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붓한 산길 풀더미속을 헤치고 고개 내민 요녀석
요모조모 뜯어 볼 수록 소박한 생김생김이 오히려 눈길을 끈다.
씨방에 솜털을 보숭보숭 달고 섰는 모습을 살펴 볼라치면
아주 쬐끄맣고 하얀 꽃잎이 두장(꽃잎끝이 갈라져 네장으로 보이기도 함)초록색 꽃받침도 두장
혀를 내어민 듯 쑤욱 빼어 문 암술 하나, 수술 두개, 여느 풀꽃처럼 오밀조밀 이쁜 구석은 찾아
볼 수 없지만 시골 농투성이 아낙 같은 정감이 어려있는 소박한 풀꽃이다.
삼베 적삼을 꾸밈없이 걸친 듯한 투박하고 거칠거칠한 이파리의 주인공은 햇살이 따가워 지기
시작하면 쑤욱쑤욱 자라나 불볕 더위가 시작 될 즈음,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아야 겨우 눈에 뜨일
쬐끄만 꽃잎을 조롱조롱 피워내기 시작한다.
꽃보다는 오히려 보숭보숭한 털이 더 눈에 띄는 쇠털이슬의 꽃 ...
오죽했으면 그 이름도 쇠털이슬일까?
이름 그대로 이슬방울이라도 조로롱 달고 있어야 반짝 눈에 띄어,
조상님들의 기막힌 작명법에 아하~ 하고 감탄하게 되는 그런 풀꽃이 바로 쇠털이슬이다.
아침이슬에 함초롬히 젖어 있는 쇠털이슬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더더욱 탄성을 지르게 되는 꽃,
그러나 마이크로 렌즈에 역광으로 투영시켰을 때의 모습이어야 고렇게 신기하게 보일 뿐이지
맨눈으로 보았을 때는 또 그저 그렇게 눈에 뜨일까 말까 평범한 모양새의
바늘꽃과 여러해살이 풀꽃이다,
출처: 아미산의 사계 원문보기 글쓴이: 산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