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집 앞에 있는 슈퍼에만 가도 너무 답답해서
숨이 턱 막힐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곧 죽을 것 같더라고요.
사람 많은 곳을 가기가 너무 무서워요. 이제는 외출만 하려고 하면
극도의 불안감이 몰려와서 온 몸이 떨리기도 해요.”
보건복지부의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국내 정신질환 유병률은 매년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특정공포증, 사회공포증, 광장공포증, 공황장애 등을 아우르는 불안장애 유병률만 2011년 8.7%에서 2016년 9.5%로 늘었습니다.
이 중에서도 광장공포증은 0.4%에서 0.7%로, 공황장애는 0.2%에서 0.4%로 각각 증가했습니다. 비슷한 개념의 사회공포증도 0.5%에서 1.8%로 급증했습니다.
이처럼 불안장애를 지닌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광장 공포증의 수가 이전에도 적지 않았으나,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불안장애 중 광장공포증에 관해 자세히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 광장공포증은 무엇일까?
광장공포증이란 즉각적으로 피하기 어려운 장소나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에 대한 불안, 또는 공황발작과 유사한 증상이 일어났을 때 도움 받기 어려운 장소나 상황에 처해 있는 것에 대한 불안을 뜻합니다.
이러한 불안으로 인해 광장공포증을 겪는 사람은 혼자서는 외출을 하지 못하거나 시장과 같은 복잡한 장소, 대중교통의 이용 등을 지속적으로 피하게 되면서(DSM-IV,1994), 일상생활에서 기능이 크게 제한됩니다(Noyes et al.,1990; Buller et al., 1991).
광장공포증의 단어 자체는 넓은 장소에 대한 공포를 뜻합니다. 그러나 임상적으로 광장공포증의 증상을 보면 넓은 장소뿐만 아니라 혼자 있는 것이나 여행을 간다든지 또는 비행기를 타는 데 대한 공포 등 다양하게 구성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광장공포증을 겪는 사람에게는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광장공포증의 전형적인 증상>
첫째, 광장공포증을 지닌 사람은 집을 떠나는 것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강해 사람이 많은 장소를 무서워하거나 회피합니다.
1. 슈퍼나 백화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회피합니다.
2. 극장이나 운동경기장 같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넓은 장소에 가는 것이 어렵습니다.
3. 여행을 가는 것도 되도록 회피하고 특히 여행 시 이용되는 교통수단의 일부 또는 일체에 대해서 공포를 갖고 있습니다.
버스, 지하철, 비행기 등의 탑승이 특히 어렵고 장거리 비행기 여행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둘째, 좁은 공간이나 빠져나가기 힘든 장소도 심한 불안을 일으켜서 학교에 다니는 경우 강의실 뒤 맨 끝자리에 앉고 앞자리나 좌우에 학생들로 끼어 있는 중간 자리에 앉기가 어렵습니다.
셋째, 때로는 높은 장소, 긴 다리 건너기, 승강기 탑승 등도 공포의 대상이 된다.
이와 같은 공포 때문에 환자들은 공포 대상의 장소에 임하는 것을 최대한 피하고 삽니다. 공포와 회피행동의 정도가 다양하기는 합니다.
넷째, 공포상황에 노출되는 기회가 생기면 그것을 아는 순간부터 예기불안이 일어나서 이 때문에 스스로 무기력해지고 또 우울해집니다.
심한 경우에는 집안에서 꼼짝 못하고 밖을 전혀 못 나가는 정도에까지 이르기도 합니다.
※ 예기불안: 미래의 어떤 상황이나 사건을 떠올렸을 때 불안감이 증가하는 형태의 불안증상
다섯째, 만일에 공포대상이나 공포상황에 노출될 때는 불안으로 인한 여러 가지 자율신경계통의 신체변화의 감각도 느끼게 되어 불안은 더욱 악화됩니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숨이 답답해지고 식은땀이 나면서 손발이 떨리기 시작하면 불안은 극도에 달합니다.
여섯째, 광장공포증을 가진 사람은 오로지 그 자리에서 탈출할 생각 밖에 못합니다.
자신이 그 불안을 극복한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고, 오로지 남의 도움을 즉시 받아 그 자리에서 빠져나가야만 숨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만일에 빠져나갈 길이 막혀있다든지 어떤 이유로건 어렵다고 느끼면 불안은 더욱 악화됩니다. 공포상황에 계속 머물러 있을 때 전에 공황발작을 경험했던 환자는 심장이 멎어 사망하거나 정신의 통제마저 잃게 되어 미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두려워합니다.
이와 같이 환자가 공포상황에서 생각하는 인지내용을 보면 한결같이 자신이 느끼는 위험도가 과장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광장공포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광장공포증의 원인은 유전적, 인지적, 심리적 관점으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1. 유전적인 관점
광장공포증의 원인은 우선 가족배경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광장공포증 가족 가운데 광장고포증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이 장애에 취약학 갱물학적 소인이 전수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유전적인 기질적 측면과 관련된 특질 불안은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불안입니다.
그러나 특질불안 수준이 높은 사람이 어떤 심리적 압박을 주는 스트레스에 직면하게 되면 불안이 더욱 증폭되고, 이 불안은 다시 환경적 조건에 의해서 공황발작을 유발하고 이 발작에 의해 광장공포증이 유발됩니다.
기질적으로 부적 정동성(높은 신경증적 경향성)이 높은 성격특성도 광장공포증과 관련이 있습니다. 부적 정동성이 높을수록 불안한 신체감각을 해로운 것으로 해석하는 불안민감성 수준이 높기 때문입니다.
특질불안과 부적 정동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공황발작이라는 신체적인 내적 경험을 어떤 장소나 상황 때문이라는 외적 원인으로 잘못 귀인시키는 경향이 높습니다.
2. 인지적 관점
공포에 대한 공포가설은 공포에 결과로 인해 유발되는 [끔찍한 후유증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유발시킨 선행사건의 잘못된 해석]이라는 2가지 요인으로 집약됩니다.
끔찍한 후유증에 대한 두려움이란 공포의 결과로 유발되는 혼란감과 당혹감, 통제 상실, 심장발작, 졸도, 미칠 것 같은 상황이 오지 않을까하는 끔찍한 생각들입니다.
불안을 유발시킨 선행사건의 잘못된 해석이란, 예를 들면 어떤 사람과 심하게 다툰 후 넓은 길거리에 혼자 서 있을 때 불안 경험한 사람이 불안의 원인을 대인관계의 갈등이 아니라, 그 넓은 장소였기 때문이라는 잘못된 해석을 하고 그 길거리를 두려워하는 경우입니다. 따라서 광장공포증은 ‘공포에 대한 공포’가 핵심증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3. 심리적 관점
분리불안(고립불안)이 원인이 되고, 실제 광장공포증 환장의 60% 이상이 아동기에 학교공포증을 경험했던 것으로 밝혀진 바 있습니다. 아동기에 경험했던 심한 애정결핍도 광장공포증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합니다.
≫ 광장공포증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1. 약물치료
: 약물치료로는 삼환계 항우울제, 단가아민산화억제제, 산로토닌흡수차단제, 벤조다이아제핀계 제제 등이 단독 또는 복합 처방되며 이러한 약물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을 경우, 리튬, 항전간제, 칼슘채널차단제등이 시도되기도 합니다. 약물치료는 최소 8개월 내지 12개월 이상 장기간 계속되어야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심리치료
- 인지치료 : 자신의 비합리적인 생각을 찾아내어 합리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치료법
- 이완훈련 : 각종 근육을 수축시킨 뒤에 서서히 이완시키는 훈련법
- 호흡훈련 : 일종의 복식 호흡법으로 이완을 돕기 위하여 배를 이용한 호흡법을 훈련
- 노출요법 : 두려워 피하던 상황을 처음에는 상상을 통해 부딪혀보고, 서서히 실제상황에 부딪혀 불안을 극복하는 치료법
예를 들면 광장공포증을 가진 사람에게 실시하는 것으로 회피했던 시장가기, 백화점 쇼핑하기, 운전 등을 단계적으로 해 나가는 훈련입니다.
비록 광장공포증 겪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불안하고, 보다 더 외적으로 통제되어 있고, 통제라기보다는 더욱 내향적인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그것들이 병전 성격 특징인지, 혹은 그들의 성격 특징들이 단지 공황 및 광장공포증적 호소의 결과인지의 여부는 명백하지 않습니다.
광장공포증 환자들의 수의 거의 20%가 회피적 성격장애로 진단된다는 발견이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대개 광장공포증은 공황증세가 호전되면 같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공황장애가 없는 광장공포증은 예후가 나쁘며, 병전 성격이 좋거나 증상기간이 짧을수록 예후가 좋습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및 참조)
1) 대구대학교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소. "광장공포증." (2006)
2) 최영희,최윤정,우종민,and 윤혜영. "광장공포증 유무에 따른 공황장애 환자의 치료결과 비교." 인지행동치료 6.2 (2006): 163-178.
3) 김청송(2017). 「사례중심의 이상심리학(DSM-5,제2판)」 싸이앤북스
4) ‘공포증’ 환자 늘어난다. "비행기 회항하는 사례도", 사이언스타임즈, 연합뉴스 제공, 2017.05.30.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A%B3%B5%ED%8F%AC%EC%A6%9D-%ED%99%98%EC%9E%90-%EB%8A%98%EC%96%B4%EB%82%9C%EB%8B%A4
5) 예기불안 정의 http://amc.seoul.kr/asan/healthinfo/easymediterm/easyMediTermDetail.do?dictId=2754
사진출처) Pixapay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한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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