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도 SNS가 일상화된 지 오래다. 서울 세곡중 이상민 교사는 “주로 연예인 정보나 관심 있는 분야의 내용을 담지만, SNS에 나타난 소소한 일상이 담임교사로서 학생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전한다. SNS가 학생과 교사가 공감대를 형성하는 도구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 교사는 “우리나라 청소년 스마트폰 보급률이 80%를 넘는다. 바꿔 말해 SNS를 활용하는 학생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공부에 방해되고, 음란·유해 영상 노출이나 게임 중독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무조건 막을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부모가 SNS의 면면을 더욱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것. 이 교사는 자녀의 메신저나 SNS 사용을 두고 고민을 털어놓는 부모가 많은데, 막상 상담하면 SNS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공부를 방해하는 애물단지로 볼 때가 많아 아쉽다고 전한다.
부모와 시각 차이가 있다고 느껴서일까. 상당수 청소년이 부모와 ‘친구 관계’를 맺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님과 소셜미디어 친구(팔로워) 맺는 것을 원한다’는 문항에 57.6%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보통이다’ 29.9%, ‘그렇다’ 12.3%, ‘모름·무응답’이 0.3% 순이었다. 부모가 자녀의 SNS 활동을 무작정 막으면 몰래 하는 ‘딴 짓’이 될 공산이 크다.
청소년자치연구소 정건희 소장은 “스마트폰을 메시지를 주고받고 게임하는 데 사용하는 어른이 적지 않다. 매달 적게는 6만 원, 많게는 15만원씩 통신료를 지급하면서 말이다. 자신이 메신저를 일상 수다의 도구로 사용하고 SNS로 신변잡기를 공유하니 자녀도 그럴 것이라고 일반화하는 게 문제”라며 “최근 섬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나 신발 깔창 생리대 사연이 사회적으로 큰 쟁점이 된 건 SNS의 힘이 컸고, 청소년의 참여도 한몫했다”고 강조한다. 요즘 청소년은 SNS를 통해 사회와 정치, 경제, 문화에 관한 생각을 드러내는 일에 주저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