.

나폴레옹은 러시아 원정에서 대군을 이끌면서도 

작전 수행에 쓰일 식량 등 보급물자를 3주일치만 지급하였다.

나머지는 현지조달을 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평소에도 군대의 진격속도에 신경을 써서 숙영도 노숙을 즐겨했던 나폴레옹이었기에

보급의 현지조달은 당연했던 모양이지만.

그리고 이 결정은 엄청난 패착이 되었다.

나폴레옹 자신의 몰락을 부르는 결정이 되고 말았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것이

나폴레옹의 군대는 혹한에 쓰러진것이 아니었다.

최근에 핀란드에서 조사한 당시의 러시아 기후자료를 보면

1812년 러시아 원정 당시의 유럽은 평년보다 훨씬 따뜻했다.

나폴레옹이 철군을 시작한 10월에 키예프의 평균기온은 10도를 넘었고,

바르샤바도 10도를 넘었다.

심지어 11월 말에도 강이 얼지 않았을 정도였다.

나폴레옹의 군대를 철수시키게 만든 근본 원인은 러시아의 청야전술이었다.

러시아는 나폴레옹군을 영토 깊숙히 끌어들였고

나폴레옹군이 지나갈만한 곳은 철저히 파괴시켜 지푸라기 하나도 건질수 없게 만들었다.

적진 깊숙히 들어가게 되면서 보급선도 길어졌고

그나마 지급되던 식량도 흉작과 함께 떨어져버렸으며,

현지보급도 초토화 되어버린 대지에서 건질게 없었다.

안그래도 다국적군대였던 나폴레옹군은 사기가 떨어질대로 떨어졌다.

모스크바 근방에서 벌어진 첫 전투에서는 나폴레옹군이 근소한 우세로 승리했지만

질서정연하게 퇴각하는 러시아군을 쫓아 모스크바로 들어온 나폴레옹군은 

텅빈 시가지만 남겨진 것만을 보게되었다.

나폴레옹은 모스크바에 화재를 일으키며 알렉산드르 1세가 항복문서를 가져오길 바랬지만

알렉산드르에게서 온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당황한 나폴레옹은 5주동안 잿더미가 된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와 협상을 시도했지만

응답도 없었고 접촉도 안되었다.

결국 나폴레옹은 사기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군대를 이끌고

철수를 해야한 했다.

이때 또하나의 문제가 발생하였다.

나폴레옹을 비롯한 프랑스인들의 선발부대는 겨울이 늦게온 덕택에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독일인, 폴란드인 등의 타민족 후발부대와 나폴레옹의 핵심부대인 숙련병들은

늦게온 겨울추위에 직빵으로 당했다.

겨울준비를 전혀 하지 않은 군대였던만큼

동사하는 병사가 속출하였고, 식량도 없어 탈영병도 많았다.

게다가 모스크바 방화에 분노한 러시아인들에게 도처에서 습격을 당하여 엄청난 인명손실을 당했다. 

60만명의 원정군 중 40만이 사망하였고 10만이 포로로 잡혔다.

피해가 속출한 후발부대에 독일인과 폴란드인들이 많이 속했던만큼,

그들의 분노가 어마어마했으며

대륙봉쇄령으로 인해 이미 넘칠대로 넘친 그들의 분노는

여기에서 폭발하고 만다.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는 러시아와 동맹을 맺고 프랑스에 선전포고를 하였고

프랑스 점령지역에서는 프랑스에 저항하는 모든 세력이 들고 일어났다.

스페인에서는 웰링턴이 피레네 산맥을 넘어 프랑스로 진격을 하게 되었다.

보나파르트 왕조 붕괴의 서막이었다.

전쟁과 평화(War and Peace)
감독:킹 비더
주연:오드리 헵번,헨리 폰다,멜 화라
제작:1956년/ 이태리

  톨스토이의 장편 소설, 19세기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전쟁 그리고 사랑의 대하드라마이며, 전쟁, 사랑, 빈곤, 질병, 부상, 욕망과 개성적 인물들의 인생관을 종합적으로 보여주어 다 읽고 난후의 감동이란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19세기가 시작되면서 유럽 전역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었다. 그 그림자를 몰고 다니는 인물은 바로 프랑스의 나폴레옹 보나팔트 였다. 프랑스가 이렇게 세력을 떨친 시대는 실로 오랜만이지만 유럽의 제국들은 나폴레옹에 굴복하여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이에 저항하는, 저항할 수 있는 처지에 있는 나라는 영국과 러시아 밖에 없었다. 그러나 러시아에도 나폴레옹의 파도가 밀어닥칠 조짐이 보이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빛나는 태양 아래 러시아의 날씨는 쾌청했으며 사람들은 모임이나 연회에서 유럽의 현재의 화제인 나폴레옹의 군대의 이야기로 꽃피우고 있어 아직 저 멀리 수천 킬로 떨어져 있는 나폴레옹 군대의 실감이 덜 하였으며, 모스크바의 거리는 신나는 행진의 열기로 가득할 뿐, 러시아 군인과 청년들은 아직은 용기백배이었다. 유럽을 석권한 나폴레옹의 군대가 러시아에도 그 원정의 소문이 밀려오고 있을 즈음 러시아의 귀족 삐에르(헨리 폰다)는 나폴레옹에 대한 존경심에 취해 있었다.

  이상적인 취미가 많은 삐에르는 따분한 인생에 나폴레옹은 새로운 정열과 이상을 실현하고 있는 위대한 인물이라 생각한 것이다. 아직 젊은 삐에르는 청순한 나타샤 로스토브(오드리 헵번)을 짝 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혼란한 분위기 속에서 삐에르의 재산을 탐낸 쿠라킨공작(툴리오 카미나티)은 그의 딸과 삐에르를 결혼시키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삐에르는 결혼생활에 애정을 느끼지 못한다. 한편 나타샤의 오빠 니콜라스(제레미 프렛)는 전쟁 중 도망쳐 오고 안드레이(맬 화라)는 전쟁의 현장을 경험하고 돌아온 후 지금껏 괴롭혔던 아내 리제(밀리 비타느)의 죽음으로 삶에 환멸을 느끼게 된다.

  결혼생활에 실패한 삐에르는 전쟁의 현장에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 그 참상을 직접 돌아보고 나폴레옹을 숭배했던 자신을 저주한다. 포로로 감옥에서 실신한 프라톤(존 밀스)을 만나 생의 진실을 또 한번 깨닫게 된다. 프라톤 이야말로 실생활 속에 숨은 철학자였다. 삐에르는 마침내 쿠투조프(아스카르 호몰카)의 초토 퇴각 작전이 성공하여 불란서 군이 깨끗하게 소탕되는 것으로 끝나는 전장의 와중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는다. 고향에 돌아온 삐에르에게는, 부흥의 싹이 트기 시작한 초토화된 거리에서 모든 것을 이해하고 있는 성숙한 여인 나타샤가 기다리고 있었다. 삐에르는 톨스토이의 개성을 많이 닮고 있고 나타샤는 톨스토이가 평소에 생각했던 이상적인 여인상인 것 같다.

1,5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을 영화화하기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나 킹 비더 감독은 이 일을 일단 성공적으로 해내었다. 헨리 폰다의 수수하고 중후한 연기와 오드리 헵번의 청순한 표정과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아 있다.




Natasha's Waltz - Paul Mauriat

『전쟁과 평화』는 다면적인 구성을 갖추고 있어 주인공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작품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은 로스토프가(家)의 딸 나타샤이다. 나타샤는 이 작품에서 톨스토이의 생명 긍정의 사상을 체현(體現)하는 존재가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녀는 천진난만하고, 조금의 꾸밈도 없이 항상 자연 그대로 행동을 한다.

흐르는 곡 : 나타샤의 왈츠 - 니노 로타

 




전쟁과 평화(War And Peace) - 나타샤 왈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