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고 있는 집의 뒷산인 황령산...
등산은 수없이 올라갔다 하면서 정작 둘레길 이야기는 최근에야 듣게 되었습니다...다만, 중간에 워낙 샛길이 많아 잘 챙겨서 가야된다는 말을 듣고서 준비를 하여 이번 일요일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아침 9시 함께 할 3명의 점심식사까지 챙겨 시청역앞으로 갑니다...그런데, 이게 왠일...?
타고가야할 연제구 2번 마을버스 노선이 인터넷에서 보던 것이랑 다르네요...마하사로 가는 길에 여기서 타야한다고 해서 여기서 모이기로 하였는데, 반대로 되어 있습니다...
일행 두 사람과 서둘러 엣 브니엘쪽 길로 올라가서 연산초등학교앞에 도착하니 곧장 버스가 와서 확인하니 마하사로 가는 버스가 맞답니다...겨우 안심하고 종점인 마하사 입구까지 올라갑니다...
중학교때 가족들이랑 황령산을 처음 구경하기 위해 왔었던 마하사...
몇 년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버스 정류소에서 조금 걸어올라가니 절 입구가 나타납니다...
워낙 오래된 기억이라 입구가 이전이랑 같은 건지...다른 건지...잘 모르겠네요...
금련산 마하사라고 되어 있습니다...
기억이 조금 나는 것은, 대웅전이 있긴 한데, 고졸하니 작은 모습이었고 당우도 몇 채 없었던, 그런 곳이었는데, 지금은 큰 전각들이랑 특히 저 계단 끝의 산신각까지...절을 가득 채운 건물들과 많은 신도들이 와글와글...
워낙 오랫만이라 잠시 둘러보고 다시 나옵니다...
나오는데 이곳에 얽힌 팥죽 먹은 나한상 전설이 적혀있군요...
버스 종점에서 50여m를 걸어 내려오면 양쪽으로 둘레길이 보입니다...
오토바이가 서 있는 쪽으로는...
이렇게 둘레길이 열려 있고 그 반대편으로는...
이렇게 둘레길이 시작됩니다...
우리는 아래쪽, 즉 우측에서 시계방향으로 걷기로 합의하고 오늘의 걸음을 시작해봅니다...
연제구 쪽의 길은 잘 정비가 되어 있고 황령산둘레길이란 푯말들이 곳곳에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 없이 조금씩의 오르락내리락 정도로 편안하게 워밍업 하기도 좋습니다...
여기서부터 조금씩 가파르게 올라가기 시작합니다...등산로와 함께 합니다...
하지만 가파른 오름은 잠시...좋은 길을 따라 가니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양지 바른 오리나무 군락지 앞에 쉼터가 있어서 우리도 잠시 짐을 내리고 떡과 따뜻한 차로 요기를 해봅니다...
쉼터를 지나면 금련산으로 바로 올라가는 등산로와 망미동쪽으로 되돌아가는 길, 그리고 좌측으로는 황령산 둘레길이 열려 있습니다...
어느 정도 평탄한 길을 가다보니 다시 오름길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다시 순한 길로 바뀌면서 산모롱이를 돌아갑니다...
연제구에서는 상당히 신경을 써서 길을 정비해두고 있었습니다...
처음 만나게 되는 절은 우암사...
매화향이 은은한 향냄새와 함께 어우러지고 낭랑한 독경소리도 들려옵니다...
비로전 옆에는 일제시대때 광산개발을 위해 팠던 동굴이 있는데, 지금은 법당으로 쓰입니다...
상당히 큰 동굴입니다...
여기 아래에도 굴이 하나 더 있습니다...
굴과 함께 앞을 바라보는 조망이 특히 뛰어납니다...
배산과 망미동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조망을 가지고 있군요...
절을 보고 나와 다시 길을 걸어갑니다...
멀리 동래 입구와 금정산이 아스라이 길에서 보입니다...
길에서 만난 또 하나의 굴...여기도 역시 이전에 광산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토굴을 지나 한모롱이를 도니 약수터입니다...
요건 아래 약수...
위쪽으로는 웃약수가 또 있습니다...
여기는 저 황령산-금련사 사이 골짜기인 얼음골에서 발원했다는 약수인 얼음골 약수터입니다...
시원한 물 한잔을 마시며 여기서 잠시 쉬어갑니다...
계속 이어지는 길은 정비가 잘 되어 있습니다...
이미 수영구로 넘어와서 망미동을 걷고 있습니다...
봉수대로 올라가는 등산로와 광안4동 하산길, 그리고 둘레길인 금련산 청소년 수련원 방향의 갈림길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편백나무 숲 입구부터 이정표가 제대로 없어 길을 헤매게 됩니다...
저 아래 보이는 화장실쪽으로 내려서서 우측으로 꺾어야 둘레길인데, 우리는 위쪽에서 뚜렷하게 난 산길로 진입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 길은 점차 흐릿해지더니 어느 작은 계곡 앞에서 끊어집니다...
마침 바로 아래 산불 방지 요원이 계시다가 우리가 든 길이 현재로는 폐쇄로라고 하시면 올바른 둘레길을 가르쳐주시도 따라오라 합니다...
잠시 계곡을 따라 내려가니 저 멀리 이정표가 보이고 사람들이 넓은 길을 따라 오고 있습니다...
위의 편백숲 아래 화장실 옆으로 해서 난 길이 이렇게 이어져 온다는 것입니다...
우측의 다리를 건너 길이 이어진다고 하면서 계속 따라오라 하십니다...
그 와중에 광안대교와 남천동-광안동 방면이 벌써 시야에 들어옵니다...
다시 좋은 길을 따라 걸어가다 계단을 밟고 죽 내려서니...
도시고속도로 광안터널 옆으로 내려옵니다...
여기에 산불감시초소가 설치되어 있었군요...안내 대단히 감사합니다...
초소를 지나자 도시고속도로 배수시설이 나타나고 이를 건너 맞은 편에 보이는 비포장의 길을 따라 들어섭니다...
도시고속도로와 나란히 걸어갑니다...
기실, 우리 오른쪽에도 산길이 나 있는데, 이게 사유지에 걸친 길이라 어떤 때는 막아버린다고 하네요...
그래서 아예 이 길로 걸어갑니다...
아랫 차를 탄 사람들이 우릴 보면 뭐라고 할지...ㅎㅎㅎ
광안터널 입구 바로 우측으로 올라가는 길을 따르면 사유지를 거쳐 오는 길과 합쳐진 다음, 이정표와 쉼터를 만나게 됩니다...
매화향이 물씬 나는 의자에 앉아 물 한 모금 사탕 하나를 입에 넣어봅니다...
여기서부터의 길도 제법 정비는 잘 되어 있었지만, 이정표에는 황령산 둘레길이란 말이 일체 없어서 금련산 청소년 수련원이란 글자를 보면서 진행합니다...
모퉁이를 돌아가면서 보니 저 멀리 장산과 마린시티 일부가 보이네요...
무조건 널찍한 길을 따라 걷다보니 체육시설을 지나고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길이 내리막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잠시 도로를 만나 우측으로 틀어 가는데, 지금 우측으로는 벙커시설이 있었습니다...
제가 남천동에 이사들어와 살게 된 것이 1980년인데, 지금껏 이곳에 이런 시설이 있는 지를 몰랐습니다...
일행중 한 사람이 유사시 임시수도가 되면 여기가 작전중심이 될 벙커라고 이야기를 해줍니다...
저 위쪽 공무원 연수원도 그런 시설로 지어진 것이라 하고...
도로 끝 주차장과 체육시설 위로 드디어 오르는 계단이 나타납니다...
여기서부터 금련산 청소년수련원 입구까지는 계속 오르막의 계단길이 이어지는데, 아시는 분들은 "마의 계단길"이라 부르는 곳입니다...
우리도 얼른 점심을 먹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하여 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계속 계단을 오르다보니 등산로와 만나는데, 낯이 무척 익네요...ㅎㅎ
늘상 잘다니던, 남천동 중앙교회에서 청소년수련원 후문쪽 체육시설까지 올라가는 길입니다...
하지만 보통때는 늘 내리막으로 이용했는데, 오늘은 드디어 오름길로 바뀌어 고생을...ㅠ
길은 후문쪽으로 우측을 향해 올라갑니다...
제법 빡시게 올라서니 체육시설...
우측 앞으로 보이는 계단을 다시 올라가야 수련원 정문이 있는 도로로 올라섭니다...
숨 한번 몰아쉬고 다시 전진!!!
늘 내리막으로 이용하던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자니 죽을 맛입니다...ㅠ
어쨌거나 드디어 마지막 계단을 앞두고 있습니다...
드디어 수련원 앞 정문...!!!
잠시 숨을 고르고서 좌측 정문 반대편으로 갑니다...
시간이 어느새 12시 반에 이르러 점심먹을 곳을 찾아갑니다...
수련원 입구로 나와 도로를 건너면 임도로 접어듭니다...
임도길과 등산로가 만나는 곳 부근 벤치에 쩐을 펼칩니다...
족발에 매콤 오징어 볶음, 완자에다 동그랑땡, 데리야키소스 닭볶음, 그리고 계란말이까지...
슬러쉬 소주로 목을 가볍게 축이며 보온통에 넣어온 따뜻한 햇반과 함께 식사를 합니다...
그리고 사과와 따뜻한 차로 입가심...이야기곷을 피우며 잠시 푹 쉬어봅니다...
|