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충창렬(顯忠彰烈)
충성을 나타내고 공훈을 밝힌다
顯 : 나타날 현(頁/14)
忠 : 충성 충(心/4)
彰 : 밝힐 창(彡/11)
烈 : 공훈 렬(灬/6)
한 나라를 세우고 나면 계속 지켜나가야 한다. 나라를 하나 세우는 것도 어렵지만, 지키는 것은 더 어렵다. 그래서 옛날부터 '왕업(王業)을 일으키기도 어렵지만, 왕업을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創業難, 守業更難)'는 말이 있어 왔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군대가 필요하다. 오합지졸은 필요 없고, 충성스러운 군대가 필요하다. 오합지졸들은 나라를 지키다가도 적군이 쳐들어오면 살기 위해 바로 적군에게 항복해 적의 군대가 돼 자기 조국을 공격한다. 그래서 충성스러운 군대가 필요하다.
그러나 사람은 본능적으로 살기를 좋아하고 죽기를 싫어한다. 그러니 가까운 왕족이 아닌 이상 국가에 자발적으로 충성을 바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국가를 세우고 나면 국가를 지켜 나가기 위해서 충성을 바친 사람에게 특별한 대우를 한다.
공신에 봉해 높은 벼슬을 주고 자손 대대로 특전을 준다. 역사에 실어 그 이름이 만고에 전하도록 한다. 사당을 세워 추모하는 제사를 올려 그 공훈을 두고두고 칭송하고 본받도록 한다.
반대로 전쟁에 나가 항복하거나 패전한 장수는 두고두고 그 오욕의 흔적을 계속 역사에 실어 항복한 사람의 말로가 어떠한지 뚜렷이 보여준다.
이순신 장군에 대한 국가의 대우를 예로 들면, 국가에서 선무(宣武) 일등공신에 봉하고 최고 관직인 영의정에 추증하고 현충사(顯忠祠) 등 사당을 각지에 지어 그의 공훈을 기리며 제사를 지내고 있다.
국가에서 그에 관계된 글을 모아 '이충무공전서(李忠武公全書)'를 편찬, 간행해 반포했다. 현재까지도 각종 교과서, 역사서 등에 그의 위대한 공적을 실어 국민들이 알고 본받도록 하고 있다.
반대로 이완용은 그 당시 일본에 붙어 나라를 팔아 최고 관직을 받고 녹봉을 받는 등 호의호식했지만, 오늘날 그 이름을 들으면 매도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자기 조국에 충성은커녕 배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 나라 역사를 배우면 저절로 충성하는 마음이 들도록 교육하고 있다. 또 각종 보훈제도를 만들어 국가에 충성을 바친 사람에게 각종 특전을 주고 있다.
각 나라마다 보훈제도를 잘 만들어 전쟁에서 목숨을 바치거나 부상을 당해도 그에 대응하는 보상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만든다. 훈장 수여, 계급 특진, 전사 보상금, 자녀 학비, 자녀 취업 알선 등 그 보상이 다양하다.
필자의 숙부님이 6·25전쟁 때 전사했는데, 전쟁이 끝나기 전인데도 담당 군인이 유골을 전달하러 직접 고향집에 왔다.
또 당시 국가가 극도로 어려운 때인데도, 전쟁보상금(우리 고향의 논 열 마지기 값)을 지급했다. 매년 2회 생활지원금을 지원했고, 자녀가 있는 경우 학비가 면제되고 취업도 알선해줬다.
전에는 보훈을 비교적 잘해 왔는데, 최근에 와 위기에서 국가를 구한 백전노장을 친일파로 몰아가고, 남침에 가담한 북한 고위간부를 민족 영웅으로 몰아가는 일이 있으니 판단이 어떻게 된 것인지?
▶️ 顯(나타날 현)은 ❶형성문자로 顕(현)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머리 혈(頁; 머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감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㬎(현)으로 이루어졌다. 머리에 감은 아름다운 장식물, 전(轉)하여 '매우 밝다'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顯자는 '나타나다'나 '드러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顯자는 㬎(드러날 현)자과 頁(머리 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㬎자는 햇볕에 실타래를 널어 말리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드러나다'나 '밝다'는 뜻을 갖고 있다. 顯자의 금문을 보면 햇빛에 널은 실타래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태양이 밝게 빛나는 곳에서는 사물이 제대로 모습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그래서 顯(현)은 ①나타나다 ②드러나다 ③뚜렷하다 ④명확하다 ⑤분명하다 ⑥명백하다 ⑦높다 ⑧귀하다 ⑨명성(名聲)이 있다 ⑩지위(地位)가 높다 ⑪밝다 ⑫돌아가신 부모(父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로 나타날 현(現), 볼 시(視), 나타날 저(著), 바라볼 조(眺) 볼 견(見), 볼 관(觀)이 있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빽빽할 밀(密), 숨을 은(隱)이 있다. 용례로는 뚜렷이 심하게 드러남을 현저(顯著), 나타나 있음을 현재(顯在), 지위와 이름이 함께 높아서 드러남을 현달(顯達), 큰 병이나 사고를 현경(顯警), 이름이 세상에 드러남을 현명(顯名), 뚜렷이 드러나 보이는 색깔을 현색(顯色), 지위가 드러나게 높음을 현귀(顯貴), 두드러진 공로 또는 공적을 세상에 드러냄을 현공(顯功), 지금 살아 있는 세상을 현계(顯界), 겉으로 드러남을 현로(顯露), 나타남과 나타나지 않음을 현부(顯否), 나타내 보임을 현시(顯示), 이름이나 지위를 세상에 높이 드러냄을 현양(顯揚), 분명하게 나타나거나 알려지는 정도가 뚜렷함을 현연(顯然), 올바른 법리를 나타내어 보임을 현정(顯正), 두드러지게 드러나거나 드러냄을 현출(顯出), 뚜렷이 나타나거나 나타냄을 현현(顯現), 존귀하고 이름이 높음을 귀현(貴顯), 열어서 드러냄을 개현(開顯), 뚜렷이 나타남을 명현(明顯), 죽은 사람 영혼의 높임말을 영현(英顯), 불교에서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사악한 도리를 깨뜨리고 바른 도리를 드러낸다는 뜻으로 그릇된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를 행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파사현정(破邪顯正), 문득 나타났다가 문득 없어짐을 이르는 말을 홀현홀몰(忽顯忽沒) 등에 쓰인다. 그리고 신주神主나 축문祝文에서 돌아간 아버지를 현고(顯考), 어머니를 현비(顯妣), 증조 할아버지를 현증조고(顯曾祖考), 고조 할아버지를 현고조고(顯高祖考)라고 쓴다.
▶️ 忠(충성 충)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中(중, 충)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마음속에서(心) 우러 나오는 참된 뜻이라는 뜻의 충성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忠자는 '충성스럽다'나 '공평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忠자는 中(가운데 중)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中자는 원안에 깃발이 꽂혀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중심'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중심'이라는 뜻을 가진 中자와 心자가 결합한 忠자는 '중심이 서 있는 마음'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마음에 중심이 서 있다는 것은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忠자는 마음에 중심이 잡혀있다는 의미에서 '공평하다'나 '충성스럽다'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忠(충)은 (1)임금에 대하여, 신하와 백성 된 본분을 다할 것을 요구하는 사상(思想)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충성 ②공평(公平) ③정성(精誠) ④공변되다(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다) ⑤정성스럽다 ⑥충성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간사할 간(奸), 간사할 사(邪), 거스릴 역(逆)이다. 용례로는 나라와 임금 등에게 몸과 마음을 다하여 헌신하는 것을 충성(忠誠), 남의 잘못을 고치도록 타이름을 충고(忠告), 표리가 없고 성실함을 충실(忠實), 충실하고 인정 많음을 충서(忠恕), 주인에게 충실한 개를 충견(忠犬), 나라와 임금을 위하여 충절을 다하는 신하를 충신(忠臣), 나라에 대한 충성과 부모에 대한 효도를 충효(忠孝), 충성스러운 마음을 충심(忠心), 충성스럽고 곧음을 충직(忠直), 임금께 충성을 다함을 충군(忠君), 충성스럽고 참된 정을 충정(忠情), 충직하고 순후함을 충후(忠厚), 충성스럽고 절의에 열렬함을 충렬(忠烈), 충성스럽게 간함을 충간(忠諫), 충고하는 말이나 충직한 말을 충언(忠言), 진정으로 임금을 섬기는 마음을 충간(忠肝), 충성스럽고 절개가 곧음을 충정(忠貞), 충성스러워서 삼가는 마음이 깊음을 충숙(忠肅), 공경하여 충성함을 경충(敬忠), 홀로 다 바치는 충성을 고충(孤忠), 변변하지 못한 충성을 미충(微忠), 충성스럽지 못함을 불충(不忠), 정성을 다하는 충성을 혈충(血忠), 충성을 힘써 다함을 효충(效忠), 독실한 충성을 독충(篤忠), 남을 위하여 꾀를 내어 줌을 모충(謀忠), 겉으로만 꾸며 나타내는 거짓된 충성을 사충(詐忠), 자기의 충성됨을 그 상대편에게 나타내 보임을 헌충(獻忠), 바른 말은 귀에 거슬린다는 뜻으로 바르게 타이르는 말일수록 듣기 싫어함을 이르는 말을 충언역이(忠言逆耳), 임금께 충성을 다하고 나라를 사랑함을 일컫는 말을 충군애국(忠君愛國), 충성스럽고 절개가 곧은 마음을 일컫는 말을 충의지심(忠義之心), 충성과 효도를 다 두루 갖춤을 일컫는 말을 충효양전(忠孝兩全), 충성스러운 마음과 의로운 담력을 일컫는 말을 충간의담(忠肝義膽), 얼굴에 소가죽을 발랐다는 뜻으로 뻔뻔스러운 사람을 이르는 말을 면예불충(面譽不忠), 어버이에 대한 효도와 형제끼리의 우애와 임금에 대한 충성과 벗 사이의 믿음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효제충신(孝悌忠信) 등에 쓰인다.
▶️ 彰(드러날 창)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터럭 삼(彡; 무늬, 빛깔, 머리, 꾸미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아름다움', '환하다'의 뜻을 가진 章(장)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彰(창)은 ①드러나다 ②드러내다, 나타내다 ③밝다, 뚜렷하다 ④선명하다(鮮明--) ⑤게시하다(揭示--) ⑥가로막다 ⑦무늬 ⑧문채(文彩: 아름다운 광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남의 악한 일을 밝혀 드러냄을 창악(彰惡), 밝히어서 드러냄을 창저(彰著), 남의 아름다운 덕이나 어질고 착한 행실을 밝혀 드러냄 또는 그 덕이나 행실을 창덕(彰德), 남의 착한 행실을 드러내어 찬양함을 창선(彰善), 드러내서 밝힘 또는 빛이 환하게 밝음을 창명(彰明), 널리 알리어서 드러냄을 창현(彰顯), 착한 일을 한 사람을 찬양하고 악한 일을 한 사람을 괴롭힘을 창단(彰癉), 남이 모르는 사실을 널리 알려서 드러나게 함을 창설(彰泄), 남의 공적이나 선행을 세상에 드러내어 밝힘을 표창(表彰), 찬양하여 내세움을 포창(襃彰), 밝게 나타나거나 나타냄을 현창(顯彰), 착한 행실을 표창하고 아름다운 일을 찬양함을 일컫는 말을 창선양미(彰善揚美), 착한 일을 칭찬하여 드러내고 악한 일을 징벌하여 없앰을 일컫는 말을 창선탄악(彰善殫惡), 선한 일은 모두에게 드러내어 찬양하고 악한 일은 징벌함을 일컫는 말을 창선징악(彰善懲惡), 지난 일을 밝게 살피어 장래의 득을 살핌을 일컫는 말을 창왕찰래(彰往察來), 영광을 더욱 빛내고 물려준 것은 더욱 아름답게 드러냄을 일컫는 말을 치영창사(侈榮彰賜), 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는 뜻으로 나쁜일을 감추려 하면 더욱 밝게 드러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욕개미창(欲蓋彌彰) 등에 쓰인다.
▶️ 烈(매울 렬/열, 세찰 렬/열)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연화발(灬=火; 불꽃)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列(렬; 찢는다)로 이루어졌다. 불이 타서 튀긴다는 뜻이 전(轉)하여 맹렬(猛烈)하다는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 烈자는 '기세'나 '사납다', '포악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烈자는 火(불 화)자와 列(벌일 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列자는 '벌이다'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烈자에서 말하는 '기세'나 '사납다'는 것은 불길이 세차게 타오른다는 뜻이다. 다만 지금의 烈자는 온몸을 바쳐 희생한다는 의미에서 '아름답다'나 '빛나다'와 같은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烈(렬/열)은 ①맵다 ②(기세가)대단하다 ③사납다 ④포악하다(暴惡--) ⑤굳세다 ⑥강하다(強--) ⑦세차다 ⑧빛나다 ⑨불사르다(불에 태워 없애다) ⑩아름답다 ⑪밝다 ⑫공덕 ⑬편오(5명의 대오) ⑭나머지 ⑮큰 사업(事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격할 격(激), 쓸 고(苦), 매울 신(辛), 매울 랄(辣) 등이다. 용례로는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성심껏 장렬하게 싸운 사람 또는 이해나 권력에 굴하지 않고 나라를 위하여 절의를 굳게 지키는 사람을 열사(烈士), 고난이나 죽음을 무릅쓰고 절개를 지키어 남의 모범이 될 만한 여자를 열녀(烈女), 몹시 혹독한 더위를 열서(烈暑), 몹시 혹독한 추위를 열한(烈寒), 맹렬하게 부는 바람을 열풍(烈風), 세력이 불길같이 맹렬함을 치열(熾烈), 지극히 맹렬함을 격렬(激烈), 기세가 몹시 사납고 세참을 맹렬(猛烈), 나라를 위하여 싸우다가 죽은 열사를 선열(先烈), 몹시 맵고 사나움을 통렬(痛烈), 씩씩하고 열렬함을 장렬(壯烈), 세차고 맹렬함을 강렬(强烈), 흥분하거나 열중하거나 하여 태도나 행동이 걷잡을 수 없이 세참을 열렬(熱烈), 성질이 억세고 매서움을 강렬(剛烈), 달고 쏘는 맛이 있음을 감렬(甘烈), 극히 맹렬함이나 지극히 열렬함을 극렬(極烈),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며 싸운 열사를 일컫는 말을 순국열사(殉國烈士), 열녀는 두 번 시집가지 않는다는 의미를 일컫는 말을 열불이경(烈不二更), 가을의 찬 서리와 여름의 뜨거운 햇살이라는 뜻으로 형벌이 엄하고 권위가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추상열일(秋霜烈日), 하늘이 낸 열녀란 뜻으로 절개가 굳은 여인을 이르는 말을 출천열녀(出天烈女),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선조의 열사를 일컫는 말을 순국선열(殉國先烈), 여자는 정조를 굳게 지키고 행실을 단정하게 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여모정렬(女慕貞烈)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