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가 발표한 2015년 외식 트렌드 중 하나는 ‘로케팅 소비’다. 일상의 외식에 있어서는 지출을 줄이고, 취향을 반영한 외식에는 고가에도 스스럼없이 지갑을 여는 양면성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단순히 맛있는 것을 즐기는 것을 넘어 여유와 편안함 역시 ‘먹는 것’에서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2014년 서점가를 강타한 베스트셀러 <킨포크 테이블>과 수많은 쿡방 중 단연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삼시세끼>를 통해서도 이러한 식생활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건강은 기본, 입과 눈을 즐겁게 하는 맛있는 외식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삶의 엔도르핀으로서 그 역할이 커지고 있다. 2015년 봄, 독자들의 침샘을 자극하고 일상의 에너지를 충전시킬 트렌디한 맛집 이야기를 담았다. 입으로, 눈으로, 코로 즐기는 대한민국의 미식 현주소.
미식가들의 아지트, 푸드코트
쇼핑 후 간단하게 허기를 채우던 푸드코트는 잊는 것이 좋겠다. 트렌디한 맛집을 한곳에 모은 핫 플레이스로 실패 없이 메뉴를 선택할 수 있을뿐더러 식사가 끝나면 디저트까지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미식가들의 아지트가 된 지 오래다.
꼭 가봐야 할 푸드코트 베스트 7
“백화점이나 몰링 등에서 브랜드를 걸고 선보이는 푸드코트의 음식은 자체적으로 까다로운 맛과 모양을 검증해 어떤 메뉴를 시켜도 일정 이상의 맛을 낸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특히 백화점 내 푸드코트는 요즘 뜨고 있는 재료를 이용해 전 세계의 맛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그래머시홀’와 ‘고메스트리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파미에스테이션’, 코엑스 ‘델라코트’,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식품관, 현대백화점 신촌점 ‘h`Kitchen’,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고메이494’ 등은 미식가라면 한 번쯤 가볼 만한 푸드코트임에 틀림없어요.”
- 강부연(<여성조선> 라이프스타일 기자)
- 델라코트 전경과 텍사스 체다스커트 버거
브런치 즐기기 좋은 푸드코트
오픈한 지 3개월이 채 되지 않는 코엑스의 ‘델라코트’는 한식, 중식, 양식에 이르기까지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메뉴가 다양하다. 맛도 맛이지만 대부분의 메뉴가 1만원대 안팎의 착한 가격이라는 것도 장점. 문의 02-6002-3170
텍사스 체다스커트 버거
빅 사이즈 체다치즈 스커트와 육즙이 살아 있는 두툼한 패티의 조합이 환상적인 버거. 주말에 간단한 브런치로 즐기기에 좋은 메뉴다. 9천5백원.
격이 다른 푸드코트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위치한 ‘그래머시홀’은 레스토랑식 서비스와 전문 셰프의 고품격 요리를 제공해 푸드코트의 품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식 코너에서는 두부를 직접 만들어 제공하며, 전문 셰프들의 다양한 이국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에스푸마 커리 우동’과 ‘드레스 오므라이스’는 SNS를 통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문의 02-310-5010
- 고메이494와 바르다 김선생
식품관 속 셰프의 손맛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 위치한 고메이494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스타 셰프들의 요리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스시 마츠모토(초밥)’, ‘카페마마스(샌드위치)’, ‘핏제리아 디부자(피자)’, ‘바토스(멕시칸)’, ‘브루클린 더 버거 조인트(버거)’ 등 음식 분야별 국내 최고의 맛집을 유치하여 메뉴별 최고의 전문점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 문의 02-3449-4061
바른 김선생의 인기
신세계 푸드코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매장 중 하나는 바로 김밥전문점 ‘바르다 김선생’. 김밥 1줄 가격이 5천원을 훌쩍 넘기지만 꽉 찬 속과 무항생제 달걀, 백단무지, 바른 참기름을 사용해 만들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스테디셀러 메뉴는 크림치즈 김밥과 매운 제육 김밥으로, 속이 알차 한 줄만 먹어도 배가 든든하다. 불고기·제육 김밥 5천8백원, 튀김·크림치즈 김밥 5천7백원. 문의 02-310-5010
디저트 홀릭
경제적 불황이 지속되면서 의류의 소비가 줄어드는 대신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만족도가 높은 디저트시장이 커지고 있다. 로스팅 커피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해외여행을 통해 맛볼 수 있었던 각국의 오리지널 디저트를 백화점 내 식품관에서 쉽게 맛볼 수 있게 되었다.
백화점은 디저트 전쟁 중
식품관 내 디저트 매출 상승은 전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최근 프랑스 제과브랜드인 ‘피에르 에르메’, 홍콩 쿠키인 ‘제니 베이커리’, 시카고 명물 ‘가렛 팝콘’ 등을 입점시켰다. 신세계백화점은 뉴욕 3대 치즈케이크인 ‘베니에로’, 초콜릿계의 에르메스 ‘라메죵뒤쇼콜라’ 등 핫한 디저트 브랜드를 영입해 디저트 파트를 더욱 강화하는 추세다.
- 설빙
모던해진 한국 디저트, 빙수
“작년 여름은 빙수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수많은 종류의 빙수 중 인기가 많았던 메뉴들은 팥이나 미숫가루, 콩가루와 같은 전통 식재료를 메인으로 사용한 것들이었어요. 앞으로 이와 같이 한식 재료를 사용한 디저트나 약과, 한과나 떡같은 전통음식을 모던하게 재해석한 디저트가 꾸준하게 인기를 끌지 않을까 싶어요.” - 김현경(요리연구가)
부산 광안리에서 시작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빙수집 ‘설빙’. 대표메뉴는 ‘인절미 빙수’로 팥이 없고 우유로 된 눈꽃 얼음 위에 수북하게 콩고물과 인절미만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고소하고 풍부한 맛으로 중독성이 있다. 인절미 빙수 7천원. 문의 02-3401-7900
초콜릿계의 에르메스 한국 입성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매장에서나 맛볼 수 있었던 부드러운 초콜릿을 국내에서 그대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입점된 ‘라메종뒤쇼콜라’는 1977년 창립자 로베르 랭스를 시작으로 매 시즌 진화된 새로운 초콜릿 컬렉션을 선보여왔다. 완벽한 맛과 밸런스를 위해 1년에 2백 번 이상의 레시피 테스트를 거치는 것으로 유명한데, 섬세한 초콜릿 커버링부터 호화로운 가나시 초콜릿 페이스트리까지 뛰어난 맛과 장인정신이 깃든 초콜릿임에는 틀림없다. 문의 070-4322-3530
입술 바의 유혹
2014년에 벌꿀 아이스크림이 인기였다면 2015년은 입술 아이스크림이 그 인기를 대신할 것 같다. ‘클래치앤바르도’는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해 2013년에는 <샌디에이고> 매거진이 최고의 디저트로 꼽기도 했다. 벨기에의 리얼초콜릿을 응용해 다양한 맛의 아이스크림을 선보이고 있다. 문의 02-540-5419
뉴욕 뉴욕 하우스 레시피 통밀 크래커 크러스트가 들어간 최고급 벨기에 리얼초콜릿으로 커버링한 스트로베리 아이스크림과 크림치즈 아이스크림. 5천8백원.
이너피스 리치하고 크리미한 최상급 그린티와 최고급 벨기에 리얼화이트 초콜릿으로 커버링한 그린티아이스크림. 5천8백원.
- 곤트란 쉐리에
프랑스 국민 셰프의 빵집, 곤트란 쉐리에
프랑스 파티시에 집안인 베이커 가문의 4대손 곤트란 쉐리에가 프랑스 파리에 오픈한 베이커리. 살아 있는 효모들로 만들어낸 천연발효 빵으로 소화가 잘된다.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은 프랑스 전통 바게트와 크루아상이 대표메뉴로 현재 서래마을점을 비롯해 파르나스몰점, 대치점까지 총 3곳에 위치해 있다. 빵 오 쇼콜라 3천1백원. 쇼송 오 뽐므 4천5백원. 문의 02-3453-0225
엿 드세요
인사동 최초 수제엿 전문점 ‘잇더엿’은 70여 년 동안 엿을 만들어온 윤팔도 엿과 함께한다. 모든 엿은 수제로 만들어 매우 부드럽기 때문에 치아에 잘 달라붙지 않으며, 화학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검정콩, 땅콩, 참깨 등을 조청에 버무려 흰 엿 안에 넣은 검정콩 순대엿, 우리 밀을 이용해 만든 수제 매작과는 밀도 높은 쿠키 식감으로 인기가 높다. 검정콩 순대엿 7천8백원, 수제 매작과 6천5백원. 문의 02-3401-7900
- 케이크와 플래티넘틴 쿼트 핑크틴
무지개 케이크의 향연
“레베카베이커리는 가로수길 핫 플레이스 도레도레의 세컨드 브랜드로, 도레도레의 케이크와 슈퍼푸드를 이용해 만든 건강한 브런치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요. 우유에서 뽑아낸 생크림과 크림치즈만을 사용해 만드는 많은 케이크 중에서도 형형색색의 시트 사이에 생크림을 층층이 쌓은 ‘소중해케이크’가 인기랍니다.” - 김유림(푸드스타일리스트)
구리 냄비로 튀기는 프리미엄 팝콘
오랜 전통에 따라 커다란 구리 냄비를 사용해 매일 소량만을 생산하는 시카고 전통 수제 고메이 팝콘 ‘가렛팝콘’. 방부제 없이 주방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7가지 착한 재료들을 사용하며 지방을 사용하지 않고 오직 뜨거운 열기로만 옥수수 커널을 튀겨내 바삭한 맛이 일품이다. 시카고믹스 기준 쿼트 1만3천8백원, 문의 02-565-5831
- 마카롱과 일본 디저트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디저트 가게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위치한 ‘라뒤레’는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디저트 가게 중 하나다. 150년 전통으로 바닐라, 로즈페탈, 피스타치오 마카롱이 인기다. 이밖에도 캐러멜, 초콜릿, 라즈베리, 레몬 등 총 9가지 마카롱을 판매하며 부드럽게 부서지는 식감 이후에 쫀득하고 부드러운 단맛으로 인기가 높다. 1개당 3천5백원. 문의 02-3479-1678
여전히 인기인 일본 디저트
“대표 일본 디저트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몽슈슈의 도지마롤을 6~7년 전 일본 긴자 미쓰코시 백화점에서 줄 서서 산 다음, 아이스박스에 담아 한국에 가져와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프레시한 우유 맛과 새털처럼 가벼운 생크림을 처음 맛봤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어요.” - 김정은(배화여자대학교 전통조리과 교수)
/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취재 강부연·이채영 기자 사진 강현욱, 신승희 사진제공 조선일보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