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은 국가가 필요할 때 군말 없이 죽어주도록 훈련된 존재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한 말입니다.
채상병을 죽음으로 내몬 과실치사 피의자가 부하의 죽음 앞에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습니까?
적과 싸울 때 목숨을 걸어야 하는 건 당연히 군인의 본분입니다.
그러나 적과 교전할 때도 방탄조끼는 입고 싸웁니다.
적과의 교전이 아니라 실종 민간인을 수색하는 일에 해병대 홍보를 위해 사진 잘 나와야 한다고 빨간 셔츠 위에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은 채 내성천 급류에 휩쓸려 가도록 명령한 자가 누구인데, 인간의 탈을 쓰고 어찌 이 따위 망발을 함부로 한다는 말입니까?
병사에 대한 장군의 평소 인식이 "군말 없이 죽어주는 존재"라니, 세상에 어느 부모가 저런 장군을 믿고 개죽음 당할지도 모르는 군에 자식을 보내겠습니까?
임성근 전 사단장은 자기 혼자 살겠다고 인간이 얼마나 비겁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직속부하인 포11대대장은 "포병의 위상을 높이려는 의욕에서 작전대상지역을 자의적으로 확대한 작전지침을 전파"했고, 포7대대장은 "의욕 또는 과실로 작전지침을 오해해 작전대상지역을 오판해 부하들에게 하천 본류까지 들어가도록 지시"했다고 깨알같이 고발합니다.
이건 직속부하인 두 대대장을 구명하려는 탄원서가 아니라, 자기 혼자 살아보겠다고 두 대대장에게 채상병 죽음의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졸렬하기 짝이 없는 처사 아닙니까?
저런 장군은 국군의 수치이고 해병의 수치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왜 저런 자를 감싸고 도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임성근 전 사단장의 망발은 채상병 특검법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할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지금 수사를 하고 있는 공수처와 경찰도 온 국민이 무서운 눈으로 주시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예비역 육군병장으로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기 힘든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