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남편 뒷바라지 하며 자녀 7명 홀로 키우는 김순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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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코올 중독자 남편 뒷바라지를 하며 자녀 7명을 홀로 키워온 김순호(오른쪽)씨가 김천부곡사회복지관 채민혜(안나) 사회복지사에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알코올, 도박에 중독된 남편 때문에 집은 전쟁이 아닌 날이 없었어요. 아들딸들이 '엄마, 우리 포기하지 않고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할 땐 눈물이 앞을 가려요…."
경북 김천시 자산2길 가파른 경사진 골목에 10여 평 되는 허름한 집을 짓고 사는 김순호(나오미, 57)씨는 자녀가 7명이다. 대학생 4명에 초ㆍ중ㆍ고등학생 1명씩이다. 김씨는 매일같이 유흥업소에서 만취된 상태로 집에 들어오는 남편을 수발하며, 2~4살 터울의 자녀들을 혼자서 억척스럽게 키워왔다.
"여관방에서 문 걸어 잠그고 도박하는 남편은 돈을 잃고 나니까 술을 진탕 마시고, 새벽에 들어와 쇠뭉치를 휘두르고 그랬어요.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겠다는 두려움에 성당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난폭한 사채업자들이 집에 들이닥치는 건 예사였다. 쌀이 떨어지면 어두운 밤에 인근 성당에 검은 봉지를 들고 가 '사랑의 헌미함'에 담긴 쌀을 한 주먹씩 담아와 아이들 배를 채워줬다. 한겨울에는 난방이 되지 않아 아이들은 쉽게 동상에 걸렸다. 좁은 방 2개에 9명이 몸을 뉘었다. 낮엔 습기가 차 곰팡이가 생겼다. 난민촌이 따로 없었다. 성당에서 반찬거리를 가져다주는 것으로 끼니를 때웠다. 그는 아이들을 굶길 수 없어 조그만 텃밭에 감자와 호박, 고구마도 심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있는 김씨는 1995년부터 틈틈이 생활비를 벌었지만 아이 7명을 내버려두고 일하기가 쉽지 않아 5년 만에 문을 닫아야 했다. 김씨는 남편에게 "당신이 없어야 우리 아이들이 산다"며 이혼을 요구했고, 2009년 갈라섰다. 그러나 남편이 사업하면서 진 빚 900만 원이 고스란히 그의 몫으로 넘어왔다.
그는 생활비를 충당하고 빚을 갚기 위해 김천지역자활센터에서 분리수거와 폐지 줍는 일을 했다. 그러나 고된 노동으로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고, 척추변형으로 인한 통증 때문에 일을 그만뒀다.
척추가 변형돼 정기적으로 물리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자녀들에게 쓸 돈도 모자란 상황에 마음 놓고 병원에 다닐 수가 없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정부에서 매달 100여만 원을 지원받고 있지만, 자녀양육비와 생활비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대학생 자녀 4명은 모두 학자금 대출을 받아 대학에 진학했다.
김씨는 "어려운 환경에서 들꽃처럼 잘 잘라준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뿐"이라며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마음이 아프다"면서 도움을 요청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후견인 : 김천부곡사회복지관장 이성구(대구대교구) 신부
김순호씨는 현재의 기초생활수급비로는 자녀양육과 생활비 지출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커 일상생활을 해 나가는 데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도 비가 새고 쥐가 나와 위생상태도 매우 좋지 않습니다. 독자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성금계좌 (예금주: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김순호씨 가족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 호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8)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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