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밟게 되는 중국 본토 심양 공항은 낯인데도 어두침침하였다.
이곳에는 그동안 메일로 소개 받은 고려 항공사 사장 황** 씨가 우리를 맞아 주기로 되어있다.
처음 보게 되는 북한 사람을 만나는 첫 방문자의 긴장을 아는지.
" 북조선 사람, 뿔 달린 줄 아셨습네까?"
하고 생글생글 웃으며, 말한다..중키의 호리호리한 체격에 곱슬머리에. 동그란 눈에. 상냥한 성격의 오십대 초반 남성이다.
심양공항에서는 북미 대륙에서 온 방문객들이 다 모이는 것 같았다.
반백의 머리에. 흰 눈썹까지 바람에 휘 날리듯한 건장한 체격의 윤 목사님이. 처음 보는 나를 소개 받고 싶어 하신다.
대체. 가정주부가 무슨 동기로,.. 이 방문단에 합류하게 되었는지 궁금하신가부다.
황**가 가지고 나온 승용차를 타고 달리는 심양거리는 그야말로 황색이다,.
하늘은 잿빛. 시야도 뿌옇고 , 주변엔 녹색이라곤 찾아 볼수 없는 삭막한 곳이다.
그래도 개발 붐이 한창인지. 현대식 고층건물들이 뿌연 시야 앞에 펼쳐있다.
이곳은 건조한 지역에 바람이 심한 지역이라 한다. 30분 달려 칠보산 호텔에 도착하였다.
"잘 자라고 있구먼,,"
달리는 길가에 수 킬로 이어진 포풀라의 묘묙장같은 것을 가지고 차안에서 윤목사님, 두 분 여성들이 화제 삼는 것을 들으니.
나무심기 운동을 벌이는 김**선생이.. 수년 전에 방풍림으로 심어놓은 ,, 나무들이다..
이 호텔은 북한의 직영호텔이라 한다. 그러니. 호텔 데스크 , 찻집, 식당 이 호텔에선 북한사람들은 쉽게 만나게 되는 것이다.
최신식 호텔은 아니지만,, 정갈하고. 편안함을 주는 호텔 방에 짐을 풀고. 식당으로 내려왔다. 종업원들은 전부 한복을 입었는데.. 듣던 바 대로 아주 미인들이었다.
우리 카나다 팀에는 여성이 없어서, 미국의 팀과 저녁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미국 팀의 김필주 박사는 부부가 미국 대학의 농학 교수로서 북한에 종자를 보내고. 마을 단위로 농업 기술 지도를 십 수년째 해오시는 분이다.. 이번에도 가득가득 보따리가 터져라하고 종자를 가져 오셨다 한다..
우린 미국 교포들이 투자하여 만들었다는 현대식 스파에 가서 목욕도 하고 발 맛사지를 받기로 했다. 캐나다에서는 꿈도 못 꿀 호강이었다.
아주 허름한 택시의 택시 값은 무시해도 좋은 값이어서.. 우린 택시로 여기 저기 이동하는 호강을 누리기로 했다. 심양을 십년이나. 드나드신 김 박사는 중국말도 유창하신데다, . 심양의 구석 구석을 잘아시는 듯했다.
목욕하고 난 후엔, 맛있는 음식이 땡기는 법 .
김필주 박사가. 일행을 북한직영, 무지개 식당으로 안내하였다.
우리가 가는 줄 어떻게 알았을까.. 우리가 가는 기미를 알고는 ...
"어머니~" 하며..우르르 서너 명의 아가씨들이 계단을 내려오며, 김박사님의 팔장을 끼며. 아주 이층으로 끌어 올린다.
" 어머니, 왜 이제 오십네까?"
"어머니, 보고 싶었습네다.."
원님덕에 나팔 분다고 Vip 덕분에 환대를 받으며. 이층의 식당으로 안내 되었다.
지배인 동지가 인사를 하러 왔다,. 지배인은 수수한 외모지만, 서글서글하면서도 정중한 여교사 복장을 한 40대 중반의 여성이다,
. 마침 남한에서는 장자연 사건으로 떠들썩 할때라 남성지배인과 여성정업원 사이의 권력구조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식당도 이렇게 여성들의 힘으로 경영하는 것도 참 좋아 보였다.
접대원들은 가자미 식혜, 물김치. 더덕, 북어 구이외에.. 우리에게 조개 찜을 권한다.
"조국에서 막 들어 온 것 입네다" 하며..
우리에게 물 한잔씩을 따라 주며. 공손하고 나붓나붓 시중 드는 아가씨들은
무릎을 살짝 덮는 파란 긴팔 원피스에,.같은 디자인의 스립퍼형 구두를 신고, 긴 생머리를 묻었지만, . 저마다. 특색있는 미인들이었다.
나는 정중하면서도 상냥할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을 통해 새삼 알게 되었다.
7시 반, 공연시간이 되었다. 이 공연을 보는게 목적인지.. 한 테이블의 중국인들이.. 테이블 한가득 가지 가지 음식에. 맥주들을 시켜 놓고 식당 한가운데를 차지 하고 있었다. 술이 한 순배 돈 듯, 눈가가 붉으스레 한 모습이지만, 보통 술집에서 볼 수 있는 취객들의 농짓거리들은 볼 수 없는데.. " 그럼 그렇지.." 조선 처녀들의 미모와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하고 맛있는 우리 음식을 먹으려면,. 예의를 차려야 하는 줄을 아는 사람들 같았다. 이곳 북한 처녀들의 미모와 매너와 공연수준은 멀리 캐나다에 사는 동족의 자부심까지도 높여주는 것이었다.
식당 한편의 무대에는 노래방 기기가 있고. 벽에는 자막이 있고 그 위에 북한경치를 담은 영상이 뜨고 가사가 뜬다.
미녀들은 저마다,. 바이올린, 키보드, 전기 기타를 들고 나와 연주를 하면, 노래를 불렀다,
텔레비젼 방송에서 북한 어린이들이.. 악기 연주나. 체조. 댄스하는 것을 보고 그 숙련된 실력에 놀란 것이 있는데.
그 어린이들이 자라서.. 이렇게 여기 있는 것 같았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매 공연은 이노래로 시작되는 것 같았다. 객석의 손님과 종업원이 노래를 통해 인사를 나누는 것이였다.
악기연주 외에.. 꽃술도 가지고 나와서 부르는 노래와 함께 하는 율동이 .. 라틴 댄스에..모던 댄스등 댄스라면,
한 댄스 하는 나도 배우고 싶을 만큼 우아하고 절제된 표정에 몸동작과 손동작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식량난에 외화 난에..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있으면서. 고향과 가족을 떠나. 이국 땅에서 저렇게 씩씩하고 밝게 일하는 처녀아이 들이 너무 대견하였다.. 이들은 아마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 80년대 중후반에 태어나. 한국전쟁 이후로 가장 힘든 시절을 보낸 세대들일것이다. 나는 북한 동포들과 이들이 감당해온 고난의 역정을 상상하며, 가슴이 저려왔다.
나는 그 중에 볼이 통통한 아가씨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다 자란 아들이 둘 있는 어머니로서. 괜찮은 아가씨들한테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성연이는 21 살이며. 19살에 왔다 한다. 3년 기한으로 근무하고 있다 한다.
부모가 보고 싶지 않으냐 했더니.. 눈가가 촉촉해 진다.
복무 기한이 끝나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 물었더니. ." 당이 지시하는 대로 따른다" 고 한다.
마침, 막 쏘아 올린 인공위성이 성공적으로 괘도에 진입하였다는 소식에. 이들은 아주 자부심은 아주 높아진 것 같았다.
세계 여론은 미사일을 쏘았다고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여 제재를 하네 . 난리였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에. 미사일발사라고..앞장서서 유엔 안보리에 상정한다고 소동을 떤 남한이 몇달후 러시아의 기술을 사와 만든 나로호 발사 실험을 했을때 나는 어리둥절하였다.
북한은 인공위성이라 그러는데, 자꾸 미사일이라 그러면서,. 우리 나로호는 인공위성이라 믿어 주기 바라니. 로맨스와 불륜의 속담이 바로 이거 아닌가 싶다. ..
일본은 자기네들이 사정거리에 들어 와 있으니까 난리다.. 그러나 대다수의 일본인들은 과거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에 대해 잘 모른다. 일본은 북한에다 아직 사죄나, 배상을 안한 의미에서 채무국에다 범죄국가이다,.
거기 간 우리 멤버들은 생각이 유난한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돈안드는 . 덕담정도야 실컷 못하랴
이들은 게다가. 팁을 바라고 갖은 교태를 떠는 자본주의 체제안의 종업원들하고는 다른 사람들이다.
어려운 중에도 성공적인 인공위성 발사는 남북한 다 기뻐해야 할 민족적 쾌거라고
우리 민족을 머리가 뛰어나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끈기 있는 민족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올려 보여주니. 이들의 얼굴이 밝아 진다..
김필주 교수께서 음식값은 지불하시고.
"또 오십시오 " 하며,. 문밖까지 배웅하는 접대원들을 뒤로 하고. 부디 이들의 조국에 신의 보살핌이 있기를
이들이 감당하고 있는 모든 문제들이.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
간절히 기도 했다.
돌아 가는 길에 다시 들르마 " 약속하고는 택시를 타고 방으로 들어왔다.
첫댓글 한 편의 기행문을 읽은 느낌이 드네요, 저도 거기는 가보지 못하였지만 생생한 그 쪽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서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읍니다. 순수함과 긍지, 그러면서도 웬지 기계적인 듯한 면이 함께 머리를 스쳐 지나가네요. 이것이 차이점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면서 아쉬움이 남는, 우리의 반쪽 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