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제가 실시되자 서로가 영남알프스의 주인이라고 한다.
영남알프스를 아우르고 있는 울주와 양산 그리고 밀양이 그들이다.
등산인구가 늘어나면서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고 있는 영남알프스는 부산을 비롯한 전국의 산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영남알프스는 천 미터급의 여나믄 산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을 알프스의 아름다움에 빗대어 불려지는 애칭이다
고헌산(高獻山)은 영남알프스에서 외톨이로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지만
낙동정맥을 이어타는 정맥꾼들에게는 남쪽으로 내려오며 경주 단석산에서 영남알프스를 만나는 첫 관문에 해당되므로 낯익은 산이다.
또한 부산일보 산&산 가이드는 ‘영남알프스종주길’을 여기서부터 시작하여 정맥길을 답사하는 코스로 꾸며 놓기도 하였다.
고헌산은 옛날부터 기우제를 지냈던 산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가, 산이름도 ‘높은 데(高)서 바친(獻)다’는 뜻이다.
능선에 올라서면 방화선을 따라 길게 뻗어있는 고래등 같은 등줄기가 헌걸차다.
그런 산을 나는 답사중복을 피하러 단체행렬에서 살짝 이탈하여 외도를 하게된다.
산행코스: 상북면사무소-주민자치센터-굴다리-잇단 소나무봉 갈림길-산불초소-고헌산-고헌서봉-공중화장실(지심사)주차장 (4시간)
* 전체적인 답사 궤적
* 하산시 궤적
* 접근시 궤적
낙동정맥과호미지맥.
새로 잘 닦여진 24번국도의 상북으로 내려가는 '도동교차로'에서 하차하여 자세한 기록을 위하여 상북면사무소를 찾아간다.
내려가면서 고개돌려보니 작은 굴다리와 낮은 산자락 그리고 더 멀리 내가 올라야 할 산들이 보인다.
상북면사무소에서 출발이다.
상북 면사무소 내의 삼일독립운동기념탑.
구도로를 조금만 걸어가면 우체국과 농협 등 공공시설물들이 줄을 서 있다.
파출소를 지나...
주민자치센터에서...
산전마을 표석이 있는 오른쪽 골목으로 진입.
산전마을회관을 왼쪽으로 스치며 걷는다.
진입로는 정면으로 보이는 낮은 산자락을 올라 뒤로 이어지는 능선과 작은 고스락을 넘어 고헌산까지 이르게 된다.
제실(경산제)을 지난다.
경산제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꺾어 늙은 소나무들이 기립해 있는 웃고개를 넘으면 보이는 굴다리.
24번 국도를 관통하는 굴다리를 통과하자마자...
왼쪽으로 보이는 낮은 산자락이 본격 들머리.
세멘트포장의 도로가 끝이나면서 우측 진입부분엔 밧줄과 잡목을 베어놓아 길을 막고 있다.
무시하고 낮은 산자락으로 붙는다.
능선에 올라서면 아주 좋은 산길이 기다리고 있다.
낙엽이 쌓인 길과...
잘 닦여진 길이 연속된다.
얼마 가지않아 왼쪽에서 영남알프스둘레길이 올라오더니...
100미터도 안돼 우측으로 돌아가 버린다.
참고삼아 영남알프스둘레길의 전체적인 개략도를 올린다.
개념도 상의 능선갈림길엔 이렇게 소나무 한그루가 서 있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진행방향을 확인하면...
억새사이의 산길을 따라 희미하게 고헌산과 넘어야 할 봉우리가 가까이 보인다.
30여 분만에 다시만나는 개념도상의 소나무봉 갈림길.
소나무에서 돌아보면 시그널이 붙은 지점이 Y로. 왼쪽이 내가 올라온 길이다.
갑갑한 오름길이 한동안 이어지더니 고헌산 주능의 모습이 들어온다.
고헌산 주능.
개념도상의 전망대 봉우리는 왼쪽 산사면을 돌며 우회한다.
왜냐하면 눈발이 거세지면서 조망이 전혀 불가하기 때문. 왼쪽 산사면으로 우회하며 우측으로 올려다 본 암봉의 모습.
우측으로 올려다 보는 암봉.
고헌사와 신기마을(파란 화살표 방향)갈림길을 만난다. 나는 빨간 화살표로 돌아 나왔고...
개념도상의 전망대가 있는 갈림길을 만난다.
사진은 돌아잡은 모습으로 왼쪽이 전망대 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내가 돌아온 길과 신기마을(고헌사) 가는 길.
빨간 동그라미엔 작은 푯말.
차츰 거세지는 눈발로 인하여 고헌산 주능이 자취를 감추려 한다.
이미 눈은 제법 쌓이고,셔츠엔 하얗게 눈이 묻었다.
일회용 비닐 우의를 꺼내어 입었다. 이젠 손도 시려온다. 에고~ 그리고 입김을 내 뿜으며 흥얼거린다.
♪ 산길을 간다 말없이~ 홀로 산길을 가안다. ♬♭ 사안길은 험하다,사안길은 머얼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동봉이다. (왼쪽엔 고헌산이 지척이고,오른쪽으론 소호령 백운산 방향인 낙동정맥)
고헌산(1,033)을 중심으로 서봉(1,034)과 동봉(1,033)이 서로 키재기라도 하는 모양.
흐린 날씨로 지척의 고헌산 돌탑이 보이지 않는다.
그 새 살짝 걷히고 드러나는 고헌산을 바라보고 冬冬거리며 산길을 걷는다..
인적없는 고헌산은 예의 그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노적가리 같은 돌탑과 자연석 정상석이 지키고 선 고헌산.
고헌산엔 여러개의 정상표시석이 서 있다.
돌탑 아래에도,돌탑 위에도...
정상의 이정표.
다른 각도에서 잡은정상의 이정표.
시간이 늦다면 고헌사로 바로 빠질려고 하였지만 아직 일행들은 다녀가지 않았다.
그래서 고헌산 서봉을 둘러서 능선을 타고 내려갈 계획을 잡는다. (앞에 보이는 봉이 서봉)
7~8분만에 서봉에 오르면서 돌아본 고헌산. 우측 멀리 보이는 봉우리는 내가 거쳐온 봉우리
산 아래로 신기마을과 고헌사가 있는 골짜기.
낙동정맥이 뻗어있는 등줄기 너머로 잘록한 소호령과 백운산이, 그리고 그 우측 뒤로는 호미기맥인가(?)
사진의 우측 끄트머리에서부터 고래등 같은 힘찬 모습의 정맥 구간.
고헌서봉이 2m 더 높다고 되어있네.
백운산과 삼강봉인 듯.
서봉에서 바라보는 내가 내려갈 능선.
고헌사와 신기마을이 있는 골짜기 왼쪽으로 내가 올라온 능선 봉우리가 보인다. 오른쪽 능선은 내가 내려갈 능선.
그러니까 사진의 좌측 능선을 타고 올라와 우측 능선을 타고 하산한다.
서봉에서 바라보는 고헌산과,좌측으로 까만 점하나로 보이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동봉.
거대한 고래등 같은 산줄기를 好好 불며 한동안 머물다 갈 길을 재촉하니...
이만한 조망을 누릴 수 있는 것도 호사일 것.
잡목사이로 서봉과 고헌산을 올려다 보며 다친 무릎에 신경을 곧추 세우고 그저 雪雪 긴다.
耐耐 아까 내가 올라온 능선에 눈길이 가고...
그 능선은 하늘아래 그저 선으로 그어져 있다.
어설픈 철조망이 쳐진 등로 우측으로 사찰(흥덕사?)인 듯 보이더니...
공중화장실이 있는 주차장에 내려섰다.
내가 내려온 길이 빨간화살표로 남아있고...
고헌사쪽으로 올려다 보니 주차장 왼쪽에 지심시가...
지심사 바로 위의 Y로에서 고헌산으로 바로붙는 등산로(빨간 화살표)가 열려있다.
등산로 입구.
고헌사는 포장도로를 따라 더 가야하고...
지심사에서 바라보는 Y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산행 목적지가 언양이면 단체 산행지로 적절하지 않다.
왜냐하면 언양까지의 접근이 부산시내 이동과 별반 다르지않고 수월하기 때문이다.
바꿔말하면 궂이 25,000원의 회비를 지출하며 단체 산악회를 따라갈 필요가 없기 때문.
미리 계획이 없다가 급히 산을 가야할 때 금정산 다음으로 萬萬하게 가는 곳 또한 영남알프스임에 틀림이 없다.
그 중에서도 밀양보다 양산과 언양이 훨씬 더 접근이 용이하다.
오늘 18:30에는 동기회 송년회 모임이 있다.
너무 일찍 도착을 하고보니 회합 시간까진 두 시간이 넘게 남았다.
이동거리가 가깝다보니 그럴 수밖에...
회합 장소 부근 전철역에서 정말 오래간만에 시간이 더디게 감을 느꼈다.
천천히 산다는 건 이런 느낌일까?
그건 평소 꿈꿔보던 젊은 시절의 아련한 향수같은 것이였다.
담배연기 자욱한 다방에서 여자친구를 기다리며 담배만 축냈던 그 시절에도 시간은 그렇게 더디게 갔었다.
썰렁한 전철역엔 평소 보고 느끼지 못했던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더디게 가는 시간을 메우러 책을 펴든 나의 눈에 노숙자인 듯한 사람이 들어왔다.
풀린 동공의 멍한 표정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무료 제공하는 밥집의 저녁시간이라도 기다리고 있는 걸까?
책의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모든 나의 관심이 서너 발자국 떨어진 그 사람에게 온통 집중되어서이다.
책을 접고 일어섰다.
모임시간은 아직도 한 시간이 더 남았다.
나는 땅밑 세계의 이모저모를 살펴보기 시작한다.
아,도시인들의 삶은 땅밑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일을 끝내고 땅밑으로 총총히 사라지는 사람들.
그러고 보니 나도 두더지처럼 땅밑으로 헤집고 다니고 있었구나.
술 취한 사내 둘과 눈만 빼꼼히 내민 중년여자는 나를 아랑곳하지 않고 술잔을 나눈다.
그 옆에는 차거운 어둠을 막아줄 때묻은 담요가 늘려있다.
그랬다.
우리들의 영원한 안식처 또한 땅밑인 것이다.
# 1
# 2
# 3
나는 오늘 이렇게 송년의 밤을 보내지만 내일은 다시 검은 대지를 뚫고 붉은 태양이 솟아 오를 것이다.
그러면 다음 한 해를 맞이할 마음의 준비도 하여야겠지.
바람에 구름처럼 살다간 풍운아 장성택.
범부로 살아갈 팔자였지만 사랑의 끄나풀에 목이감겨 권력의 중심부로 들어왔다가
타고난 자유분방한 성품으로 제 명대로 살지를 못하였구나.
일세를 풍미하며 거대한 절대권력 사이로 곡예를 하듯 유영을 하다 불바람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느냐?
죽어도 울어줄 사람,
머리카락 한 올 거둬줄
핏줄 하나 없는 장성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