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한 살 많은 이지숙 누나의 60회 생일이다. 깜짝 선물처럼 파티를 준비하기 위하여 여러 사람이 공을 들였다.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 현수막을 걸어놓으니 제법 잔치 분위기 난다. 음식은 이팝너머와 새날에서, 떡과 꽃은 오방에서 정성껏 준비했다. 상담소와 사무국에서는 선물도 준비했다.
오늘의 주인공인 지숙 누나가 입장하면서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백만 불짜리 유쾌한 웃음으로 기쁨을 나누어 주었다. 곁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안병순 형님은 오늘따라 기분이 좋아 보인다. 실로암센터에는 안병순 형님의 그림 두 점이 걸려있다.
이지숙 누나는 1962년 전남 구례에서 태어났다. 고향집 앞에 있는 당산나무 아래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스물여덟 살에 친척의 소개로 고향을 떠나 실로암재활원(현, 이팝너머)으로 오게 되었다. 어려운 시절 주방을 맡아 섬기면서 힘든 일들이 많았지만 오히려 감사가 넘치는 시간이기도 했다.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은 새우된장국이다.
어느 날 한 남자가 결혼 상대자를 찾기 위하여 목요모임에 참석했다. 마음에 드는 한 여자를 발견하고 실로암재활원에 찾아왔다. 두 사람은 그렇게 만났다. 1997년 4월에 결혼하여 26년 차 신혼부부로 알콩달콩 살고 있다.
신혼 때부터 오치동에 살다가 2019년 봄 주월동 빛여울채로 이사했다. 기독병원도 가깝고 활동지원서비스도 받게 되어서 생활이 안정되었다. 요즘에는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쓴다. 서로의 건강을 챙겨 가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영락없는 천생연분이다.
지숙 누나는 실로암사람들이 주최하는 하나된소리 공연에 가수 김호중 씨를 초대하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 그 첫 시작으로 올해 안에 김호중 씨가 살았던 마을에 놀러 가기로 했다. 며칠 전에는 지숙 누나의 조카가 재능기부도 하고 후원도 하고 싶다고 연락을 했다.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나눔과 섬김이 어떤 열매를 맺어 나갈지 기대된다. (2022.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