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팝나무 가지 위의 흰 꽃들
온 몸에 자잘한 흰 꽃을 달기로는
사오월 우리 들에 핀 욕심 많은
조팝나무 가지의 꽃들만 한 것이 있을라고
조팝나무 가지 꽃들 속에 귀를 모아 본다
조팝나무 가지 꽃들 속에는 네다섯 살짜리 아이들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자치기를 하는지 사방치기를 하는지
온통 즐거움의 소리들이다
그것도 볼따구니에 정신없이 밥풀을 쥐어발라서
머리에 송송 도장버짐이 찍힌 놈들이다
코를 훌쩍이는 녀석들도 있다
금방 지붕 위의 까치에게 헌 이빨을 내어 주고 왔는지
앞니 빠진 밥투정이도 보인다
조팝나무 가지 꽃들 속엔 봄날 이런 아이들 웃음소리가
한 종일 떠날 줄 모른다
첫댓글 구슬이 굴러가는 정희네 큰 마당가에 노란 감국이 보이더니
이 글을 만나려고 보였나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