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1:19]
그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라 저를 드러내지 아니하고 가만히 끊고자 하여....."
그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라 - 요셉은 정혼식에 의한 남편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려 했다. 여기서 '의로운'디카이오스이란 '곧은', '공정한'이란 뜻으로서 청렴 결백하여 불의에 굴하거나 흔들림이 없는 상태를 지칭한다. 실로 그는 공의롭고 강직한 성격의 소유자로서 율법에 따른 하나님의 명령을 좇아 살고자 했던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그는 적어도 여자가 부정했을 경우 돌로 쳐죽여야 한다는 모세의 율법을 한번쯤 떠올렸을 것이다.
그의 이러한 내면적 갈등은 정혼한 마리아와 파혼하려 마음먹은 데서 발견된다. 여하튼 그는 마리아를 혹독하게 다루어 자신이 참 유대인임을 증명할 수도 있었겠으나 그는 율법의 칼날을 휘두르지 애고 대신 율법의 핵심인 사랑과 용서의 미덕으로 문제 해결을 지으려 했다. 물론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가 율법의 마침이자 완성이신 그리스도의 법적 부친이 되었다는 사실은 그가 법과 사랑을 겸비한 '의로운 사람'이란 사실을 충분히 설명해 주고 있다 할 것이다.
저를 드러내지 아니하고...끊고자 하여 - 이 구절에 대한 중요한 견해들은 다음과 같다. (1) 요셉은 마리아의 기적적인 처녀 잉태를 알았으나 의로운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 사실을 공개하려 하지 않았으며 결혼을 파기하고자 했다. 이 견해는 마리아가 요셉에게 자신의 임신 비밀을 얘기했다는 가정에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요셉에게 결혼 계획을 취소하지 말라고 계시한 주(主)의 사자의 말 속에서 요셉이 마리아의 처녀 잉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2)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마리아가 공개적으로 모욕당하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조용히 파혼하고자 했다(3)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기 때문에 부정한다고 생각되는 마리아와 양심상 결혼할 수 없었다.
위에서 두번째, 세번째 견해를 조화롭게 취합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이와 같은 사실은 본문의'아니하고'(메델론)가 적극적인 마음의 성향을 뜻하는 말로서 요셉이 마리아를 모세 율법이 정하는 징벌에 처하지 않을 것을 확고히 하고 있었음을 알려 준다. 그리고 '...하고자하여'(에불레데)란 아직 행동화하지 않은 미미한 마음의 결단을 의미하는 말로서 정혼한 그녀와 정식 결혼을 하지않기로 서서히 결심하고 있었음을 보여 준다.
결국 이 두 단어를 통해 볼 때 그 당시 요셉은 법적으로 허락되는 한도(限度)내에서 은밀하게 마리아와의 관계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였음을 알 수 있다. 즉 그는 마리아에게 큰피해가 돌아가지 않는 사소한 문제를 빌미로 두사람의 증인 앞에서 그녀의 손에 이혼증서를 '가만히' 줌으로써 이 일을 조용히 묻어버리려하였다. 요셉은 이렇게 함으로써 의로움과 율법을 무난하게 조화시키려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