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평화주의자가 된 건축가 곽재환 동북아평화연대 상임대표
한 글자로 압축표현된 5가지 그의 건축과 인생철학에 대해서 들려준다
“ 나의 건축인생은 삶•앎•놂•풂•빎 이죠”
“좋은 건축이 되기 위해서는 인간의 삶의 형태를 알아야 합니다”
건축가이자 시민운동가이고 화가인 곽재환 동북아평화연대 상임대표의 말이다. 이런 삶의 철학을 담은 그의 건축은 「①삶. ②앎. ③놂. ④풂. ⑤빎」 이 5가지 주제로 펼쳐졌다고 소개한다.
곽 대표는 “‘ㄹ’과 ‘ㅁ’을 받침으로 하여 한 글자로 압축한 5가지는 인간의 기본적인 행위를 담고 저의 삶과 건축 속에 반영되고 있다”며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하는 물음에 답변을 한다. 흥미로웠다. 그럼 위 5가지 보따리를 풀어달라고 요청하였다.
“삶은 생명입니다. 앎은 사유하고 사고하고 깨달아가는 과정이구요, 놂은 표현을 뜻해요. 언어, 몸짓, 노래, 미술 등 희노애락을 드러내는 게 놀이가 아닌가요? 풂은 업을 풀어가는 것이지요, 실천과 실행입니다. 마지막으로 빎은 소망하고 추구하는 것으로 문제를 풀고 오해를 풀고 짐을 푸는 행위입니다.”
듣고보니 그런 것같다. 건축은 단지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많은 예산을 들여 짓는것 만큼 공공성과 사회성이 강하고 높기 때문에 건축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많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건축물이 들어서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겨찾는 명소가 되지만 나쁜 건축물이 들어서면 사람들이 불편해하고 기피하는 장소가 된다는 것.
그래서 곽재환 상임대표는 건축가의 길을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평화주의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의 5가지 건축인생 용어는 또 이렇게 분리했다.
“삶은 인생에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자아보존 행위로 나무로 말하자면 뿌리에 해당되죠. 앎은 잎이고, 놂은 꽃입니다. 풂은 열매에 해당되고 빎은 하늘로 향해 뻗는 나뭇가지가 되는 셈이죠.”
나이대로도 설명이 가능했다.
“삶의 주제는 생명이고, 앎 놂 풂의 주제는 행복이며, 빎의 주제는 평화라는 것입니다”
곽재환 대표는 어린 시절, 청소년기에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고민을 많이 하고, 30대 들어서 40대와 50대를 살아가면서는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수 있겠느냐는 인생 고민을 하며 살게 되더라고 말한다. 지금 60대에 접어들면서 그는 그동안 막혀있고 답답한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평화’를 추구해 나가는 남은 인생을 살고자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
그래서 동북아평화연대는 곽재환 상임대표를 ‘평화주의자’라고 명명하였다. 또 이런 해석도 내놓는다.
“삶은 인간의 몸에서 나오고, 앎 놂 풂은 마음에서 나오는 지성, 감정, 의지를 표현한 것이며, 빎은 인간이 영혼 ‘넋’” 이라고….위 다섯가지 압축용어를 생각해 내는데 곽 대표에게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던 용어는 ‘풂’이었다고 한다. 품삭→일삭→풀다에서 힌트를 얻고 ‘풂’이라는 압축용어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곽재환 대표는 대전에서 출생하여 1974년 영남대학교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대학 졸업 후 1980년 김중업 선생을 만나 그의 작업실에서 수석책임자로 함께 한 일들은 육군박물관, 부산시 충홉탑, 평화의 문 등 다수가 있으며 1987년 건축연구소 맥MAC을 설립했다. 이후 비전힐스 골프클럽하우쇼ㅡ, 은평구립도서관, 흑빛청소년문화센터 등의 시적 서정이 담긴 작업을 했으며, 한국건축문화대상, 한국건축가협회상, 서울시건축상, 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 예총예술문화상을 수상했다.
2010년 동북아평화연대에서 진행한 유라시아대장정(9박10일)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시베리아, 바이칼호 등을 돌며 느낀 점을 그림으로 그려 지난 6월 초에는 류가헌갤리리에서 <시베리안 뱁소디> 그림전시회를 열기도 하였다. <인터뷰=김경록>
@동포세계신문 제271호 2012년 6월 20일 발행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