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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에서 강원도로 조선 팔도를 돌아다니며 강행이 이어지는데 이번은 강원도 원주시 치악산 남대봉에서 제천시로 흘러
충주호에 담기는 제천천을 걷기 위해서 원주로 향한다.
전날 밤 대구에서 마지막 버스로 원주에 도착하여 터미널옆 어느 여관에서 자고, 이른 새벽 치악산 남대봉 아래 상원사로
올라가야 하는데 조금 돌아가더라도 주능선에서 일출과 단풍구경이라도 해볼까 하여 곧은치로 오른다
새벽 달빛을 벗삼고 보니
계곡의 물소리가 반기듯 소리 내고
천천히 걸음하며 오르니 곁에 있던 차가운 물소리는 점차 그쳐 가고
고도를 올릴수록 다가오는 싱그런 바람소리가 귀에 잡힌다
하나가 가고 또 다른 것이 찾아올 무렵 곧은치에 도착한다
주능선 길은 편안하며 향로봉까지는 금방 도착한다
향로봉에서 남대봉길은 거의 평지 수준인데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가는 길에 멋져야 할 일출이 어째 영 매가리가 없어 보이고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들은 거추장스러운 낙엽은 모두 떨구어낸다
주능선에서 우측으로 향로봉이 보이고 원주시내는 운해로 가득하고
가을은 단풍인가
바람인가
골바람이 산아래서부터 아주 시원하게 불어온다.
단풍으로 물든 치악
지나온 능선과 원주방향으로 운해가 가득하며
가올(가을과 겨울)은 산 능선 떨어진 단풍에서 시작하여 조만간에 서리라도 뽀얗게 내릴 기세다.
백운산이 지척으로 보이고
골골이 이어지는 산자락 아래 산동네의 부지런한 농부님네들이 가을걷이가 한창이겠고
코앞으로 시명봉과 가운데 백운산
하천길을 걸으며 시명봉은 제천을 떠날 때까지 보이는데
우람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자태는 남대봉보다 시명봉이 더 잘보인다
운해의 강 건너에는 구룡산과 볼때기산-구봉산, 백덕산은 태기산에서 발원하는 주천강이 흐르는 곳이며
다음에 가야 할 곳, 까치의 전설이 담긴 이곳에 서면 막강 신라군과 멋지게 싸웠던 태기 왕의 전설이 담긴 태기산이 보이고
저곳에 서면 이곳이 훤히 보인다.
비로봉이 보이고 그 너머로 매화산인 듯
물안개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곳은 주천강이 흐르는 횡성땅의 찐빵으로 유명한 안흥면 같다
세월이 만들어 놓은 흔적도 보고
행구동 관음사에서 물소리 바람소리를 벗 삼아 올라
치악의 능선을 일부 걸으며 단풍 구경까지 하며 도착한 남대봉
충주호로 흘러드는 제천천의 최장 발원지는 이곳 치악산 남대봉 동쪽 계곡이나
상원사에 절에서 시작하는 물을 발원지로 보고 잠시 상원사길로 접어든다.
지나간 경로와 하천 163번째 누적거리 9,800km
상원사로 내려가는 길에
운해 가득한 곳으로 흐르는 물은 모두 섬강이며 섬강은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강물이다
내려가야 할 계곡과 신림면의 하늘이 내린 천삼의 천삼산이 버티고 서있다.
멀리 제천시 덕산면의 국립공원 월악 산자락 일부인 듯하고 물안개가 피어 난 곳은 충주호인 듯
상원사와 범종
범종과 같이 세월을 지키고 서있는 독송(獨松) 자태가 잘 어울린다
하천길을 걷다 보면 어느 마을에는 늙은 느티나무가 어느 마을에는 허리가 굽은 노송이 고향을 지키는데
지금의 시골 풍경 그대로 허리 굽은 어르신분들만 고향을 지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상원사
오대산 월정사 말사의 절이죠 그리고 조선왕실의 원찰인 상원사
신라 말기 경순왕의 왕사셨던 무착 대사가 창건하고
나옹선사나 무학대사께서도 수행하셨던 곳입니다.
전국을 돌아다녀봐도 이만한 조망터를 갖춘 절집은 찾기 힘들죠
밀면 굴러 떨어질 것 같은 바위 옆으로 물이 흐르는데 치악산은 물이 많은 산인 듯 곳곳에 물이 흘러나온다.
용의 입에서 물이 나오는데 이곳을 제천천 발원지로 삼으면 될 것 같은데
설마 원주시에서 상수도를 끌여와 만들지는 않았겠죠
석탑과 법종
대웅전
부처님 계시는 법당에 잠시 들어가 오늘 갈길 잘 부탁드리고
치악산 유래 다들 아시죠
예전에는 적악산( 赤岳山 )이라 불렀으나...
오래전 무과를 보러 가던 젊은이가 계곡을 지나는데 꿩이 구슬피 울어서 가보니 큰 구렁이가 꿩 둥지 속에 어린 새끼를 잡아먹으려고 혀를 날름거리자 머즈런게 다 있노 하며 화살을 쏴 구렁이를 죽였다
해는 빠지고 어느 기와집을 들어가 "지나는 객이 오만 하룻밤 신세 집시다" 하니
"아녀자 혼자있는 집이라 아니되옵니다" 해야 하는데
"당연하지요"! 라며 "자고 가란다"
"고맙구로!~~ 하룻밤 자고 새벽에 길을 떠나겠소"
여기까지 보면 남녀지간에 썸이 생길 것 같다
젊은이는 새벽녘에 답답함을 느껴 눈을 떠보니 시커먼 구렁이가 커다란 눈으로 노려보며
"낮에 니가 죽이뿐 구랭이가 내 남편이다! 니도 죽어라" 하니
젊은이가 바등거리며 "한 번만 살리주드래여~"
구렁이가 "그래 한 번만 살리주까 그렇다면 저짜 산 위 종소리가 세 번 나면 살리주꾸마"
젊은이는 누가 새벽에 종을 칠까 했지만
구랭이가 앙하고 젊은이를 삼키려는 순간... 때~애~앵 종소리가 들린다.
산 위 절간 옆 인근에서 꿩이란 녀석들이 날아와 머리로 종을 들이받아 종을 친 것이다
한번. 두 번. 세 번
이 소리로 구렁이는 젊은이를 감았던 몸을 풀고 어디로 사라졌고 젊은이는 살았지만 꿩은 머리가 깨져 죽었다는 슬픈 전설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이후 젊은이는 날이 밝아 종소리가 나던 곳에 올라보니 꿩 세 마리가 머리가 깨져 죽어있었다고 한다
비록 미물지만 죽음으로 보답한 보은에 정성껏 묻어주고 무과 시험을 포기하고 빈 절집을 고쳐 그곳에서 살았다고 하니
그곳이 바로 이곳 상원사다
꿩의 전설을 간직하였다고 해서 붙여진 치악산(雉岳山)
꿩은 머리가 나쁘다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를 뒤로하고
통일 신라시대의 석탑과 부처님의 광배(光背)와 좌대를 표현한 것도 있고
내려가야 할 곳으로
날이 좋으면 멀리 영봉이나 소백이 보인다는데 오늘은 영아니다.
사진 작가님이 있어 한 장 부탁드려서 인증 담고
자꾸만 뒤돌아 보게 만드는 법종과 소나무
범종 한번 치면 마음의 때가 춘삼월 깊은산골 음지에 쌓인 봄 눈처럼 사라질 것 같아 미련을 못 버리겠는데
이런 마음을 아시는지 이곳 주지 스님께서 조짜 내리막길에 조그만 범종을 하나 달아두셨다
치고 싶으면 딱 세 번만 치라고... 그렇다고 꿩처럼 머리로는 치지 말고
단풍 좋은 날에
범종
세 번 치고 소원을 빌어도 된다는군요
꿩의 전설대로 머리로 들이박고 싶지만 저짜 망치로 딱세 번 칩니다
쌍룡수 샘터
수질은 음용 부적합이라고
일단은 물맛을 보는데 낙동강 수돗물보다 더 좋다.
등로따라 내려가며
뭐 그리 급하다고 이렇게 빨리 흐르나
산문을 벗어나면 물의 운명은 더럽게 더럽게 정해져 있다.
천천히 흘러가며 세월을 잠시 잊어보는 것도 좋으련만
산정에는 바람소리
물이 산문을 빠져 나가는 소리는 점차 요란해지고
이제 임도길을 만나면서 물의 운명은 어찌 될지
물은 마음씨 고운 여인의 섬섬옥수 인양 그렇게 세상 아래로 흘러가지만
실상은 하수와 폐수가 쏟아져 들어오는 물 때문에 맑은 물은 더 이상 감당을 할 수가 없다.
매점과 펜션을 지나
깨끗할수록 흰 포말을 거침없이 속살을 드러내며
성황림 솟대공원에서
신의 마당이라는 성황림
마을 사람들이 신이 산다고 믿어 오래전부터 치악산 성황신을 이곳에 모시고 제사를 지내며
정성을 다하여 지켜온 숲이며 국가 천년기념물 93호로 지정되어 있다.
신의 영역에는 아무나 출입이 되지 않고 물론 저 같은 잡인은 결코 들어가지 못한다.
신의 마당에는 신목인 (神木)인 전나무를 제외하고 소나무 같은 침엽수가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물이 깨끗하고
쓰레기 버리지 말라는 현수막이 붙어있는데
현수막이 먼저일까 쓰레기가 먼저일까
알쏭달쏭한 문제다.
가을은 익어가고
시명봉 자락의 석산이 보이는데
지금은 체석을 하지 않는다
영동 고속도로 신림 톨게이트 부근을 지나며
치악산 둘레길이 지나는 길에서
하천 공사 중이고
영동 고속도로 다리 통과
신림면에 들어와 물 몇 병 사넣고
가마솥에 찐 옥수수
가진돈은 5만원짜리뿐이라 저놈 하나 사고 잔돈 거슬러 달라면 욕만 한 바가지 얻어먹을듯하여
가마솥에서 나는 옥수수 냄새만 배 터지게 들이마신다.
저짜 나무테크 길이 보이고
치악산 시명봉과 가운데 남대봉이 보이고 그아래 상원사가 보인다.
강원도 원주에서 충청도 제천으로 들어와
제천 땅에 발을 들여놓으니
울고 넘는 박달재의 박달 도령과 금봉이가 '어서 와유!~~~ 라며 반긴다.
제천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수리시설인 의림지가 있는곳이죠
참고로 가장 오래된 3대 수리시설로는 제천의 의림지 밀양의 수산지, 김제 벽골재가 있고
그리고 3대 저수지로는 예산 당진의 무한천을 막은 "예당 저수지"."고부천을 막은 고창의 동림지"."논산천을 막은 논산의 탑정호"가 있죠
물이 점차 흐려지는군요
제천시 봉양의 엉클 캠핑장을 지나며
제천천이 흐르는 동안 가장 경치가 좋은 탁사정 부근의 모습
물색이 영 아니다.
탁사정 절벽
한때는 용암천이라 불렀던 곳인데 용이 노닐었다는 곳이다.
탁사정(濁斯亭)
용이 사는 곳이라 가뭄이 들면 돼지 잡고 떡 해서 기우제를 지내던 곳
중국 초나라 때 시인인 굴원이 쓴 어부사(漁父辭)에 나오는 글귀인 "맑은 물에 갓끈을 씻고 흐린 물에 발을 씻는다"는 라는 글귀 속에서 탁사정이라 하였다고 한다.
물이 맑으면 깨끗한 갓끈을 씻고
물이 더러우면 발을 씻는다 이런 뜻으로 지은 정자
제천 10경 중 한 곳을 이렇게 지나며
하천을 걸으며 드는 생각 중 하나가"맑은 물을 더럽게 만들어 쓰는 묘한 제주를 가진 민족이다"
참 별난 사람들 투성이다.
5번 국도인 구학교 모습이며 도로 따라가면 대구로 연결된다
탁사정 아래 모습
조선조 명종 때 제주도 수사였던 임응룡이 그의 고향으로 돌아올 때 소나무 8그루를 제주도에서 가져다 심었다고 하며
그곳에 정자를 짓고 팔송정이라 했으며 그이 후손 임윤균이 정자가 너무 낡아 헐어내고 다시 지었다
배론 성지 삼거리에서
봉황산 아래 자리 잡은 송석정
조선 명종대 제주목사 임응용이 고향으로 돌아올 때 해송 8그루를 가지고 와 심게한 연후로 이름이 팔송정이 되었고
그래서 송석정이라 하였다고 하는데 조금전에 지나온 탁사정의 유래와 같다.
정자 아래 석벽에 송석정(松石亭) 창하조대(蒼霞釣臺)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송석정 모습
제천천이고요
봉양리 중국집이 있으나 갈길이 멀어 간판만 쳐다본다.
내려가야 할 곳으로
팔송리 소나무 가로수길을
제천천의 마당바위
달빛 고운 날 저곳에 앉아 술 한잔 하면 딱 좋을 듯
물은 2 급수 정도이며
보기에는 깨끗한데 물속으로는 부유물이 조금 있다
아름드리 큰 나무의 속살을 보고 싶다고 나무를 베어 확인하고자 할 사람 있을까
껍질 속에 감춰진 나이테와 걸어야 할 하천길에 물속 풍경을 비교해본다.
아직까지 맑은 모습
저짜 가운데 멀리 치악산 남대봉 모습과 상원사 모습이 보이고
자기 품에서 벗어난 물이 어디까지 흘러가나 지켜보며 서 있으나
품에서 벗어난 물이 어디서 얼마나 더러움에 물들까 생각은 하지 않는 듯하다
제천시내에서 흘러온 장평천이 제천천에 합수하는 부분
가야 할 길에 보이는 시랑산의 아름다운 모습
하천 건너 커다란 독바위에 왜가리 한 마리가 멋스럽게 서있으니
한가로운 하천길 오후 풍경은 한쪽 다리를 품에 숨긴 왜가리에서 시작된다
박달 장군과 벼루 낭자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나 싱글벙글하는 박장군의 호탕한 웃음과
"부끄럽사와요" 하는 벼루 낭자의 미소가 대조적이다.
연박 2교에서 본 체천천
마지막 집에서 하천 길 따라오면 더 이상의 길은 없어지고
지금부터는 물속 탐험 길이 시작되는데
이곳은 마당바위다
몇년전만 하더라도 하천 건너에 농사를 지으러 다녔지만 지금은
허리까지 오는 물길을 건너며 물속 풍경은 이렇고
맑게 보이지만 물속은 온통 찌꺼기가 떠내려 간다.
건너와서
갈대 무성한 곳을 지나며
발아래에 뭐가 있는지 모르니
기차선로가 보이고
물이 너무 더러워 물속은 전혀 보이지 않아
깊이를 모르고 갈대밭으로는 독사가 기다리고
물이 너무 더럽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냄새도 올라오는데
깊이를 모르니
아무튼 허리까지 오는 물을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지나 앞에 보이는 곳을 건너야
초보자는 이런데 절대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더러운 부유물이 가라앉은 곳을 지나며
황갈색 물에서 냄새가 나는데 3급수 이상의 더러운 물이다.
보기에는 그저 그렇지만 물살은 조금 세고
바닥은 미끄럽고 더러워 피부병 걸릴듯하다.
물속은 보이지 않으며 그저 이 더러움만 남아 있으며 물에서 냄새가 가시지 않고
시커먼 부유물이 둥둥 떠내려 오는데 근래 보기드문 더러움이다.
충주댐까지 4km가 더 남아있지만
물길 옆으로 길이 없어도 갈 수는 있지만
너무 더러워 피부병 옮을 것 같아서 제천 의병 기념탑에서 일정을 마친다
제천 의병기념관에서
방명록에 한 글자 쓰고
의병 기념탑에서 자양영당으로 이동하며
지양 영당(紫陽影堂)
영당은 영정을 모신 곳을 말하며
조선 말기 고종 때 성리학자 유중교가 후배를 양성하기 위해서 이곳을 기반으로 서당을 세웠고
1895년 그의 제자인 의병장 유인석이 뜻있는 학자들과 이곳에서 모임을 가졌다한다.
영당에는 유교의 성현들인 주자, 송시열, 이향로, 유인석, 이소웅 등 6명의 영정을 모시고 봄, 가을에 제사를 지낸다고
집에는 가야하고 제천 택시를 불러놓고 제천 버스터미널로 가서 낙똥강이 흐르는 대구로 향한다
내일은 경상남도 하동의 낙동정맥 천황산으로 가서 곤양천 27km를 준비한다.바쁘다 바뻐
첫댓글 치악산 단풍도 곱고요
일년에 한두번 가보곤하지만 깊게 다녀보지 못한곳 잘알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제천시내에는 아직 오수분리시설이 되어있지 않아서 장평천이 문제일듯 합니다. 조만간에 개선되겠지요.
치악산 단풍과 멋진 산세가 어서 오라고 유혹하는데 날 잡아야 되겠네요. 먼길 걷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단풍이 곱게물들어 적악산이라 할만하네요 초반부에 기분 좋았는데 뒤로갈수록 쩝쩝쩝......
꿩의 전설 잘새겨봅니다
예전 전설의 고향에서도 봤던 기억이 납니다
제천천 발원지를 찾아서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치악의 해뜰때의 단풍... 모습에 황홀해지네요.
저 멋진 곳들 옆을 흐르는 제천천 물이 맑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보며...
방장님표 상원사 전설도 아하~ 함께해 봅니다.
열심히 발품 팔며 좋은 곳들은 속속~ 다~ 만나고 계시는 방장님...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