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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월일/집결 : 2022년 5월 13일(금) / 용산역 ITX청춘열차(08시 51분 출발)
◈ 참석자 : 12명 (종화, 진오, 형채, 재홍, 윤상, 재웅, 삼환, 전작, 일정, 문형, 영훈, 양기)
◈ 참가비 : 3만원 ('ITX청춘열차'요금 및 '케이블카 탑승'비 등 )
◈ 산행코스 : 용산역 출발(08:51)-ITX청춘열차(2층) 탑승-남춘천역 도착(10:05)-삼악산 호수케이블카 탑승-삼악산 스카이워크 데크산책길-의암호자락길-명동·산골닭갈비-춘천역 출발(16:12)-용산역 도착(17:30)
◈ 동반시 : "선물, 내일이 오늘에게" / 一紅 이행숙(조문형 산우 추천)
"빈 곳을 찾다" / 김화연(기세환 산우 추천)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 / 유병록(박형채 산우 추천)
◈ 뒤풀이 : 양염닭갈비에 소·맥주, 막걸리 및 막국수 / '명동·산골닭갈비'<춘천 닭갈비골목내, (033) 254-7042>
2년간의 기나긴 코로나 스트레스도 풀려가고, 드디어 사회적 거리두기, 야외 마스크 착용도 자유로워 졌다. 서울을 떠나 들뜬 기분을 맛보기 위해 춘천 '삼악산'을 계획했는데, 주말에는 관광객이 너무 많아 줄서다가 하루를 보내게 될 것 같아 불가피하게 금요일로 변경하게 되었다.
사실 5명이 안되면 서울근교로 변경해도 좋다는 이경식 총장님 지침이 있었는데,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15명이나 신청하였고, 마지막 순간 3명이 개인사정으로 불참하게 되어 결국 12명이 동행하여 감사한 마음을 안고 출발하게 된다.
전망이 좋은 ITX청춘열차 2층에 자리를 잡고, 용산역을 08시 51분에 출발하여 옥수∙왕십리∙청량리역에서 순차적으로 12명의 산우들이 모두 탑승을 하였다. 남춘천역에 10시 05분에 도착하여 택시를 타고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주차장으로 간다.
금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다소 한가한 느낌이다. 20% 할인받아 예약한 탑승권을 구매하여 서둘러 일반케이블카를 탄다. 2021년 10월에 개통한 춘천 케이블카는 개통 당시 새벽부터 줄을 설 만큼 이슈가 되었다. 국내 케이블카 중에서 가장 긴 것으로 호수 구간 2km, 산악구간 1.6km로 총 길이가 3.61km나 되는데 대략 20분이 소요된다.
잔잔한 의암호, 물길을 가르는 쾌속보트, 발아래 넓게 펼쳐진 붕어섬의 태양광단지 그리고 녹색의 푸르름이 가득한 삼악산 전경을 보면서 즐거운 대화가 오간다. 어느덧 호수케이블카 전망대 건물에 도착하여 삼악산 기슭으로 연결된 데크 산책길에 오른다.
최근 개통된 데크산책길,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오르면 바닥이 투명유리로 된 스카이워크 전망대에 이른다. 길이는 왕복 822m로 25분이 소요되는데, 오랜만에 춘천 삼악산을 찾은 보람을 느끼면서 사진도 찍고 드론촬영도 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의암호,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케이블카, 멀리 보이는 춘천시, 주변에 펼쳐진 푸르른 산풍경이 더욱 싱그러운 느낌이다.
삼악산 높이는 654m이고, 주봉은 용화봉이다. 서울에서 북쪽으로 80km, 춘천시에서 남서쪽으로 10km 떨어진 지점에 있으며, 주봉인 용화봉과 청운봉(546m), 등선봉(632m) 3개의 악산 봉우리가 있어 삼악산이라 부른다.
다시 전망대 건물로 내려가서 옥상 전망대에서 12명이 둘러앉아 하산하기 전에 막걸리에 간식을 나누니 시원하게 불어오는 산바람에 기분마저 상쾌해진다. 지금까지 타 본 케이블카 중에 최고의 경치를 보여주는 것 같다.
하산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붕어를 기다리는 태공들을 뒤로하고 의암호나들길을 걸었다. 의암호는 1967년 11월 14개의 문을 가진 다목적댐이 건설됨으로써 형성된 호수로 산악도시 춘천을 호반도시로 바꾸어 놓았다.
의암호나들길을 걷다보니 멀리 단정하게 세워져 호수를 관망할 수 있는 ‘봉황대‘가 보인다. 잠시 봉황대에 둘러앉아 음료와 간식을 먹으며, 오늘의 동반시를 낭송한다. 먼저 조문형 산우가 마나님(一紅 이행숙)이 지은 "선물, 내일이 오늘에게"를 낭낭하게 읊었다.
"선물, 내일이 오늘에게" / 一紅 이행숙
집 떠나 묵정밭 일구고자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오지를 향해 여행을 떠나라
연두빛 신록이 너울너울 춤추는 오월
머리 위로 하루하루가 눈부시다
설산에서 혹한의 눈물을 보지 못했다면
눈부시나 향기롭다 부디 말하지 말아 다오
그저 아픔도 찬란한 선물 이리니
웅크린 시간 이기고 찾아온
그대 오묘하고 신비로운 향기 스미는구나
화사한 봄산
각양각색의 산나물 뜯어다가
그대 맑은 손으로 행복을 데치고
노릇노릇한 삶을 고소하게 부쳐
곁들리는 막걸리 한 잔에 신명난 하루
마나님이 아끼는 시를 추천, 낭송하자 문형 산우는 친구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느낌을 잘 전달하고자 낭송연습을 많이 한 것 같았다. 이어서 기세환 산우가 보내준 부인(김화연)의 시 "빈 곳을 찾다" 이다. 김화연 시인이 직접 낭송한 것을 카톡으로 보내줘서 헨드폰을 통해 들었다.
“빈 곳을 찾다” / 김화연
봄이 오고 있다
오늘 꽃들을 헤치고
사람하나 들러 올 빈 곳을 찾는다.
사람에게 사람하나 들어오는 일
아랫목에 부지런한 햇살을 않히고
창문을 열어 시원한 여름을 불러들인다.
욕심하나 치우면
그곳은 빈곳이 된다.
이기심하나 접으면 그곳 또한
배려의 한 자리가 된다.
사람에게 사람하나 들어오는 일
방문을 활짝 연다.
그 사람의 말투를 위해
내 말투를 좁히고
웃음을 위해 웃음으로 마중 나가야 한다.
마음 한쪽 비켜주어
그 마음 편히 들어 올 수 있게
조금씩만 넓혀도
사람하나 들어 올 수 있는
마음 그득해지는 방
빈곳은 비어 있는 곳이 아니라
기다리는 곳이다
사람하나 들어 올 때를 위해
숨겨놓고 있는 곳이다
갑작스런 집안일로 참석은 못했지만, 동반시를 보내준 기세환 산우 고맙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의암호둘레길을 걷는다. 춘천 MBC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으며 바라보이는 풍경이 일품이다.
유원지 같은 놀이공원이 있고, 에티오피아 한국전참전기념관이 나온다. 여기부터 도시분위기 도로가 이어지는데, 닭갈비를 여유있게 즐기기 위해 택시를 타기로 한다.
명동 닭갈비 골목에 내리면 150m 정도의 골목 양쪽으로 닭갈비 가게가 늘어서 있다. 수많은 식당중에서 산골닭갈비 식당에 자리를 잡는다. 숯불닭갈비가 준비되고 소주, 맥주, 막걸리를 취향대로 나누기 시작한다.
오늘은 시(詩)가 풍성한 산행이다. 박형채 산우가 추천한 세 번째의 시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를 산악대장 김종화 산우가 낭송한다.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 / 유병록(박형채 산우 추천)
우리
이번 봄에는 비장해지지 않기로 해요
처음도 아니잖아요
아무 다짐도 하지 말아요
서랍을 열면
거기 얼마나 많은 다짐이 들어 있겠어요
목표를 세우지 않기로 해요
앞날에 대해 침묵해요
작은 약속도 하지 말아요
겨울이 와도
우리가 무엇을 이루었는지 돌아보지 않기로 해요
봄을 반성하지 않기로 해요
봄이예요
내가 그저 당신을 바라보는 봄
금방 흘러가고 말 봄
당신이 그저 나를 바라보는 봄
짧디짧은 봄
우리 그저 바라보기로 해요
그 뿐이라면
이번 봄이 나쁘지는 않을 거예요
숯불닭갈비를 푸짐하게 먹고, 춘천막국수로 마무리 한 뒤 춘천역으로 걸어간다. 약 20분정도 거리에 있는 춘천역에 도착, 용산행 ITX청춘열차에 오른다.
12명 산우들은 오늘의 '삼악산 산행 및 의암호자락길'은 만족 하신가요? 다소 지친 몸과 마음으로 청춘열차를 타고 가면서 활력을 되찾고, 재충전하면서 서울로 가자구요. 435회 산행때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보세나! 산우들아!
2022년 5월 15일 이윤상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