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낸 오도리(豊年踊)와 인형극 감상하고 큰 강을 건너서(다루이 – 이치노미야 38km)
- 제9차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우정걷기 기행록 37
5월 6일(토), 흐리고 오후에 비가 내린다. 아침 식사 전 엔도 회장이 부른다. 오늘 걷는 거리가 38km나 되어 속도를 높여야 하는데 연장자들에게는 무리가 된다. 출발지점에서 숙소가 있는 오가키의 첫 구간 10여km를 점프하여 2시간 뒤에 본대와 합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다. 이에 따라 본대(33명)는 오전 7시 25분에 숙소를 나서 전철로 이동, 8시 반에 다루이에서 출발하고 오가키에서 합류하는 대원(11명)은 9시 반에 숙소를 나서 오가키시 지역홍보자료관에서 동행하기로 하였다. 걷기 참가자는 본 대원 34명, 당일참가자 31명 등 65명.
화려한 복식의 호낸 오도리(豊年踊) 차림 남성 행렬을 앞세운 발걸음
오전 10시 40분, 화려한 복식의 호낸 오도리(豊年踊) 차림 남성 행렬을 앞세운 본대가 늠름한 발걸음으로 지역홍보자료관에 도착한다. 곧이어 홍보관 옆의 사찰 덴쇼지(全昌寺)로 이동, 오가키시 십륙정(十六町)무형문화재 측 다카기 씨의 사회로 약식 환영행사를 가졌다. 조선통신사가 여러 차례 묵었던 사찰의 주지가 한일우정걷기 일행을 꼭 만나고 싶다하여 마련된 자리, 주지스님은 400년 된 전통사찰 덴쇼지(全昌寺)는 조선통신사가 오가며 유숙했던 곳인데 그간 화마와 지진 등으로 수차례 소실되기도 하였다며 사찰의 구조를 화면으로 보여준다. 이곳에서 조선과 에도막부의 문화 담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일본의 전통인형극 가라쿠리 시연도 이루어졌다며 그 모습을 재현해 보이기도.
앙징맞은 인형극을 감상하며
뜻밖의 좋은 볼거리가 흥미로운데 속도를 높이려는 집행부의 계획이 초반부터 차질이 빚어진다. 덴쇼지(全昌寺)를 지나 미노로(美濃路, 이곳에서 나고야까지 57km 이어지는 옛 간선도로)의 주요 숙박지인 오가키숙(大垣宿)을 거쳐 외곽으로 나오는데 벌써 11시 반이 지난다. 편의점에서 먹거리를 사들고 1km쯤 걸어 국제교류 행사를 치르려고 마련한 쾌적한 시설이 점심장소로 안성맞춤이다. 당일참가자 부부가 공들여 준비한 간이도시락(집에서 자라는 죽순과 표고버섯 등이 들어간)이 입맛을 돋우고.
12시 50분에 오후 걷기, 가는 길에 큰 강을 여러 차례 건너는데 첫 번째가 이비가와. 강을 건너며 바라보는 넓은 평원과 이를 둘러싼 산세가 운치 있다.
강을 건너 한참 걸어서 오후 2시 지나 이른 곳은 도요도미 히데요시 출세교라 새긴 다리, 다리 건너 일야성(一夜城)에는 도요도미 출세의 우물도 있다. 곳곳에 전국(戰國)시대 영걸들의 흔적이 서렸구나.
도요도미 히데요시 출세다리 앞에서 잡은 일야성(一夜城)의 모습
일야성(一夜城)에서 휴식 후 출발하려니 코스리더가 아직도 남은 여정이 20km인데 지금의 속도로는 예정시간보다 훨씬 늦어지겠다며 시속 5km 이상으로 속도를 높여야 하니 이를 따라잡기 어려운 이들은 동행하는 마이크로버스에 오르라고 권면한다. 이후 속도를 높여 두 번째 큰 강 나가라가와(長良川), 강을 건너니 기후(岐阜)시에 들어선다. 한참 걸어 편의점 휴식 후 발걸음을 재촉하여 이른 곳은 다시 큰 강 기소가와(木曾川), 강 건너 이치노미야역사민속박물관에 이르니 오후 5시가 지나며 빗방울이 스친다. 우장을 갖추고 막바지 피치를 올려 목적지인 이치노미야(一宮)역에 이르니 오후 6시 반이다. 지금까지 일본 구간 중 가장 긴 코스(38km)의 힘든 여정, 당일참가자에게 완보증을 수여하는 등 서둘러 마무리하고 역 바로 옆의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 숙소의 식당에서 마련한 만찬용 도시락으로 각자의 방에서 맥주를 곁들여 저녁식사, 힘든 여정 무사히 마친 것을 감사하며 내일에 대비하자.
다루이 - 이치노미야 행정도
첫댓글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